이하 시나리오 플레이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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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슨 일이라도 있어? 좀 피곤해 보이는데.
당신은 맞은 편에 앉은 누군가의 목소리에 번쩍 정신을 차립니다.
맛있는 냄새가 풍겨오는 이곳은 당신의 편안한 집입니다.
햇빛이 잘 들어오는 창가 옆 식탁에 앉아 크로쉬와 마주 보고 앉아 있습니다.
아, 생각났습니다.
납품을 위해 며칠 집을 비웠던 크로쉬가 돌아와 아침을 먹을 준비를 하고 있었지요.
식사 도중, 심지어 식기를 손에 든 채로 정신을 멍하니 두고 있다니, 어지간히도 피곤했던 모양입니다.
크로쉬는 편안하게 웃으며 묻습니다.
크로쉬 일럼:어제 내가 없었다고 잠도 제대로 못 잔 거야? (포크로 맞은 편에 앉아있는 널 가리키며 키득거린다.)
잠을 못 잤느냐고?
기억을 떠올려보면 어떤 꿈을 꾼 기억이 어렴풋이 나는 것도 같지만...
스웨인 휘슬러:잠? (그랬나 싶어 기억을 되짚어봐도 꿈을 꾼 감각만 어렴풋하게 있을 뿐...딱히 밤을 애매하게 보낸 것 같진 않다.) 딱히 그런 것 같진 않은데...기억이 잘 안나. 너무 잘 잤나? (머쓱하게 웃는다.)
크로쉬 일럼:하긴, 내가 도착했는데 여전히 자고 있던 걸 생각하면 잘 자도 너~무 잘 잔 것 같더라. 누구는 일하느라 잠도 별로 못 잤는데 말이지. (말에 농조가 깃든 가벼운 어투였지만 피곤하다는 건 거짓말이 아닌지 작게 하품을 한다.)
스웨인 휘슬러:윽, 미안해. 그건 내가 잘못했어. (짐짓 움츠리는 자세로 들고 있던 포크에 힘이 삐죽 들어간다.) 나도 마감이 있어서 피곤했던건 매한가지인걸... 피곤하면 먹고 자는건 어때?
크로쉬 일럼:됐어. 마지막으로 확인해야할 일도 있고. 그거 끝나면 그래도 며칠 쉴 수 있지만 말이야~. (쿡, 포크로 찍은 방울토마토를 입에 쏙 집어 넣으며) 그 바쁘다는 마감은 끝나셨나?
스웨인 휘슬러:(며칠 쉴 수 있단 말에 안심한 듯 한숨을 길게 내쉬곤 들고 있던 포크를 내려놓고 토스트를 들어 우물거린다.) 아니. 끝나진 않았고...다음주 중반에 한번 더 확인하고 납품하면 될 것 같아. 주문이 더 있어서 당장 쉴 순 없겠지만... (일 이야기를 하니 다시 시무룩..)
크로쉬 일럼:그쪽도 바쁘긴 매한가지네. (어느새 비운 접시 위로 식기를 내려놓는다.) 실력이 뛰어난 것도 죄야, 그렇지? 쉴 시간도 없잖아. (이어서 식탁 위로 턱을 괴고는) 그래서, 난 안 보고 싶었어? 며칠 못 봤잖아. 그런데 식탁 앞에서 멍이나 때리고 말이야.
스웨인 휘슬러:(입이 열개, 아니 백개라도 할 말이 없어 애꿎은 토스트만 우물우물우물..........) 그야..........당연히 보고 싶었지............일이 중요하다고 해도..........그래도..........
크로쉬 일럼:흐응~, 진짜? (가늘게 눈을 뜨며 응시하다 결국 참지 못하고 가볍게 웃음을 터트린다.) 아하하, 본인이 잘못한 건 아나 보네? 다음에는 안 봐줄거야~. 나랑 보내는 시간에는 나한테만 집중해.
스웨인 휘슬러:당연히 잘못한거 알아.....며칠만에 네가 왔는데 자고 있는게 말이 안되는건 나도 아니까 그만 놀려... (시무룩한 얼굴로 얼른 접시에 있는건 먹은 후 커피를 꿀꺽꿀꺽 마신다.)
크로쉬 일럼:뭐야, 그럼 오늘은 나한테 온전히 맞춰주는 거야? 내가 하자는 건 뭐든 거절 안 하는 거지? (씨익, 입꼬리를 올려 웃는 것이 누가 봐도 꿍꿍이가 있는 듯 했다.)
스웨인 휘슬러:.............................(뭔가 잘못됐다는걸 깨달았지만 이미 엎질러진 물이라 고개만 끄덕끄덕........)
크로쉬 일럼:(고개를 끄덕이는 모습에 방긋! 웃음을 짓고는) 좋아~! 오늘 아주 바쁜 하루가 되겠는 걸?
크로쉬는 다시 한번 작게 하품을 하고는, 자신이 다 먹은 접시를 들고 일어납니다.
크로쉬가 싱크대로 향하는 도중, 문득 말을 걸어옵니다.
크로쉬 일럼:그래서 스웨인, 오늘 일정 말인데─
나른하게 들려오는 크로쉬의 목소리는 더 이어지지 못하고 바닥으로 쾅 부딪히는 소리가 들려옵니다.
깜짝 놀라 고개를 돌리면, 크로쉬가 바닥에 쓰러져 있습니다.
스웨인 휘슬러:왜, (까지 나온 말은 이내 비명에 삼켜졌다. 눈에 보이는건 쓰러진 그였기 때문이다.)
당신은 다급하게 크로쉬를 끌어안고 이름을 부르며 어깨를 쥐고 흔듭니다.
하지만 크로쉬는 도무지 깨어날 기미가 보이지 않습니다.
스웨인 휘슬러:어, 어떡하지. 크로쉬. 일어나봐, 어? (그를 흔들며 혹시 몸에 이상은 없는지 살펴본다.)
다행히 숨은 제대로 쉬고 있습니다.
오히려 잠들었다고 할 정도로 평온한 얼굴로 말이죠.
하나, 사람이 갑자기 쓰러진 것은 보통 일이 아니겠죠.
병원에 연락을 하거나, 직접 크로쉬를 데리고 찾아가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스웨인 휘슬러:(이내 고개를 두어번 흔들곤 그를 품에 고쳐안고 일어난다. 여기서 백날 흔들어보는 것보단 병원에 데려가 검사를 받는게 옳겠단 생각이 들어서다.)
당신은 크로쉬를 안고 가까운 병원을 향했습니다.
크로쉬는 다행히 곧바로 빈 병실에 입원할 수 있었습니다.
병실에 입원하고 얼마 안 있어, 의사 한 명과 간호사 서너 명이 병실로 들어와 크로쉬의 상태를 살펴봅니다.
그리곤 안심하라는 듯 웃으며 당신을 위로해주면서 말을 건넵니다.
의사: 보호자 되십니까? 환자분께서는 단순한 과로로 곤히 잠드신 상태이니 너무 걱정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조금 감기 기운도 있는 것 같으니, 하루 편히 쉬시면 괜찮을 거예요. 환자분 깨시면 바로 퇴원하셔도 좋습니다.
스웨인 휘슬러:............(과로로 사람이 쓰러질 정도인데 과연 그게 쉬이 괜찮겠냐는 생각이 들었지만 의사가 그리 말한 것이기에 고개를 끄덕일 뿐이다.) ...그럼 내일 찾아왔을 때 깨어나면 바로 퇴원하겠습니다. 잘 부탁합니다.
몇 가지 주의사항을 이야기해주곤, 의사와 간호사는 바삐 병실 밖으로 나갑니다.
스웨인 휘슬러:
최근 크로쉬가 일이 바빠 편히 쉬지 못하고 있던 것이 떠오릅니다.
그에 피곤함이 쌓여 지쳐 잠들었을 뿐이고 금방 일어날 거라니, 그래도 큰 병이 아니라 다행이네요.
크로쉬는 조금의 뒤척임도 없이, 자그마한 숨소리도 들리지 않을 정도로 적막하게 잠들어 있습니다.
4인실에 입원한 사람은 오로지 크로쉬 한 사람뿐.
당신은 크로쉬가 깨어날 때까지 침대 곁을 지킵니다.
하지만 잠든 크로쉬를 너무 오랫동안 바라보고 있었던 탓일까요?
갑자기 거대한 해일처럼, 수마가 밀려듭니다.
이러면 안 되는데, 크로쉬가 깨어날 때까지… 기다려야만 하는데.
그러나 밀려드는 졸음은 도무지 이길 수가 없고, 당신의 머리 위에서부터 덮치듯이 집어 삼켜버립니다.
당신은 끝내 크로쉬의 침대에 기대 듯 잠에 빠져듭니다.
… …
...
무엇인가 차가운 것이 뺨과 이마로 닿는 것이 느껴집니다.
더불어 차가운 한기가 팔과 등으로 성에처럼 퍼져나가는 느낌.
그 이질적인 느낌에 눈을 뜬 당신은, 건조한 공기에 잔기침을 몇 번이고 토해냅니다.
여기는 어디일까요?
주위를 둘러보면 검게 갈라진 땅과 그 위로 빼곡하게 자라난 바싹 마른 앙상한 나무들만 가득 보입니다.
울창하게 우거진 속은 저 먼 곳까지는 보이지도 않고 머리 위로는 옅은 눈발이 흩날리는 회색 하늘만이 펼쳐져 있습니다.
당신은 왜 자신이 이런 곳에서 눈을 떴는지, 그 전에 이곳이 어디인지조차 알지 못합니다.
스웨인 휘슬러:
여기가 어디지?
언젠가 꿈에서 봤던 것만 같은 느낌입니다.
한 가지 알 수 있는 건 이 공간이 그저 낯설지만은 않다는 것.
잠시 혼란을 느끼던 때,
… 스웨인?
그 목소리는 마치 허공을 떠돌며 흩날리는 옅은 눈만큼이나 작고 미약한 목소리지만, 피부에 닿으면 그 선명한 차가움에 놀라 듯이 또렷하게 들려옵니다.
낯선 이곳과는 지독하게도 어울리지 않는 익숙한, 그리고 편안한 목소리입니다.
저를 부르는 곳으로 고개를 돌리면 멀지 않은 곳에 크로쉬가 서 있습니다.
크로쉬와 당신의 눈이 마주친 순간, 크로쉬는 얼굴을 찡그립니다.
크로쉬 일럼:정말, 정말 스웨인 너야? 내가... 꿈을 꾸고 있는 건 아니겠지?
스웨인 휘슬러:...........크로쉬? (멍하니 그 이름을 부른다. 여긴 어디고, 너는 왜 나를 '다시' 보고 싶다 한거지? 왜?)
보고 싶었다고?
게다가 정말로 돌아왔냐니,
당신은 혼란스러운 상황에서 눈을 돌려 기억을 되짚어 올라 크로쉬의 마지막 모습을 떠올립니다.
크로쉬는 분명 당신과의 식사를 마치고 과로로 쓰러져 당신과 함께 병원에 갔었죠.
침대에 앉아 죽은 듯이 잠들어 있던, 크로쉬의 마지막 모습이 선명하게 떠오릅니다.
울 것 같은, 하지만 눈물이 흐르지 않는 얼굴로 크로쉬는 당신을 향해 달려옵니다.
당신은 익숙하게 팔을 벌리고 크로쉬를 끌어안으려고 했으나, 어째서인지 크로쉬의 몸은 당신에게 닿지 못하고 그대로 통과되어 버리고 맙니다.
팔에 닿아야 할 크로쉬의 익숙한 무게와 온기는 어디에도 없습니다.
당신이 놀란 얼굴로 뒤를 돌아보면, 크로쉬 역시 놀란 눈으로 당신과 자신의 몸을 번갈아 바라봅니다.
그제야 당신은 마치 불투명 유리처럼 크로쉬의 몸 뒤로, 몸 뒤의 풍경이 아주 조금이지만 흐릿하고 또 뿌옇게 비쳐 보이는 것을 눈치챕니다.
꼭 유령이라도 앞에 둔 것 같은, 이 알 수 없는 기이한 현상이 당황스러울 뿐입니다.
스웨인 휘슬러:
::이성감소 없음.
크로쉬는 잠시 제 손을 내려보다 천천히 입을 달싹입니다.
크로쉬 일럼:... 내가 놀라게 한 것 같네. 이런 몸이 되었으니, 놀라지 않을 수는 없겠지. (작게 쓴 웃음을 지으며)
스웨인 휘슬러:...........크, 크로, 쉬...어떻.....(어떻게? 멍한 표정으로 그에게 채 닿지 못하고 뻗어진 팔과 그를 번갈아본다.)
그제야 크로쉬를 찬찬히 바라보면, 그가 입고 있는 검은 옷도 어딘지 낡은 느낌이 들고 몸은 당신의 기억보다 훨씬 더 야위어 있는 것 같습니다.
안색도 파리하게 지친 느낌이 여력합니다.
만약 크로쉬의 뺨을 만져볼 수만 있다면 항상 부드러웠던 뺨이 버석하게 말라 있다는 것을 알 수 있겠죠.
크로쉬는 조금의 거리를 벌려두고, 조심스러운 목소리로 말합니다.
크로쉬 일럼:아무래도, 나 몸을 잃어버린 것 같아. 스웨인, 나 좀 도와줄래?
스웨인 휘슬러:.....몸, 을 잃어버렸다니. 그전에 너 왜 그렇게... (지쳐보인다고 해야할까? 아니면 힘들어보인다고 해야할까. 하고 싶은 말도, 궁금한 말도 많았지만 지금 중요한 것은 그게 아니다. 그가 몸을 잃었다는 것. 그리고 제게 도움을 청했다는 것. 그 사실만이 머릿속에 남자 머리를 한번 흔들곤 이내 말한다.) 응, 도와줄게. 내가 뭘 하면 돼?
크로쉬 일럼:(제 팔을 손으로 문지르다가) 잘, 기억이 안 나. 어쩌다 몸을 잃어버렸는지... 하지만 알 수 있어. 이 숲 어딘가에 내 몸이 있다는 걸. 그러니 나와 함께 이 주변을 찾아줘. 보시다시피 몸이 없어서, 나 혼자서는 무리일 것 같아.
스웨인 휘슬러:(그의 말을 듣곤 천천히 고갤 끄덕인다.) 그럼, 길 안내를 도와줄 수 있어? 나는 여기가 어딘지 모르고, 또 찾다가 나까지 길을 잃으면 번거로워질테니까.
크로쉬 일럼:응, 숲 길이 있으니 어렵지는 않을 거야. (자신 또한 고개를 끄덕이며 작게 웃는다.) 하긴, 여기는 네게 오랜만일 수도 있겠다.
당신은 네 갈래 길 위에 서 있습니다.
주변을 둘러보면 주위에는
그나마
스웨인 휘슬러:(우선은 성치 못한 표지판들부터 살펴본다.)
▶표지판
길을 안내하는 표지판이라기보다는 무언가를 경고하는 게 목적인 듯 글씨와 그림이 상당히 위협적입니다.
그나마 읽을 수 있는 몇 개를 추려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스웨인 휘슬러:마녀? 대체 언제적 이야기를 가지고 사람을 괴롭히려는건지. (얼굴에 불쾌함을 티내며 혀를 한번 차고는 길 바로 옆에 있는 표지판을 살핀다.)
▶길 바로 옆에 있는 표지판
표지판은 위쪽과 아래쪽 길을 가리키고 있으며 위쪽 길에는 붉은 페인트로 험악한 X표시가 그려져 있습니다.
스웨인 휘슬러:...어딘지 몰라도 시대에 뒤쳐진 덜떨어진 곳인건 알겠군. (잠시 고민하더니 앞으로 난 길을 봤다 크로쉬에게로 시선을 돌린다.) 혹시 찾으러 돌아다닐때 어디까지 가 봤어?
크로쉬 일럼:(그닥 신경 쓰이지 않는다는 듯 표지판은 아예 보지 않은 채) 원래 사람이란 그렇잖아. 나도 정신을 차려보니 이곳이었어서, 아직 찾아보기 전이야.
스웨인 휘슬러:그렇지만..... (이렇게 날것의 무지라니. 멍청함에 신물이 올라왔지만 더이상의 지적은 무의미하다 생각되어 말을 돌렸다.) 그럼 마을부터 가볼까. 사람이 많다면 누군가가 쓰러졌을 떄 발견해서 데려다놨을 가능성도 있으니까.
크로쉬 일럼:... 마을? (잠시 망설이는 듯 눈동자를 굴리다 한숨을 내쉬더니) 마을 사람들은 모두 날 싫어하잖아. 마을에는 안 가면 안돼? 너도 알고 있잖아.
스웨인 휘슬러:(알고 있다니? 뭘? 모두 날 싫어한다는게 무슨 뜻이지? 마녀라고 불리는게 설마 그였나? 생각은 길게 기어졌으나 애써 잘라내곤 그의 손을 잡으려다 거뒀다.) 네가 싫다면 가지 않을게. 그렇지만 다른 곳을 둘러봐도 없다면 이곳에 들러보고 싶어. 그래도 될까?
크로쉬 일럼:마녀의 집이라는 곳 말이지? 나는 상관 없어. 어쩌면 그곳에 몸이 있을 수도 있으니까. 네가 원하는 곳으로 가도 돼. 지금의 나는 무언갈 만질 수도 없는 걸. (가볍게 어깨를 으쓱이더니 금세 평소와 같이 웃어보인다.)
스웨인 휘슬러:(그 웃음을 빤히 보다 고개를 끄덕인다.) 그럼 마녀의 집부터 가보자. 설령 마녀가 있다 하더라도 내가 널 지켜줄테니까. (그리 말하며 웃어보이곤 길을 따라 윗길로 향했다.)
당신은 마녀의 집이 있다는 윗길로 올라가기로 했습니다.
길을 따라 쭉 올라가보면, 숲에 둘러싸인 너른 공터에 외로이 서 있는 오두막 한 채를 찾을 수 있었습니다.
어째서인지 오두막 근처만은 다른 곳과 다르게 그나마 나무들이 푸릇푸릇한 기운을 간직하고 있으나 힘없이 시들어가고 있는 것은 마찬가지인 것 같습니다.
지붕 위로 눈이 쌓인 마녀의 집은 아주 오랫동안 버려져 있던 폐가처럼 보입니다.
낡고 허름한 모양새가 언제 무너져도 이상하지 않을 정도입니다.
바깥에서 둘러보아도 안에서 들려오는 기척은 없습니다.
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가 볼까요?
스웨인 휘슬러:(그 살풍경함에 잠시 망설이다 이내 심호흡을 하고 집 문을 두어번 두들긴 뒤) 실례합니다, (라고 인사하며 조심히 들어섰다.)
문을 열어보면, 삐걱거리는 문소리와 함께 집 안의 모습이 눈에 들어옵니다.
탁한 공기와 뿌연 먼지가 둥둥 떠 있는 집 안은 밖에서 본 것과 별반 다르지 않게 점점 무너져 가고 있습니다.
벽들은 허물어져 있고 집 안은 본래 모양과 용도를 도저히 알아볼 수 없는 낡은 잡동사니들이 군데군데 널려있습니다.
그나마 형체를 알아볼 수 있는 가구는 다리가 무너져 내려앉은
스웨인 휘슬러:
문득, 낡아 보이던 실내가 깔끔한 모습으로 보입니다.
보글거리는 무언가 끓는 소리, 팔락거리며 종이를 넘기는 소리.
그리고 문 앞에서 당신을 맞이하는─...
그 잔상을 붙잡기도 전에 다시 내부가 원래의 모습으로 돌아옵니다.
방금 그것은, 뭐였을까요?
스웨인 휘슬러:(잠시 눈에 스며든 착각에 한걸음 물러섰으나 이내 눈을 비비고 다시 보면 페가일 뿐이다. 그것은 꼭 눈을 닮은 것처럼 금새 녹아 사라져 없어져버린, 진짜였을지도 모르겠는 그런...) ...뭐지?
크로쉬 일럼:(옆에서 그 모습을 바라보다) 왜 그래, 혹시 몸이 안 좋아?
스웨인 휘슬러:어, 그게..... (그에게 말을 하려다 이게 진짜인지조차 알 수 없어서 말을 돌렸다.) 여기 먼지가 많아서 그런가, 눈에 뭐가 들어간 것 같아서. 난 괜찮아.
▶ 낡아빠진 침대
침대는 더러워진 침구로 싸여있습니다.
하지만 베개에 그려진 선명한 문양은 전혀 더러워지지 않아 유난히 눈에 띕니다.
이것은… 눈 모양입니다.
눈동자는 검은색으로 칠해져 있고 고작 선과 색으로만 이루어져 있음에도 당신은 마치 이 눈이 움직이는 것 같은 껄끄러운 생생함을 느낍니다.
스웨인 휘슬러:
::1D3 다이스를 굴려주세요.
스웨인 휘슬러:
=
::SAN -1
스웨인 휘슬러:윽, (저도 모르게 입가를 틀어막았다. 그 눈알의 생경함에서 애써 시선을 돌리곤 다른건 없나 살핀다. 이불 밑이라던가, 침대 밑과 같은 그런 곳.)
아무리 살펴봐도 소복히 쌓인 먼지만 보일 뿐입니다.
별 소득없이 침대를 둘러보고 고개를 들어보면, ...어라?
주변을 맴돌던 크로쉬의 모습이 보이지 않습니다.
스웨인 휘슬러:어? 크로쉬?
당신이 아무리 크로쉬를 불러봐도 돌아오는 대답은 들리지 않습니다.
혹시 더 안쪽으로 들어간 걸까요?
스웨인 휘슬러:(입술을 한번 잘근 물고는 잔해들을 지나쳐 집 안쪽으로 들어선다.)
허물어진 잔해들을 헤집고 집 안쪽으로 들어가면, 벽 근처에 서서 서성거리는 크로쉬를 발견합니다.
크로쉬 일럼:(발소리를 듣고 고개를 돌려 널 바라본다. 매우 평온한 표정으로) 스웨인, 여기에 문이 있어.
스웨인 휘슬러:........너는, 사람이 부르면... (할 말은 많지만 애썩 목 너머로 삼키곤 그에게로 다가와 문고리를 잡았다.) ...제발, 제발 말 좀 해. 내가 도와준다고 했잖아.
문이 있다는 말에 문을 열어보려는데... 응?
크로쉬가 가리킨 곳에는 벽밖에 보이지 않습니다.
스웨인 휘슬러:어? (목에선 멍청한 소리가 흘러나왔다.) 크로쉬, 방금 문이 있다고 하지 않았어?
크로쉬 일럼:? 여기 있잖아, 문. (의문스러운 표정으로 똑바로 손가락으로 가리킨 곳에는 여전히 벽밖에 보이지 않는다.)
스웨인 휘슬러:....아니. 거긴 문이 없어. 벽 뿐이야.
제 눈에는 보이지 않는다고 말하면, 크로쉬는 이해할 수 없다는 듯한 표정을 짓다 옆에서 같이 벽을 만지작거리기 시작합니다.
분명 벽에 닿지 못해야 할 손으로 무언가를 쥐고 돌리자, 벽은 순식간에 검게 물들어 새까만 문이 나타납니다.
분명 문에 손을 대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문은 저절로 열립니다.
문 너머에는 기나긴 계단이 아래로 쭉 이어져 있고, 겨우 발 밑이 보일 정도로 아주 어두워보입니다.
크로쉬는 자신이 문을 열었다는 사실에 꽤 놀란 눈치지만, 어느새 부드러운 목소리로 당신을 다독입니다.
크로쉬 일럼:괜찮을 거야, 스웨인. 날 따라오면 돼. 위험하지 않아. 음, 어떻게 아냐고 한다면 그런 느낌이 든달까? (가볍게 어깨를 으쓱이고는 먼저 계단을 내려가기 시작한다.)
스웨인 휘슬러:...나는, (나는 네가.......뭔간 할 수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걱정이 된다. 네가 위협을 받을 수도 있단건데. 왜, 너는, 그렇게나 당당한걸까. 불안감이 치솟고 그를 말리고 싶지만 이미 어둠속으로 사라져가는 그를 붙잡고자 그를 따라 계단을 내려간다.)
당신이 크로쉬의 뒤를 따르면, 크로쉬의 앞길을 밝히는 듯이 불이 환하게 켜지며 내부가 밝아집니다.
크로쉬 일럼:(몸이 없어서 그런지, 발걸음 소리조차 들리지 않고 어둠 속에서 망설임 없이 계단을 내려간다.) 이상한 일이야. 여기가 아주 익숙하게 느껴진달까? 혹시 내가 여기 살았던 건 아닐까 싶어.
스웨인 휘슬러:(그가 내려가자 환히 밝혀진 내부를 슥 둘러본다.) .....이제서야 물어보는건데....기억이 안 나?
크로쉬 일럼:음, 기억이라고 해야할까. 최근의 일은 기억 나는데 아까도 이야기 했다시피 내 몸이 어째서 이렇게 되었는지는 모르겠어. 내가 최근이라고 인식하는 기억도 어쩌면 다를 수도 있지 않을까, 그런 추측도 되고. 이곳에 와본 적이 없는데도 익숙한 느낌이 든다는 게 그 증거겠지.
스웨인 휘슬러:.....어렵네. 몸을 되찾으면 기억도 같이 돌아올까... (입가에 손을 댄채 잠시 고민해봐도 당장에 할 수 있는 일이라곤 그의 몸을 찾아주는 것 뿐이다. 참 단순하지만 어려운 문제에 한숨을 길게 내쉬고는 뭐 다른게 있나 싶어 주변을 둘러보며) 느낌만 드는거지 여기에 대한 기억은 없다는거네.
크로쉬 일럼:뭐, 그렇지. 어쩌면 네 말대로 몸을 되찾으면 기억이 같이 돌아올 수지도? (사뿐, 계단을 내려가며) ... 그래도, 네가 이렇게 돌아와서 다행이야. 일단은 그걸로 조금 만족하고 있어.
스웨인 휘슬러:.....(역시나 이번에도 의문. 물어볼까 말까 고민하다 조심스레 입을 열었다.) ....왜?
크로쉬 일럼:왜냐니, 몇 년이나 날 기다리게 했으면서 정말 몰라서 묻는 거야? 아니면 모르는 척 하는 거야? (흘긋, 뒤를 돌아 보며 비죽 입술을 내밀었다가 다시 앞을 바라본다.) 모르면 됐어. 괜히 걱정한 거지, 바보 같이.
스웨인 휘슬러:몇 년? 몇년이라니? 그게 무슨 소리야? 내가 널 몇년이나 기다리게 했다고? (이번에야말로 정말로 놀라 그의 팔을 붙잡으려다 놓치고 만다. 허우적거려 몸이 좀 기울어졌으나 요령있게 서서는 그에게로 시선을 맞추려 애쓴다.) 내가?
크로쉬 일럼:...? 왜 그래? 혹시 너도 기억이 안 나는 거야? (오히려 이쪽에서 이해가 안 된다는 표정을 지으며) 전쟁이 발생해서 몇 년간 전쟁터에 있었잖아. 나는 이곳에서 계속 널 기다렸고.
스웨인 휘슬러:.........뭐? 대체 무슨 소릴...하는거야? 전쟁이라니? (대체 무슨 소릴하는건가. 자신은 분명 보석상의 주인일 뿐이고, 전쟁같은건 우리 시대에 없었던 일이다. 아니, 정확히는 개가 겪지 않는 일이다. 그런데 갑자기, 전쟁이라고? 내가 참전했다고?)
크로쉬 일럼:음, 아무래도 너도 기억에 문제가 생긴 것 같네. 그래도 괜찮아. 분명 몸을 원래대로 돌리면 네 기억도 돌아올 수 있겠지. (대수롭지 않다는 듯 고개를 좌우로 저으며) 어디까지 기억하고 있는지 모르겠지만, 나는 기억하고 있어서 다행이네. 자, 마저 내려가자.
스웨인 휘슬러:.......그, (아니. 아니다. 여기서 무슨 논쟁을 벌이겠는가. 그가 내린 판단을 이제사 뒤집으려 든다 한들 상황에 도움이 되진 않겠다 싶어 현명히 입을 다물고 그를 따라 내려갔다. 심란한 마음만큼이나 걸음은 더딜 뿐이다.)
크로쉬와 간단한 대화를 나누면서 걸어가다 보면, 계단은 갑작스럽게 끝나고 눈앞으로 탁 트인 공간이 나타납니다.
폐허 같던 집 안과는 달리, 이곳은 부서진 물건이나 두껍게 쌓인 먼지는 보이지 않습니다.
누군가의 침실인 듯 천장에는 등이 달려있고, 그리 넓지 않은 공간에 소박한 가구들이 놓여있습니다.
벽에 붙은
스웨인 휘슬러:여긴 위보다 깔끔하네... (중얼거리며 우선 침대부터 자가갔다.)
▶ 침대
온기는 느껴지지 않지만 얼마 전까지도 누군가가 사용했던 것 같은 느낌이 드는 침대입니다.
침대 위에는 자그마한
스웨인 휘슬러:생각보다 사용감이 있네. 혹시 여기서 지내다 몸을 잃은걸가.... (목걸이를 집어들고 살펴본다.)
로켓 목걸이를 열어 안을 살펴보면 낡은 사진 한 장이 들어있습니다.
이 얼굴은… 당신과 크로쉬의 사진입니다.
빛이 바래고 꽤 낡기는 했어도 분명히 알아볼 수 있습니다.
뚜껑 안쪽에는 『크로쉬가 스웨인에게, 사랑과 존경을 담아.』 라고 각인된 글씨가 새겨져 있습니다.
크로쉬 일럼:이건 네 거야, 스웨인.
당신의 손에 들린 로켓 목걸이를 보고, 크로쉬가 말을 걸어옵니다.
크로쉬 일럼:네가 전쟁터로 떠나기 전에 똑같은 목걸이를 두 개 사서 나눴어. 내거엔 '스웨인이 크로쉬에게' 라고 쓰여 있어. 그리고 그 안에 우리 두 사람의 사진을 넣었잖아. 기억 나?
크로쉬는 그리운 듯, 기쁜 듯… 작게 웃어보입니다.
스웨인 휘슬러:........기억이, ......(안 난다고 해야하는데. 정말로, 그래도 될까? 그의 웃는 얼굴을 보고 있자니 말문이 막혀버리고 말았다. 하지만, 여기 있는 크로쉬와 자신이 알고 있던 크로쉬. 그리고 먹걸이 속 두사람까지. 분명 자신들인데도?)
크로쉬 일럼:(고개를 모로 기울이다 네 손에 들린 목걸이를 가리키며) 그거, 잃어버리면 안 돼. 항상 몸에 지니고 있기로 약속했잖아? 꼭 가지고 있겠다고. 그러니 챙겨줘.
스웨인 휘슬러:......어, 응. 그럴게. 지금이라도 찾아서 다행이네. (로켓 목걸이를 챙겨 조끼 안쪽 주머니, 제게 가장 가까운 곳에 챙겨넣었다.) 이러면 되지?
크로쉬 일럼:응. (만족스레 눈을 접어 웃으며 고개를 끄덕인다.) 자, 이어서 다른 곳도 얼른 살펴볼까? (어서 움직이라는 듯 손짓한다.)
스웨인 휘슬러:(고개를 끄덕이고는 침대에서 시선을 떼고 옆에 있는 챚장으로 시선을 옮겼다.)
▶ 책이 꽂혀 있는 책장
책장에는 책이 가득 꽂혀 있습니다.
어느 책을 뽑아보더라도 책 안의 글씨가 희미하게 날아가 있어 읽어내기에는 어려울 것 같습니다.
스웨인 휘슬러:
당신은 그 중,
스웨인 휘슬러:(아까 봤던 눈이 생각나 조금은 떨떠름한 기분으로 녹색눈이 그려진 책을 꺼내 살핀다.)
▶ 검은 표지에 녹색 눈이 그려진 책
표지에 그려진 눈 모양은 아까 침구에 그려져 있던 문양과 비슷하지만, 눈동자의 색이 녹색이고 모양도 조금 다르게 생겼습니다.
파라락 넘겨보면 그나마 한두 페이지 정도는 형체를 알아볼 수 있는 글씨가 쓰여 있으나 당신이 아는 언어권의 글자는 아닌 것 같습니다.
스웨인 휘슬러:(이게 대체....뭔가 싶어 넘겨는 본다...)
당신은 익숙하지 않은 언어를 더듬어 가며 천천히 페이지를 읽어 내려 갑니다.
스웨인 휘슬러:검은 눈..........통로............(거기까진 좋았다. 그 뒤로 읽은, 죽은 듯 잠에서 빠졌을 때라는 그 문구에. 제 앞에서 쓰러져버린 그가 생각이 났다. 제 앞에 있지만, 제 앞에 있지 않은 그가. 그럼, 그럼 여기 제 앞에 있는 그는 뭐란 말인가?)
▶ 편지 한 장
아주 얇은 봉투에 들어있는 얇은 편지입니다.
척 보기에도 아주 오랜 시간 동안 이곳에 꽂혀 있었던 것 같습니다.
종이가 삭아서인지 버석거리는 소리가 위험하게 들릴 정도입니다.
열어볼까요?
스웨인 휘슬러:(조심히, 보석을 다루는 것처럼 아주 섬세한 손길로 편지를 열어본다.)
누렇게 색이 변한 편지 봉투를 찢어지지 않게 조심스레 열어보면, 안에는 짧은 편지 한 장이 들어있습니다.
고이 접힌 편지를 펼치자 손으로 꾹꾹 눌러쓴 글씨가 나타납니다.
이 글씨체는 매우 눈에 익습니다.
그야, 당신이 몇 번이고 보았을 크로쉬의 글씨이니까요.
스웨인 휘슬러:...............그 날에. (아까 자신은 전쟁터에 나갔노라 들었다. 그렇다는건 그가 자신을 그리워하며 쓴 편지인걸까. 그런데 왜, 그 편지는 채 가지 못하고 여기서 빛바래 잊혀져가야헀을까. 못내 속이 쓰려와 편지를 다시 조심히 접어 넣어놓은 후 옷걸이로 다가갔다.)
당신이 보던 편지를 옆에서 같이 보던 크로쉬는 제 뒷목을 세게 문지릅니다.
뭔가 하고 싶은 말이 있는 것처럼 잠시 표정이 미묘한 듯 하더니
크로쉬 일럼:... 그거, 내가 예전에 썼다가 보내지 못했던 편지야. 왜 보내지 못했냐고 물어보지마... 낯간지러워서 못 보낸 거라고! 그런데 이렇게 보게 될지는... (작게 꿍시렁거리다 흥, 고개를 돌리고는 옷걸이쪽으로 성큼성큼 걸어간다.)
▶ 옷걸이
키가 큰 옷걸이에 아주 짙은 회색의 후드가 달린 로브가 걸려있습니다.
척 보기에도 크로쉬에게 딱 맞는 크기의 로브입니다.
스웨인 휘슬러:.......(더 말했다가는 그가 뭐라고 하겠다 싶어 얌전히 그를 따라 옷걸이로 다가갔다. 그러곤 옷을 살짝 집어들어보면 제 품 안에 딱 들어오던 그의 크기와 맞음을 눈으로도 느낀다.) 나도 로브를 선물해줬는데....닮았네.
크로쉬 일럼:뭐, 너는 이것저것 내게 주고 싶어서 안달이었으니까. 이것도 네가 선물해준 게 아닐까? (제 턱을 문지르며 잠시 생각에 잠긴다.) 음, 일단 다 본 것 같긴한데 여기에 내 몸은 없었네. 올라갈까?
스웨인 휘슬러:...응, 아마도 그렇겠지. 감기 걸리지 말라고 사준거겠어. (옷을 다시 걸어놓고는 고갤 끄덕인다.) 나중에 몸을 찾게 되면 이거 입는게 좋겠다. 일단 올라가자.
방을 전부 둘러보고 다시 위로 올라오면,
마녀의 집 안은 여전히 황폐하게 부서져 있지만 어째서인지 계단을 내려가기 전보다 훨씬 더 형체가 망가져 있다는 인상을 받습니다.
스웨인 휘슬러:
당신은 문득, 이 집과 숲이 시간이 지날수록 점점 더 빠르게 무너져 내리고 있다는 생각이 스쳐지나갑니다.
숲이 무너지고 있다니, 터무니 없는 생각이지만요.
스웨인 휘슬러:.......(아까와는 사뭇 다른 분위기에, 그 살풍경함에 잠시 주춤거렸다 이내 뭔가 떠올랐는지 표정이 굳었다.) 크로쉬, 혹시 여기 말고 다른 갈 곳은 없어? 마을은 네가 싫다했으니 제외하고.
크로쉬 일럼:음, 글쎄. 여기서 걸어왔던 곳을 빼면 세갈래 길 중 선택할 수 있을 것 같은데. (하늘에서 내리는 하얀 눈발을 바라보다) 아니면 이대로 위로 직진해보는 방법도?
스웨인 휘슬러:.....윗길과 아랫길 둘을 제외하면 양 옆인데...(자밋 고민하더니) 위?
크로쉬 일럼:응. 뭐, 나야 지치지는 않을 것 같으니까. 네가 원하는대로 가도 돼.
스웨인 휘슬러:음....그럼 네가 가자는 곳부터 갔다 돌아오자. 어차피 찾으려면 전부 돌아야할테니까. (이대로 위로 걸어가본다.)
마녀의 집에서 더 위쪽으로 걸어 올라오면, 빼곡한 나무로 둘러싸인 좁은 길로 오른쪽, 왼쪽 두갈래로 나뉘어져 있습니다.
::왼쪽으로 가는 길은 나무가 가로막고 있어 지나갈 수 없을 것 같습니다.
왼쪽으로 가는 길은 나무가 가로막고 있어 지나갈 수 없을 것 같습니다.
스웨인 휘슬러:(길을 따라 걷다 무심코 돌린 길은 빼곡하니 막혀있어 흠, 하고 소릴 내었다.) 여긴 안되겠네. 오른쪽으로 마저 가야겠다. (그리고 주변을 슥 둘러보며) 정말이지 아무것도 없네. 있는거라곤 정말 숲 뿐이구나.
주위를 자세히 둘러보면, 오솔길 근처의 넓은 공터에 수없이 많은 뼈가 겹겹이 쌓여 꼭 탑처럼 높이 올라가 있는 것을 발견합니다.
해골은 다 낡아 부서져 가는 것부터 마치 어제 몸에서 발라낸 듯이 살점이 엉겨 붙은 것까지 다양합니다.
어째서 숲속에 이런 것들이 있는 걸까요.
스웨인 휘슬러:
::1D5 다이스를 굴려주세요.
스웨인 휘슬러:
=
::SAN -3
뼈 무덤을 보고 있을 때, 문득 크로쉬가 이상하다는 듯이 당신을 바라보며 고개를 기울입니다.
크로쉬 일럼:뭘 보고 있는 거야? 거기엔 아무것도 없잖아.
크로쉬의 말을 듣고 다시 뼈 무덤쪽을 바라보면 뼈들은 온데간데 없이 사라지고 텅 빈 공터만 남아있습니다.
방금 그건 자신이 잘못 본 것일까요?
스웨인 휘슬러:(거대한 뼈무덤, 그리고 살점까지. 살면서 본적이 없는 풍경에 토기가 치밀어 올라 입을 틀어막는 순간 그가 한 말에 눈을 돌리면 사라지고 없다. 마치, 아까 집에서 본 풍경처럼. 설마, 자신이 본건가 싶어 뼈가 있던 공터 부근을 자세히 본다. 뼈가 올라와있던 자국이 있는지.)
공터 부분을 자세히 보면, 마치 아까 전 뼈무덤은 거짓말이라는 듯 소복히 하얀 눈이 쌓여있을 뿐입니다.
발자국 하나 없는, 아주 새하얀.
스웨인 휘슬러:......(입 안으로 욕지거리를 중얼거리며 머리를 거칠게 해집는다. 새하얀 눈은 네가 잘 못 본 것이니 이대로 길을 떠나라는 듯 깨끗하다. 그래, 그래서 더 화가난다. 사람을 꼭 약올리는 것 같아서.)
크로쉬 일럼:(그 모습을 옆에서 가만히 바라보며) 왜 그래, 갑자기? 기분 안 좋아?
스웨인 휘슬러:.....그, 아니. 아니야. 내가 잘못 봤나봐. 눈을 오래보면 안된다는 말이 떠돌더니 진짜인가보네. (미간을 꾹꾹 누르곤) 걱정시켜서 미안해. 오른쪽 길로 마저 가자.
당신이 오른쪽 길을 이야기하자, 크로쉬가 다급하게 양팔을 벌려 당신의 앞을 막아 섭니다.
어딘지 모르게, 마치 겁이라도 먹은 듯한 표정으로 말이죠.
크로쉬 일럼:... 저기는 안 돼. 오른쪽 길은 가면 안 돼.
스웨인 휘슬러:.....? 어? 왜? (고개를 모로 기울인다.)
크로쉬 일럼:... 모르겠어. 하지만 저쪽으로 가면 안될 것 같아. (네 팔을 붙잡을 수 없다는 것에 잠시 입술을 짓씹다가) 부탁이야. 우리 다른 길로 가자.
스웨인 휘슬러:어, 어......하지만, 그.....정말 안 봐도 돼? 나는 네가 싫다고 하면 하지 않을거야. 하지만 저기에 네 몸이 있을지도 모르잖아.
크로쉬 일럼:(고개를 좌우로 저으며) 일단 지금은 다른 곳부터 찾아보자. 지금 당장 저곳에 갈 필요는 없잖아.
스웨인 휘슬러:......알았어. 정말 다 둘러보고, 그래도 없다면 나 혼자 다녀올게. 무리하지 않아도 괜찮으니까. (그를 달래며 왔던 길로 쭉 되돌아온다.)
두 사람은 왔던 길로 되돌아갑니다.
왼쪽과 오른쪽, 어느 길로 갈까요?
스웨인 휘슬러:(일단 왼쪽으로 가본다.)
이번엔 왼쪽 길로 걸음을 옮깁니다.
위로 올라가는 길은 울창한 숲에 둘러싸여 길이 막혀 있습니다.
주위를 둘러보아도 보이는 것은 점점 가파르게 좁아지는 오솔길과 나무뿐입니다.
그러다 문득, 나무 사이로 무엇인가 반짝하고 빛나는 것이 시야에 들어옵니다.
스웨인 휘슬러:음? 저기 뭔가... (나무 사이로 다가가 반짝이는 것을 살펴본다.)
반짝이는 무언가를 살펴보려 나무를 조금 헤치고 다가서면, 손이 닿는 나뭇가지에 작은 둥지가 걸려있습니다.
그 안을 살펴보면 반짝이는 물건들로 가득합니다.
스웨인 휘슬러:
당신은 둥지 안에서 투명하고 반짝이는 병을 찾을 수 있었습니다.
크리스탈로 만든 유리병 안에는 붉은 액체가 넘실거리고, 병의 밑바닥에는 작은 해골 그림이 그려져 있습니다.
해골 그림이 그려져 있는 것을 보아 취급에 주의해야 할 것 같습니다.
어쩌면 위험한 맹독일지도 모르겠네요.
둥지 안은 잡다한 물건들이 가득하지만, 어째선지 알은 보이지 않습니다.
스웨인 휘슬러:...(일단 챙기긴 챙긴다만....조심해야겠다 싶어 정말 조심히 챙긴다. 그 외에 다른건 반짝이는 잡동사니 뿐이라 이 둥지의 새는 알을 낳는 것이 아닌 모으는걸 좋아하는 것 뿐인가란 생각이 든다.)
크로쉬 일럼:뭔가 있어? 그냥 평범한 둥지 같은데. (둥지가 걸려있는 나뭇가지를 올려다보며)
스웨인 휘슬러:응? 여기 반짝이는게 많이 모여있길래 뭔가 없나 봤어. 여기 있는 새는 알을 낳는 것보다 뭘 모으는게 더 중요했나봐
크로쉬 일럼:반짝이는 거? 흠, 그럼 까마귀려나. 까마귀는 반짝거리는 걸 좋아한다고 하잖아. 주변에서 이것저것 모아왔나 보네?
스웨인 휘슬러:그러게. 눈도 많이 쌓여서 보이지도 않을텐데 대단하다. (찾은 것에 대해선 말하지 않고 별다른게 주변에 없나 살펴본다.)
그 외에 특별히 눈에 띄는 것은 없습니다.
까마귀도 보이지 않고, 돌아온 길을 제외하면 아래로 내려갈 수 있는 길이 하나 더 보이네요.
스웨인 휘슬러:길을 잘 외워야겠네. (주변을 둘러보며 외우곤 아래로 내려가는 길을 따라 걸었다.)
당신은 아래로 향한 길을 따라 걸음을 옮깁니다.
오솔길을 따라 걷다 보면 당신은 한쪽에 쌓여있는
반질반질한 돌들이 차곡차곡 포개어져 쌓여있는 모습이 꽤 조화로워 보입니다.
스웨인 휘슬러:
문득 돌무덤 옆으로 작은
스웨인 휘슬러:(쪽지를 주워 살펴본다.)
쪽지를 주워 펼쳐보면, 알 수 없는 숫자가 연달아 쓰여 있습니다.
스웨인 휘슬러:돌? (옆에있는 돌 무더기를 본다) 이걸?
크로쉬 일럼:(옆에서 흘끔 보고는) 그런가본데?
스웨인 휘슬러:그냥 돌 무더기일 뿐인데...뭘 하라는건지 모르겠네
크로쉬 일럼:흠, 거기 비어있는 숫자를 맞춰서 그 숫자에 맞게 돌을 쌓으라는 거 같은데?
스웨인 휘슬러:그런 것 같긴한데....이 돌이 뭔데 그런다고 달라질게 있나 싶어서. (다시 돌무더기를 살핀다.)
그것을 자세히 살펴보니, 돌의 개수가 총 9개가 있음을 알 수 있었습니다.
스웨인 휘슬러:(뭘 하는건지 모르겠네. 돌을 6개 정도 집어들어 탑 쌓듯이 쌓아봤다.)
마지막 돌을 쌓는 순간, 반질반질한 돌 위로 갑자기 알 수 없는 문양이 연달아 나타납니다.
너무 짧아서 제대로 보기는 힘들지만, 그 문양은 분명 사람의 눈 모양입니다.
문양을 자세히 살펴보기도 전, 이미 문양은 사라져 평범한 돌로밖에 보이지 않습니다.
스웨인 휘슬러:뭐, (사람의 눈동자같았다. 분명 게속 봐왔던 그것. 그러나 사라진 문양은 돌 위에 아무리 기다려도 나타나지 않았고 혀를 차며 고민에 빠졌다. 이게 끝이라고? 설마?)
아쉽게도 아무리 기다려도 무언가 변화가 생기지 않습니다.
스웨인 휘슬러:결국 그놈의 눈 뿐이네. (입가에 손을 댄채 중얼거리고는 오른쪽 길을 따라 쭉 걷는다.)
오른쪽 길로 들어서면 처음 당신이 있던 장소가 보입니다.
어느쪽으로 갈까요?
스웨인 휘슬러:(이번엔 오른족 길. 그러니까 왔던 길의 정면을 따라 쭉 걷는다.)
오른쪽 길로 들어서면,
스웨인 휘슬러:(불이라는 인식을 하기도 전에 집을 보고는 흠칫 걸음을 물렸다. 들어갔다간 일이 날 것 같기다도 한 그 집을 바라보다 모닥불로 시선을 옮겼다.)
▶ 모닥불
누군가 땔감을 모아 피워둔 것 같지만 추운 바람 속에서 불씨는 거의 남아있지 않아 약한 불씨만이 어른거리듯 타고 있습니다.
스웨인 휘슬러:
불씨라니, 혹시 여기에 사람이 살고 있는 건 아닐까요?
어쨌든 주변에 느껴지는 인기척은 없습니다만...
스웨인 휘슬러:(불을 내려다보다 수상쩍은 집으로 그대로 향해 살핀다. 어쩔까...지팡이라도 있었으면 좀 나았을텐데 말이지.)
▶ 수상쩍은 집
집은 밖에서 보기에도 썩 넓지 않아 보이며, 문에는 검은 눈 모양이 그려져 있습니다.
저 눈 모양은 분명... 마녀의 집에 있는 침대에서 본 문양과 똑같네요.
문에 그려진 문양을 보며, 크로쉬는 어째선지 조금 꺼림직한 표정을 하고 있습니다.
크로쉬 일럼:이 문양... 어디서 본 것 같은데. (미간을 찌푸리며) 이렇게 말하면 이상하게 들릴 수도 있는데, 왠지 꺼림칙한 기분이 들어. 불길해.
스웨인 휘슬러:(아까 집에서 봤던 눈알의 생경함에 미간이 조금 찌푸려졌지만 이내 아무렇지도 않게 표정을 관리했다.) 나도 그렇게 생각해. 하지만 뭐, (문을 똑똑 두드린다.) 네 몸을 찾는데 그런게 중요하진 않잖아?
문을 두드리면 안에서 들려오는 대답은 없었지만, 어째선지 문이 저절로 열립니다.
스웨인 휘슬러:(그 모습을 잠시 바라보다 그대로 문 안으로 몸을 들였다.) 들여보냈으니 들어가야지. 어디, 뭐가 있나 볼까.
집 안으로 들어서면 건조한 꽃향기가 진하게 느껴집니다.
집 안은 밖에서 본 만큼이나 좁고 테이블 하나와 소파 하나만이 덩그러니 놓여있어 단출한 풍경입니다.
테이블 위에는
스웨인 휘슬러:(카드 꾸러미를 들어 살핀다.)
▶카드 꾸러미
여러가지 낡은 카드가 뒤섞여 가지런히 포개져 있는 꾸러미입니다.
카드를 한 장, 한 장 살펴보면 여러가지 그림이 그려져 있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그림의 종류는 매우 다양합니다.
고깃덩어리도 있고 새까만 탄환, 색색의 약병은 무려 3장이나 있네요.
이건 로프고, 이건 지도인가요?
이 카드들은 대체 무엇을 의미하는 걸까요?
스웨인 휘슬러:
깜빡, 눈을 감았다 뜨면
문득 눈 앞에 카드에 그려진 그림들이 실제로 나타납니다.
테이블 위에 가지런히 놓인 물건들과
그 중 하나에 손을 뻗으려고 하는 순간
다시 한번 잔상처럼 흩어지고, 손에는 살펴보던 카드들 뿐입니다.
방금 본 건, 뭐였을까요?
스웨인 휘슬러:......또야. (계속 눈에 이상한 것이 걸린다. 눈. 계속해서 따라붙는 그 문양과 환상인지 착각인지 모를 것은 결코 무관하지 않을 것이다.)
▶ 낡은 책
손으로 직접 쓴 수기 같습니다.
얼핏 일기인가 하는 생각도 들지만, 페이지를 넘기며 읽으면 읽을수록 일상과는 전혀 거리가 먼 이야기들만이 가득합니다.
글자 너머로도 악독한 역겨움이 그대로 느껴집니다.
당신은 글씨를 읽을수록 묘한 불쾌감이 일어나는 것 같은 느낌을 받습니다.
스웨인 휘슬러:
::1D2 다이스를 굴려주세요.
스웨인 휘슬러:
=
::SAN -2
스웨인 휘슬러:(책을 읽으며 치밀어오르는 짜증에 그대로 집어던지듯 책을 소파에 던지곤 지도를 살핀다.)
▶ 지도
낡은 종이에 그려진 지도입니다.
지형을 자세히 보니 당신과 크로쉬가 걸어온 모양과 비슷해보입니다.
이 숲의 지도일까요?
스웨인 휘슬러:
당신은 분명 잉크로 선을 그어 그려진 지도가 아주 느리게 일렁이며 위치를 움직이고 있다는 인상을 받습니다.
::마녀의 숲 지도
당신은 이 지도의 쓰임새에 대한 지식이 머릿속에 들어오는 감각을 느낍니다.
스웨인 휘슬러:(지도를 보자 밀려오는 생경한 지식에 미간이 언듯 구겨졌으나 이내 피고는 지도를 테이블에 잘 챙겨놓는다. 이건, 앞으로 유용하게 쓰일테니.)
▶ 향로
이 건조한 꽃향기의 근원지는 이 향로인 것 같습니다.
향로 안에는 보라색 꽃잎이 떠있고, 희미한 연기와 함께 향기가 피어오르며 퍼져나갑니다.
향로를 마지막으로 테이블을 전부 살펴보고 고개를 들면, 문득 코끝으로 스치는 향기가 너무 짙다는 생각이 듭니다.
주위를 둘러보면 이미 집 안은 희뿌연 연기가 자욱합니다.
연기를 들이마실수록 몰려오는 몽롱한 기운에 당신은 필사적으로 밖으로 빠져나가려 하지만 문에 닿기도 전에 순식간에 정신을 잃고 쓰러집니다.
… …
…
당신은 천천히, 흐릿해진 시야를 바로잡습니다.
짙은 꽃향기에 정신을 잃었던 것이 어렴풋이나마 떠오릅니다.
등 뒤로는 익숙한 의자의 등받이가 느껴지고, 흐린 시야로 둘러보기에도 주위는 몹시 어둡습니다.
어두운 공간 속, 앞에 보이는 테이블만이 눈에 들어옵니다.
...아니, 맞은편 테이블 너머에 누군가가 서 있습니다.
커다란 옷을 거의 온 몸을 덮 듯이 둘러쓴 탓에 실루엣만 겨우 보이지만 목소리는 분명히 들려옵니다.
그 목소리는 성별도, 나이도, 아무것도 짐작할 수 없는 특이한 목소리였습니다.
???: 진실의 눈께서 곧 강림하신다. 진실의 눈께서 깨어나시는 그 순간이 이 우주의 종말.
꿈결처럼 들려오는 목소리가 점점 잦아듭니다.
눈앞은 다시금 흐려지며, 온몸에 힘이 빠지고 감각은 무덤덤해집니다.
오로지 지금, 꿈이 끝나고 있다는 것만이 느껴집니다.
… …
…
깜빡, 당신은 소파에 앉은 채로 눈을 뜹니다.
방금 그것은 꿈? 아니면 현실이었을까요?
크로쉬는 당신의 옆에 붙어, 얼마나 놀랐는지 당황한 얼굴로 바라보고 있습니다.
안 그래도 창백한 얼굴이 아주 새파랗게 질려버렸네요.
크로쉬 일럼:스웨인, 괜찮아? 정신이 좀 들어? 갑자기 온 세상이 깜깜해졌는데 정신을 차려보니까 너는 소파에 쓰러져 있고... 네가 다시는 깨어나지 못할까 봐. (차마 손으로 네 뺨을 매만지지 못해 허공에 잠시 머물렀다가) ... 괜찮은 거 맞지?
스웨인 휘슬러:..............(그런 그의 모습을 소파에 앉아 지긋이 쳐다본다. 이제야 무언가 연결되는 기분이 들었다. 마녀. 영혼. 빼앗긴 몸. 그리고 진실의 눈이라 불리는 무언가.) 그래... 찌르라고. (마녀의 영혼을 찔러라, 라고.)
감각이 천천히, 그리고 전부 돌아오면 당신은 손 안에 무언가 들려있다는 것을 눈치챕니다.
손에 들려있는 무언가를 살펴보면, 그것은 단검입니다.
자신이 잠들었고 크로쉬 역시 몰랐던 그동안 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요?
아무것도 확실하게 알 수 없으나, 당신은 꿈속에서 들었던 이야기만큼은 똑똑히 기억하고 있습니다.
마녀의 영혼을 바쳐야만 자신이 살던 곳으로 돌아갈 수 있다고 속삭이던 목소리를.
크로쉬 일럼:향? 인체에 무해한 성분이 들어 있나? 일단, 이야기는 나가서 마저하자. 계속 이 안에 있는 건 좋지 않을 것 같아. (버릇처럼 네게 손을 내밀려다 다시 손을 물리고 조금 굳은 표정으로 먼저 밖으로 나선다.)
스웨인 휘슬러:(그가 밖으로 나서는걸 보며 소파 등받이에 머리를 푹 기대고 한숨을 쉰다. 비어있는 손으로 입가를 느릿하게 쓸어내리면 남는건 웃음이다.) 감히, 내게 너로 협박을 걸었단 말이지... (혼잣말을 들으라는 양 공중에 내뱉고는 칼과 지도를 챙기고 집 밖으로 나섰다.)
밖으로 나오면 크로쉬는 약히 피어오르는 모닥불의 불씨를 바라보고 있습니다.
인기척에 고개를 돌려 당신을 바라보는 크로쉬는, 아까의 굳은 표정은 언제 그랬냐는 듯 평소처럼 웃어보입니다.
스웨인 휘슬러:(그의 웃는 얼굴에 저 역시 웃는 얼굴을 하고는 그에게로 다가왔다.) 괜찮아?
크로쉬 일럼:나? 나야 뭐, 안 괜찮을 게 있겠어. 네게 아무 문제만 없다면 그걸로 됐어. (가볍게 어깨를 으쓱이고는) 아, 안 그래도 네게 할 말이 있었는데. 저거 혹시 보여? (그리 말하며 모닥불 옆을 가리킨다.)
스웨인 휘슬러:응? 뭐가? (시선을 모닥불 옆, 그가 가리키는 곳으로 향한다,)
당신은 모닥불 옆에서 알 하나를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누군가가 가져다 둔 것일까요?
달걀보다는 좀 더 크기가 크고, 왜 여기에 덩그러니 놓여있는지 모르겠습니다.
크로쉬 일럼:혹시 누군가가 구워 먹으려고 어디서 가져온 건가?
크로쉬는 엉뚱하게도 그런 이야기를 옆에서 재잘거립니다.
뭐, 크로쉬 답기도 하지만요.
스웨인 휘슬러:
당신은 이 알이 까마귀의 알인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스웨인 휘슬러:(잠시 고민하더니) 알을 집어들고 아까 챙긴 지도를 펼친다.) 알이 있을 곳이라면, 하나 뿐이지. 갈까? 크로쉬.
크로쉬 일럼:아, 아까 그 둥지? 그래. 왔던 길을 되돌아가면 되겠지?
스웨인 휘슬러:아, 아까 지도를 발견헀는데 손 대면 움직일 수 있을 것 같아서. 한번 시험해볼까 하는데... (그를 내려다보며 고민에 빠진다. 다른 사람도...되나?)
크로쉬 일럼:그래? 무슨 마법같네. (제법 흥미가 있다는 표정을 지으며) 한번 시도해보는 건?
스웨인 휘슬러:음....그래볼까. 너도 같이 간다면 좋은텐데. (그도 같이 가게 해달라 빌며 지도에 대고 아까 전 새 둥지를 발견헀던 부근에 손을 올린다.)
당신이 원하는 장소에 손을 올리자, 잠시 주변이 빛나는 듯 싶더니 순식간에 둥지가 있던 길목에 도착합니다.
다행히 옆에 크로쉬도 무사히 있네요.
스웨인 휘슬러:(옆에 그가 있는걸 보곤 안도의 한숨을 내쉰 후 아까 전 새 둥지가 있던 곳으로 가본다. 있나...?)
새둥지는 여전히 그자리 그대로 있습니다.
어미 새로 보이는 새는 여전히 보이지 않지만요.
스웨인 휘슬러:(고민하더니 새 둥지에 있던 잡동사니들을 옆으로 살짝 밀어내곤 그 자리에 발견한 새 알을 둔다.)
당신은 둥지 위에 조심스럽게 새 알을 올려둡니다.
어쩐지 있어야 할 곳에 무사히 돌아온 느낌이네요.
스웨인 휘슬러:딱히 변화가 없네. (작게 중얼거리곤 지도를 살펴본다. 자세히보니 아까 그 집 위로 샘이 있는 것이 보인다.) 집으로 가서 거슬러 올라가야겠네. 크로쉬, 다시 이동할텐데 괜찮지?
크로쉬 일럼:응, 뭔가 딱히 영향이 있는 것 같지는 않아. 눈 깜빡이니 여기던데? (괜찮다는 듯 고개를 끄덕인다.)
스웨인 휘슬러:그래, 그럼 이동할게. (아까 보았던 기분 나쁜 집애 손을 올린다.)
원하는 장소에 손을 올리자, 이번에는 모닥불 근처로 다시 도착합니다.
이제 어디로 갈까요?
스웨인 휘슬러:(옆에 난 길을 따라 쭉 올라간다.)
조용한 길을 걷다 보면, 오솔길을 끼고 흐르는 샘을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샘으로 가까이 다가가 살펴보면 수면 위로 머리 위 하늘과 당신의 얼굴이 비칠 만큼 샘은 아주 맑습니다.
당연하겠지만 영혼뿐인 크로쉬의 얼굴은 비치지 않네요.
샘 주변에는 커다란 짐승의 발자국이 여기저기 눈에 띕니다.
모양은 개과 동물의 발자국처럼 보이고…
스웨인 휘슬러:
음, 어떤 동물인지는 정확히 모르겠네요.
크로쉬는 그다지 무서워하는 기색은 아니며 오히려 근처에 커다란 짐승이라도 사는 걸까? 라고 중얼거립니다.
특별히 눈에 띄는 것은 없다 생각할때 즈음
파락파락, 파라라락─
어디선가 저멀리 팔락거리며 종이가 스치는 소리가 들려옵니다.
이런 숲속에서 책을 넘기는 소리가 들리다뇨?
스웨인 휘슬러:....? (종이 넘기는 소리. 그런데, 어디서? 왜? 이상함에 고개를 돌려 소리의 근원지를 찾아본다,)
소리가 나는 쪽을 찾아 살펴보면, 무언가 파드득거리며 날아오고 있는 것을 발견합니다.
저건… 책이네요.
책 한 권이 표지를 날개처럼 위아래로 움직이며 이쪽으로 날아오고 있습니다.
책은 곧장 크로쉬를 향해 날아오지만, 크로쉬는 어리둥절한 표정만을 짓고 있습니다.
심지어 자신을 만질 수조차 없고 그저 관통한다는 것을 알게 되자 표지의 움직임이 시무룩하게 느려집니다.
하지만 이내 당신 쪽으로 쿡쿡, 책 머리로 당신을 찌르며 주의를 끕니다.
스웨인 휘슬러:...........????? (여기와서 놀란건 없다고 생각했는데 날아다니는 책을 보고 있자니 잠시 어이가 없어졌다. 심지어 그에게 관심을 받지 못하자 눈에 띄게 시무룩.......?)
당신이 책에게 반응을 보이자, 책은 페이지를 넘겨 어느 한 곳에서 멈춰섭니다.
스웨인 휘슬러:...? (책을 들여다본다.)
당신은 읽기 어려운 글자의 나열 속에서 겨우 읽을 수 있는 것을 찾아내어 더듬더듬, 페이지를 읽어내려갑니다.
당신이 페이지를 읽고 나면 책은 서둘러 한 페이지를 더 넘깁니다.
하지만 다음 페이지에 적힌 글씨 역시 알기 힘든 문자들의 나열로, 도무지 무엇을 말하고 싶은 건지 알 수 없습니다.
그래도 읽어볼까요?
스웨인 휘슬러:(일단 책이 제게 해코지를 하려는 것 같진 않아 어떻게든 글자를 읽어보려한다.)
당신은 다시 한번 더듬더듬, 천천히 글을 짚어가며 쓰인 내용을 알아볼 수 있는 만큼 읽어봅니다.
당신이 책을 읽고 있는 모습을 옆에서 유심히 들여다보던 크로쉬가 아, 소리를 냅니다.
크로쉬 일럼:스웨인, 책 뒤에 뭔가 끼워져 있어.
스웨인 휘슬러:뒤? (뭔가 끼워져있는 페이지를 찾아 파라락 넘겨본다.)
책은 멋대로 페이지를 넘기는 것이 마음에 안든다는 듯 잠시 몸을 부르르 떨지만 이내 마지막 페이지를 펼쳐줍니다.
크로쉬의 말처럼 책 사이에 끼워진 작은 종이를 발견합니다.
스웨인 휘슬러:이게 뭐지? (책의 진동은 고스란히 무시하며 책을 덮어 옆구리에 끼더니 종이를 펼친다.)
당신이 종이를 펼칠 때, 책은 치욕스럽다는 듯 다시 몸을 떨며 힘으로 빠져나와 허공에서 펄럭거립니다.
뭐... 그건 그렇다 치고.
종이에 적힌 내용은 다음과 같습니다.
어느새 책은 끄트머리부터 바스러지고 있습니다.
책의 움직임이 현저하게 느려지는 게 눈으로도 보이기 시작합니다.
책은 완전히 형체를 잃고 흩어지기 전에 책의 여백으로 글씨를 보여줍니다.
꼭 어린아이가 서투르게 쓴 것 같은 글씨는 시간이 지날수록 흐릿해집니다.
그리고 책은 금세 흰 눈처럼 바스라져 바람 속에 날아가 버립니다.
내리는 눈 속에 파묻혀 흔적조차 찾을 수 없습니다.
스웨인 휘슬러:주인....옷..........(방법을 생각하던 찰나 책이 바스라지며 보여준 글귀에 몸을 굳힌다. 채 감사를 표하기도 전에, 아니, 질문을 표하기 전에 사라져버린 책의 감촉을 손 아귀에서 굴리다 고개를 하늘로 들어 한숨을 푹 쉰다. 하나같이 이렇게....도와달라 빌어놓고 사라지기만 하는지.)
크로쉬 일럼:(하늘을 날아다니던 책이 눈과 함께 섞여 들어 바람에 날아가는 모습을 계속해서 바라보고 있었다. 네 목소리에 고개를 돌려 약히 고개를 끄덕인다.) 응. 가자.
스웨인 휘슬러:잠깐이면 되니까. 얼른 다녀오자. (불현듯 집이 점점 누러지고 있던게 생각났다. 그 집도 이 책처럼 사라질 가능성이 있다면, 얼른 다녀와야한다. 일말의 불안감과 함꼐 지도의 집 부근에 손을 얹는다.)
당신이 원하는 장소에 손을 올리자, 마녀의 집 앞에 도착합니다.
다행히 아직 건물이 무너지지 않은 듯 하네요.
스웨인 휘슬러:(안도의 한숨을 내고는 그를 보며) 얼른 다녀올게. 위험하니까 여기 있어. (그리 말하고는 집 안으로 망설임 없이 뛰어들어갔다.)
마녀의 집 안으로 들어가면 여전히 무너져 내릴 것 같은 낡은 내부가 눈에 들어옵니다.
다행히 아까 전 지하로 향하던 문은 열린 상태 그대로입니다.
스웨인 휘슬러:하아, (한숨을 한 번 더 쉬고는 방 안으로 들어가 걸려있던 로브와.... 책, 그리고 편지까지 챙겨 나온다.)
물건을 챙겨 밖으로 나오면 흰 눈 사이로 대비되는 크로쉬가 서 있습니다.
크로쉬는 어쩐지, 얼굴을 찌푸리며 하늘을 바라보고 있습니다.
당신의 발소리에 고개를 내리며 금세 표정을 고쳤지만요.
스웨인 휘슬러:크로쉬? 왜 그래? (책에 편지를 끼우고 로브로 말다 그의 모습에 고개가 기울어진다.)
크로쉬 일럼:... 아냐, 챙길 건 다 챙겼어? (고개를 저으며) 다시 샘으로 돌아갈거지?
스웨인 휘슬러:(고개를 끄덕이고는 지도을 꺼내 샘 부근에 손을 얹는다.)
지도를 이용해 다시 샘으로 돌아옵니다.
이제 어떻게 할까요?
스웨인 휘슬러:(로브에서 책을 꺼낸 후 로브를 우선 샘 옆에 둬본다. 나오면 좋은거고, 아니라면...몸을 찾은 후 다시 해봐야겠지.)
로브를 샘으로 가져가 주변에 놓아두면 우거진 나무들 사이에서 무엇인가 모습을 드러냅니다.
몸집이 커다란 늑대가 나무를 헤쳐 당신과 크로쉬를 향해 다가와 섭니다.
늑대는 가만히 서서 한 곳을 응시하고 있을 뿐입니다.
바로 크로쉬가 있는 그 자리에 못 박힌 듯 시선을 고정한 채로.
아우우우, 하고 우는 목소리에서 그리움이 묻어난다고 느낀다면 당신은 믿을 수 있을까요?
크로쉬는 조금씩 늑대에게 가까이 다가가 손을 뻗어 쓰다듬으려 해도, 역시나 닿지 못하고 통과하고 맙니다.
크로쉬 일럼:(통과한 손을 바라보며 조금 씁쓸한 표정을 짓다) ...끝이라는 걸 알고 있는거야. 걱정하지마, 스웨인. 늑대는 너를 공격하지 않을거야.
스웨인 휘슬러:(마지막 말에 턱에 힘이 들어간다.) 그건 왜 물어봐?
크로쉬 일럼:... 그걸로, 이 늑대를 찌르면 돼. 아마, 그러면 될 거야. (닿지 않는 손으로 늑대의 털을 어루만진다. 물론 흉내와 다름 없는 행동이었으나) 이 아이도 받아들일 거야.
스웨인 휘슬러:...아니, 그러면 될거라는 이유는 답이 되지 않아. 대답해. 왜?
크로쉬 일럼:... 수호자 늑대에게는 아주 신비로운 힘이 있어. 그의 가죽을 두르면 그 무엇도 널 눈치채지 못하겠지. 이 아이는 날 도와주고 싶은 거야. (고개를 돌려 널 가만히 응시한다.) 이러면 답이 됐어?
스웨인 휘슬러:(마법의 책 첫장, 수호자 늑대의 영혼을 감싼 가죽은 신비로운 힘이 있다. 그 문구가, 머릿속에 스쳐지나갔다.) ...날 눈치채지 못하기 위해서 저 늑대를 찔러 가죽을 얻어야한다고? 널 위하기 때문에?
크로쉬 일럼:내 몸은 샘 위에 있다고 했지. 아까 내가 가면 안된다고 했던 곳, 분명 그곳일거야. 그러니 그는 우리에게 힘을 빌려주려는 거지. (잠시 입을 다물었다가) ... 사실, 어렴풋이 짐작하기는 했어. 기억이 나지 않지만 아마, 내가 마녀일 거야. 그렇다면 지금까지의 모든 상황들이 납득이 되었으니까. 이 아이의 주인은 오로지 하나, 숲의 주인인 마녀뿐이지.
스웨인 휘슬러:..... (그의 뒷 말엔 저도 에상하고 있던 바이기에 얌전히 들었다. 다만... 주인을 지키기 위해 자신을 찌르라고 하는 동물, 혹은 무언가를 제가 찔러야한다는게 계속 걸렸을 뿐이다. 그를 구하기 위해서라면, 지키기 위해서라면 뭐든 할 것이다. 다만, 이런 형태가 아니라...좀 더...) ...........괜찮겠어? 그 말대로라면 너의 아이잖아
크로쉬 일럼:... 이 숲은, 점점 무너지고 있어. 방금 전 마법서도, 이 수호자의 늑대도 모두 눈이 되어 사라질 거야. (다시 한번 눈이 내리는 하늘을, 아니 흩어지는 숲의 조각들을 올려다본다.) 그렇다면, 나는 이 아이가 바라는 걸 들어줄래.
스웨인 휘슬러:(마른 세수를 한번 한다. 달칵이는 안경 너머로 뿌연 눈이 내린다. 무너져가던 숲, 집. 바스라진 책. 그리고 자신의 의지로 모습을 드러낸 늑대까지. 그래, 사라져가는 이 숲에서 그를 살리고자 발버둥쳤구나. 그럼 자신은 여기서 망설여선 안되었다. 행할 수 있는건 자신 뿐이며 그를 구한다는 결과를 낼 수 있는 것도 자신 뿐이다.)
그 말을 들었는지, 아니면 그냥 문득 고개를 끄덕인 것인지는 몰라도 늑대는 얌전히 고개를 숙입니다.
스웨인 휘슬러:(심호흡을 한번 하고는 늑대를 찌르고자 단검을 들었다. 그리고 말한다.) 고마워. 내가 지킬 수 있게 해줘서. (그리고 찔렀다.)
당신이 수호자 늑대에게 단검을 겨누고 찌르면,
마치 풍선에서 바람이 빠지는 듯이 무엇인가 휙 빠져나가 버리고 그 자리에는 텅 비어있는 가죽만 남습니다.
하늘에서 내리는 눈은 이제 함박눈이 되어 있습니다.
크로쉬는 다시 한번 얼굴을 찌푸리며, 마치 괴로워하는 것 같습니다.
크로쉬 일럼:(괴로운 듯 표정을 일그린다. 몸뚱이가 없는 영혼은, 눈물조차 흘릴 수 없구나.) 스웨인, 나는... 정말로 내 몸을 되찾을 수 있을까. (평소 그의 입에서 나올 것 같지 않은, 매우 약한 문장이었다.)
스웨인 휘슬러:찾을거야. (그리고 그와 반대로, 매우 강한 문장이었다.) 내가 널 위해, 무엇이든 할테니까. 도움을 받은만큼, 널 사랑하는만큼. 나는 널 위해서 무엇이든 할 수 있으니까.
크로쉬는 잠깐의 침묵을 거친 뒤 이내 슬픈 얼굴을 거두고 희미하게 웃어보입니다.
하지만 그것은 울 수 없어서 지은 고육지책일 뿐.
짙게 배어 나오는 슬픔을 숨길 수는 없습니다.
크로쉬 일럼:... 그래, 같이 가자. 마지막까지. 그때까지만이라도 좋아. 나랑 같이 있어 줘. ... 약속해줄래?
크로쉬는 닿지도 않을 손을 내밀어 당신의 손 위로 포갭니다.
당신이 포개어진 그 손을 잡을 수 있었다면, 그래서 크로쉬의 손을 꼭 감싸줄 수 있었다면.
그 손이 얼마나 차게 식었고 손끝은 또 얼마나 불안하게 떨리고 있는지 알 수 있었겠죠.
하지만 당신은 영혼뿐인 크로쉬를 도저히 느낄 수 없습니다.
스웨인 휘슬러:나는, 끝까지 있을거야. 내가 허락된 시간까지. 반드시. (그의 얼굴에서 묻어나오는 짙은 두려움, 불안, 그리고 슬픔까지. 할 수 있다면 그를 끌어안고 달래며 이마에 애정어린 입맞춤을 주었을 것이다. 그러나 자신과 달린 그는 영혼이다. 그래서 해줄 수 있는게 없었다. 그게 못내 가슴이 아렸다.)
당신은 소중한 사람을 구하기 위해
그런 그를 구하기 위해 노력한 이들을 위해
앞으로 나아가야만 합니다.
자, 이제 마지막이겠지요.
모든 것을 되돌릴 시간입니다.
당신은 늑대 가죽을 단단히 둘러쓰고, 동굴 근처로 다가갑니다.
동굴 근처로 다가가면 그 주변을 온통 잡아먹은 듯한 짙은 안개가 눈에 들어옵니다.
특히 동굴 입구에는 멀리서 보아도 확연하게 보이는 검은 안개 때문에 다가가거나 안을 들여다보기도 쉽지 않을 것 같습니다.
스웨인 휘슬러:
당신은 동굴 입구 근처, 조금 떨어진 곳에 안개가 조금 옅은 부분이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그 너머로 희미하게 무엇인가 어른 거립니다.
스웨인 휘슬러:(발소리조차 나지 않도록 천천히, 조심히 다가가 살핀다.)
가까이 다가가서 살펴보면 그곳에 제단이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안개를 헤치고 가까스로 제단으로 다가가면 검은 안개는 덜하지만 그보다 더한 악취가 느껴집니다.
역한 냄새가 온 사방에 가득합니다.
제단 주변을 둘러보면, 발 디딜 틈도 없이 잘려나간 신체들이 썩어가며 악취를 풍기고 있습니다.
절로 구역질이 나는 광경 입니다.
스웨인 휘슬러:
::이성 감소 없음.
악취에 어질한 머리를 붙잡고 미간을 찡그리는 동안, 크로쉬가 급하게 숨을 집어삼키는 소리가 들려옵니다.
크로쉬 일럼:안 돼… 그만둬, 싫어…!!
그 목소리를 따라 제단 위를 쳐다보면, 제단 위에 누운 힘 없는 몸이 보입니다.
...바로, 크로쉬의 몸입니다.
생기라고는 조금도 느껴지지 않는 크로쉬의 얼굴, 감은 눈꺼풀 위로 아주 짙은 검은 안개가 작게 뭉쳐 마치 구름처럼 둥둥 떠 있습니다.
제단 위에 누워 마치 시체 같은 자신의 몸을 본 것이 크로쉬에게는 굉장히 큰 충격이었던 듯, 크로쉬는 괴롭게 고개를 내저으며 온몸을 바들바들 떱니다.
크로쉬가 자신의 공포를 주체하지 못할 때마다 영혼이 제 형상을 유지하지 못하는 것처럼 비틀리고 흐려지며 모양이 흐트러집니다.
스웨인 휘슬러:(예상은 했지만 그의 몸이 재단에 올려져있음에, 누가봐도 제물인 그모습에 저도 모르게 빠드득, 이빨이 갈리는 소리가 입 안에 맴돈다. 당장이라도 뛰쳐나가 데려오고 싶었지만 섣불리 해선 안되는 행동임을 알기에 주변을 보려던 찰나, 그의 모습이 불안정해지는 것을 보고 숨을 삼킨다. 안돼.)
크로쉬 일럼:으, 흐윽, 어째서... 어째서 나인 거야. 어째서, 나는, 나는 아무것도 안 했는데... 스웨인, 제발 돌아와. 모두, 모두가 날... 모두 날 죽이려 해. 스웨인...!! (제 머리를 붙잡고 악에 받쳐 소리를 지른다. 그럴 때마다 영혼이 일그러지고 흐려지며 불안정한 모습을 보인다.)
당신에게는 시간이 없습니다.
이 상태로 있으면, 크로쉬의 영혼이 정말 망가져버릴지도 모릅니다.
스웨인 휘슬러:(그 모습에 정신이 든다. 여기서 고민이라니. 걱정이라니. 지금 그만큼 중요한 것은 그의 몸이다. 뺏기지 않을 것이다. 그 무엇도, 저딴 미친놈들에게 빼앗기지 않고 그에게 돌려줄 것이다. 그러니, 그러니 행동해...!)
제단 위의 크로쉬의 몸을 안아 들면 몸은 사람의 것이라고 하기에는 지나치게 가볍습니다.
몸이라기보다는 정말로 겉껍데기라는 느낌이 듭니다.
제단에서 몸이 사라지자, 주변의 안개가 불온하게 움직이기 시작합니다.
당신과 크로쉬가 함께 그 자리에서 도망치려고 하면 안개도 따라붙는 듯 짙어집니다.
안개, 아니 안개 그 안의 무언가가 두 사람을 잡으려 쫓아오고 있는 듯한 소름 돋는 감각에 문득 뒤를 돌아보면 검고 희끄무레한 것이 동굴 속에서 기어 나와 당신을 붙잡으려 뻗어옵니다.
당신은 필사적으로 도망쳐야 합니다.
쫓아오는 것을 피해 쉼 없이 달려가던 당신의 시야로 무엇인가 휙 날아듭니다.
검은 날개, 재빠른 몸짓
저것은 까마귀입니다.
까마귀는 마치 당신에게 저를 따라오라는 듯 조금 앞서서 날아갑니다.
까마귀를 따라갈까요?
스웨인 휘슬러:(까마귀. 그를 닮은 그 검은 날갯짓에 망설임없이 까마귀를 따라서 뛴다.)
까마귀는 뼈 무덤을 지나 울창하게 자라난 나무들 틈바구니로 거침없이 들어섭니다.
나무에 가려져 길은 보이지 않아도 까마귀의 뒤를 쫓아 달려가면,
당신은 어느 순간 숲에 둘러싸여 탁 트인 라벤더 꽃밭에 당도합니다.
거친 숨을 겨우 진정시키며 뒤를 돌아보면 당신의 뒤를 쫓아오던 것이 더는 보이지 않습니다.
허공에서 흩날리는 눈은 점점 더 거세집니다.
포근한 함박눈이 지치지도 않고 펑펑 쏟아져 내립니다.
이 숲이 온통 눈으로 뒤덮여가고 있습니다.
메마른 숲은 이제 육안으로도 점점 무너져 내리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나무들은 군데군데 부서져 폐허로 변해갑니다.
눈 쌓인 숲, 그리고 라벤더 꽃밭.
당신이 크로쉬의 몸을 고쳐 안고 한숨 돌리며 주위를 둘러보면 이곳은 다른 숲과는 조금 동떨어져 있다는 느낌을 받습니다.
나무에 둘러싸여 들어올 수 있는 길은 보이지 않고 라벤더 꽃은 넓게 펼쳐져 피어 있습니다.
그때 크로쉬는 마치 어디론가 이끌린 듯이 홀로 걸어갑니다.
크로쉬가 향한 곳은 꽃밭의 중앙, 꽃이 짓눌려 움푹하게 패인 자리에 누군가가 쓰러져 있습니다.
위로 소복하게 쌓인 눈 때문에 누구인지는 알 수 없지만 크로쉬는 쓰러진 사람의 곁에 무릎을 꿇고 앉습니다.
크로쉬 일럼:... 스웨인.
크로쉬가 작게 중얼거린 것은 분명 당신의 이름
스웨인 휘슬러:.................(입술을 저도 모르게 물었을지 모르곘다. 입술에서 뜨거운 것이, 흘러 흐르는게 느껴졌으니 말이다. 하지만 그건, 당장에 신경쓰일 것이 아니었다. 이런 곳에, 소복하게 쌓이도록 움직이지 않는 것. 그건, 떠난자다. 그리고 그 떠난자는, 자신이다. 그가 말했던, 전쟁터로 갔던 자신이다.)
당신은 쓰러진 사람 곁에 크로쉬의 몸을 눕히고 함께 몸을 숙입니다.
눈을 털어내고 마주한 것은, 자기 자신의 얼굴입니다.
닮았다, 라고 하기에는 지나치게 똑같은 얼굴, 똑같은 체형.
그리고 그 위에 가지런히 올려둔 라벤더 꽃 한 다발.
... 그래요.
당신은 기억할 수 있었습니다.
마녀인 크로쉬의 부름에 이 숲에서 눈을 뜨고, 그가 바라던 재료를 가져다 준 것을.
그리고 이 라벤더 꽃밭에서 자신을 만난 것을.
그가 소중히 간직한 마음을, 마녀에게 건네준 것을.
그 모든 것은 꿈이 아니었습니다.
거짓도 아니었습니다.
낡아빠진 상의의 벌어진 옷깃 사이로 드러난 목에는 가는 자국이 남아 있습니다.
아주 오랫동안 무언가를 목에 걸고 있었던 탓에 생겨버린 흔적이겠지요.
크로쉬 일럼:(그의 얼굴을 가만히 내려다보다) ... 사실, 중간부터 너는 내가 알고 있던 스웨인이 아닐 거라고 생각했어. 나는 제법 머리가 좋으니까 말이야. (하하, 작게 웃다가 입술을 굳게 다문다.)
아무것에도 닿을 수 없는 영혼은 눈물을 흘릴 수 없어 안에 고여 들게 내버려 둬야만 합니다.
크로쉬는 괴로운 얼굴로 눈시울을 붉히기만 합니다.
혼자서는 아무것도 할 수 없는 힘없는 영혼만으로는 눈물을 흐리며 엉엉 울 수도 없습니다.
크로쉬의 몸, 겉껍데기는 여전히 창백한 안색으로 눈을 감고 있습니다.
그 표정은 차라리 평온해 보이기까지 합니다.
크로쉬 일럼:스웨인이 돌아오기를 기다리고 또 기다렸어. 신따위는 믿지 않았는데, 매일 밤 스웨인이 무사하기를 기도하고 또 기도했어. 그런데, 스웨인이 돌아오기도 전에 죽어버렸지 뭐야.
크로쉬는 죽지 않고 몸을 잃었던 것이 아닙니다.
이미 죽은 육신 대신 억지로 붙잡아 놓은 영혼 위에 억지로 되살려낸 몸을 겉껍데기로 삼아 둘러쓰고 살아왔습니다.
크로쉬는 닿을 수 없는 마녀의 당신, 쓰러진 당신의 몸에 자꾸만 손을 뻗고 쓰다듬으려 애씁니다.
크로쉬 일럼:그래, 스웨인이 날 버릴리 없었는데... 스웨인이, 약속을 어길리 없는데... 내가, 내가 너무 늦게 찾아왔지. 너를 너무 오래 미워해서, 미안해...
버석하게 마른 싸늘한 몸.
울고 싶어도 사무치는 감정을 밖으로 꺼낼 수 없는 영혼.
당신은 이제 선택해야 합니다.
단검으로 영혼을 찔러 크로쉬를 제물로 바치거나, 혹은 크로쉬에게 몸을 돌려주고 자신의 우주를 포기하거나.
스웨인 휘슬러:(이미 알고 있었다. 곳곳에서 봤던 책들에게서, 그리고 꿈 속에서 보여준 것들이 그가 마녀라고 입을 모아 소리치고 있었다. 단지, 헷깔렸을 뿐이다. 이곳의 자신이 어째서 없었는지. 왜 그가 이리 되도록 내버려뒀는지가. 그런데, ....그런데. ...아, 이제야 기억이 났다니. 멍청해도 유분수였다. 어떻게 잊었을까. 나는 그를 알았다. 그를 도왔다. 그에게 인사를 건넸다. 그리고 돌아왔다. 내가 매일 아침 사랑을 인사하던 '그'에게로. 고작. 고작 그 정도의 시간이 뭐라고 널 또 잊었을까. 나를 잃고 힘들어하던 너를. 내가. 바보같이 잊어 이렇게 힘들게 돌게 했다.)
크로쉬 일럼:(들려오는 목소리에 다시 한번 고개를 들어 널 바라본다. 자신이 사랑했던 스웨인. 어느 날, 돌연 내 앞에 나타난 스웨인. 그리고, 내 짙은 증오를 눈처럼 녹여낸, 새하얀 그를)
스웨인 휘슬러:.....나는, '너'를 사랑해.... (눈물이 흐른다. 아, 네가 날 미워하지 않으면 좋겠다.) '너'를 선택하면 돌아가지 못 할걸 알아. 하지만, 내가 어떻게 '널' 그들의 사리사욕에 찔러 바치겠어. 감히, 내 사랑을 시험하려 든 멍청한 놈들에게 '너'를 주겠어. 나, '너'에게 몸을 돌려주고 남을게. 네가 알던 스웨인과는 달라서 힘들지도 모르지만...허락해준다면 남아서 '널' 지켜주고 싶어. 그대로 돼?
당신이 크로쉬에게 몸을 돌려주겠다고 말하자,
크로쉬는 괴로운 듯 얼굴을 찡그리고 다시 고개를 숙였다가, 복잡한 감정이 전부 스쳐 지나간 후에야 애써 웃으며 고개를 듭니다.
크로쉬 일럼:...진심이야?
스웨인 휘슬러:나, 너도 '너'도 사랑해. 그러니까 지킬거야. 이기적인걸 알아. 하지만...지킬거야. 내 사랑은 이런거야.
당신의 말에 크로쉬는 오랫동안 눈을 감았다가 천천히 떠보입니다.
그 역시 마음을 정했다는 듯이.
크로쉬 일럼:...로켓 목걸이, 아직 가지고 있지. 내 몸에 걸어줘.
스웨인 휘슬러:(고개를 끄덕이곤 품에서 목걸이를 꺼낸다. 제 품에서 따뜻해진 목걸이를 꺼내어 차갑게 식은 그의 목을 살풋 들어 걸어준다.)
당신이 크로쉬의 말대로 로켓 목걸이를 크로쉬의 목에 걸어주면 크로쉬는 자리에서 일어나 자신의 몸으로 다가갑니다.
로켓 목걸이 위에 손을 올리고 영혼이 속삭이며 주문을 외우자 영혼은 점점 몸 안으로 스며 들어갑니다.
흰 눈 속에서 밝은 빛이 비치자 당신은 저도 모르게 눈을 감습니다.
다시 눈을 뜨면 영혼은 사라지고 크로쉬, 아니 마녀가 손가락을 움찔거리다 상체를 일으킵니다.
되살아난 마녀는 가장 먼저 곁에 누운 시신의 손을 잡고 이마에 입을 맞춘 뒤에 완전히 일어섭니다.
마녀:네게 감사를 표할게, 스웨인. 날 여기까지 데려다주고 게다가 내 몸까지 찾아줬어. 그리고... 너는 날 위해 나 또한 사랑한다고, 지키겠다고 했지.
마녀는 당신의 손을 맞잡습니다.
영혼과 몸이 완전히 결함하였음에도 마녀의 손은 여전히 차디찹니다.
당장이라도 손이 바스러지지는 않을까 하는 허황환 생각마저 들 정도로 유약하게만 느껴집니다.
마녀는 당신의 따뜻한 손을 만지작거리다 고개를 들고 당신을 마주 봅니다.
마녀:굳은 다짐을 했던 것 같지만, 미안하게도 너는 이제 돌아갈 시간이야! 너는 네가 있어야 할 곳으로 돌아가야 해. 그곳에도 네가 사랑하는 '내가' 있잖아.
스웨인 휘슬러:......그럼, 그럼 너는... (눈물이 속절없이 흐른다. 불현듯 알고 있었다. 그가, 자신을 돌려보내리라고. 그때 보냈던 것처럼. 비슷하게 떼어놓으리라 생각은 헀지만 이렇게...이렇게.....)
마녀:(자신과 다르게 따뜻한, 산 자의 온기를 품고 있는 입술이 맞닿는다. 숨결을 교환하고, 마치 자신이 여전히 살아있음을 착각하게 할 정도로. 그거 알아? 나는, 지금 제법 행복하다는 것을.) 넌, 나의 스웨인이 아니지만 그래도 기뻐. 다른 우주에서도 너는 변함없이 날 사랑한다는 것이 증명되었잖아? 그렇다면 나는 그걸로 만족해. 질리도록 들은 그 말을 어떻게 잊을 수 있겠어! (그리 말하며 환하게, 진심이 담긴 미소가 피어오른다.)
당신의 손을 꽉 쥐고 마녀는 다시 한번 눈을 감고 천천히 주문을 외웁니다.
이계의 언어는 말이라기보다는 바람 소리처럼 귓가를 스치듯 흘러갑니다.
하얀 눈송이가 바람결에 소용돌이치며 빙글빙글 돌아가고 발 따뜻한 봄의 온기가 느껴집니다.
당신은 자신을 바라보는 마녀와 시선을 맞춥니다.
마녀는 입 모양으로만
'안녕'
이라고 인사하고,
당신은 순식간에 당신은 정신을 잃습니다.
… …
…
… ...스웨인, 스웨인!
들려오는 익숙한 목소리에 천천히 눈을 뜹니다.
꿈을 얼마나 길게 꿨는지, 머리까지 지끈 지끈하는데 어깨로 닿는 부드러운 손길에 조금 나아지는 것 같습니다.
눈을 뜨고 주위를 둘러보면 이곳은 조용한 4인실 병실.
시간은 당신이 잠들었던 때로부터 얼마 지나지 않았습니다.
그 짧은 시간 동안 이렇게 오래 꿈을 꾸다니, 어지간히 피곤했던 모양입니다.
과로로 쓰러졌던 크로쉬는 언제 깨어났는지 침대에서 일어나 당신의 어깨와 머리를 쓸어주고 있습니다.
크로쉬의 따뜻한 손에 눈송이가 묻어나 녹아내립니다.
크로쉬 일럼:일어났어? 어딜 다녀왔길래 이렇게 눈을 잔뜩 묻히고 왔어. 이거 정말 눈이야?
스웨인 휘슬러:(그와는 다른 그 온기에, 그 말투에, 눈물이 다시 흐른다. 그의 말에 웃으며 말했다.) 응. 나를 기다린 너의 흔적이야.
크로쉬 일럼:...? 잠깐, 왜 울어? 그리고 그건 또 무슨 말이고? (갑자기 눈물을 흘리는 것에 당황한듯 두 눈이 동그랗게 떠진다. 몸을 틀어 그의 머리를 끌어안으며) 울 정도로 놀란 거야? 내가 잘못했으니까 울지마. 더 못생겨진다?
스웨인 휘슬러:......싫어, 울래. 울거야. (그를 품에 안고 결국 시야가 희뿌옇게 변하도록 운다. 그 모습이 새하얗게 눈이 내리던 그 숲속같아 더욱이 소리높여 운다. 그가 울지 못했던만큼 울고 싶었다. 그리하여 슬픔을 덜어줄 수 있다면, 저 스스로가 눈물로 변해 녹아버릴지언정 울어주었을 것이다. 아, 신이시여. 제발 그가 힘들지 않도록, 그 누구도 그에게 마수를 뻗지 않게 하소서.)
넘치는 감정을 주체할 길이 없어 당신은 크로쉬를 확 끌어안습니다.
영문 모를 얼굴로 눈을 깜빡이던 크로쉬는 당신을 말없이 마주 안아줍니다.
당신은 돌아왔습니다. 사랑하는 크로쉬의 곁으로.
그러니 마녀도, 마녀가 사랑했던 마녀의 당신에게로 돌아갔을 것입니다.
두 사람이 다시 만나 사랑할 수 있는 그런 우주로 떠났을 거예요.
그런 확신이 듭니다.
[END 1. 스웨인이 크로쉬에게, 사랑과 존경을 담아.]
스웨인 휘슬러 생환
마녀 로스트










그럼 뭐 하고 놀까? 원하는대로 맞춰야지. (결연한 얼굴!)





크로쉬!!!!!!!! (비명같은 목소리로 그에게 달려들어 그를 품에 안고 흔든다) 크로쉬, 내말 들려? 괜찮아? 어?




기준치: | 70/35/14 |
굴림: | 77 |
판정결과: | 실패 |

기준치: | 70/35/14 |
굴림: | 28 |
판정결과: | 어려운 성공 |

내가 널, 얼마나 다시 만나고 싶어 했는지 알아? 이제 정말로 돌아온 거지? (천천히 네쪽으로 다가간다.)


기준치: | 70/35/14 |
굴림: | 2 |
판정결과: | 극단적 성공 |







표지판
몇 개가 듬성듬성 꽂혀 있고 표지판은 대부분 낡고 칠이 벗겨져 있거나 군데군데 부서져 있습니다.길 바로 옆에 있는 표지판
만이 성한 형태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침대
하나뿐입니다.
기준치: | 70/35/14 |
굴림: | 44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그를 말로 다독이고는 침대로 조심히 다가가 살핀다.)

기준치: | 70/35/14 |
굴림: | 73 |
판정결과: | 실패 |

rolling 1d3
(
)
1
1


크로쉬? 잠, 어디, 어디갔어? 크로쉬? (놀라 주변을 급히 살핀다.)



(그리곤 문을 열었다.)



(그러나 그의 말을 무작정 부정하고 싶진 않아 잠시 고민하다 그가 가리키는 곳의 벽을 손으로 쿵쿵 두드려본다. 울리면 공간, 아니면 벽. 그 간단한 방법이 있지 않은가.)














침대
와 책이 꽂혀 있는 책장
, 그 옆으로는 옷걸이
하나가 놓여있습니다.
(*다가갔다)
로켓 목걸이
가 놓여있습니다.








기준치: | 65/32/13 |
굴림: | 57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검은 표지에 녹색 눈이 그려진 책
과 책들 사이에서 편지 한 장
을 찾을 수 있었습니다.

기준치: | 5/2/1 |
굴림: | 3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도저히 생각이, 정리가 되질 않는다. 알지 못했으면 나았을까? 인간은, 깨달았기에 벌은 최초의 인간이 된 것처럼, 자신도 그리 된 것일까? 확실한건 이 상황이 오래가서 좋은게 없다는 것이다.)
(애써 표정을 가다듬으며 책을 자리에 돌려놓고 옆에 있는 편지를 집어들고 읽는다.)







기준치: | 70/35/14 |
굴림: | 33 |
판정결과: | 어려운 성공 |



(* 잠시)




기준치: | 69/34/13 |
굴림: | 77 |
판정결과: | 실패 |

rolling 1d5
(
)
3
3














기준치: | 65/32/13 |
굴림: | 3 |
판정결과: | 극단적 성공 |






돌무덤
을 찾을 수 있었습니다.
기준치: | 65/32/13 |
굴림: | 86 |
판정결과: | 실패 |
쪽지
가 떨어져 있는 것이 보입니다.





기준치: | 65/32/13 |
굴림: | 8 |
판정결과: | 극단적 성공 |




수상쩍은 집
과 그 앞으로 모닥불
만이 타오르고 있습니다.

기준치: | 65/32/13 |
굴림: | 69 |
판정결과: | 실패 |




카드 꾸러미
와 낡은 책
, 지도
, 향을 피워둔 향로
가 놓여있습니다.

기준치: | 70/35/14 |
굴림: | 31 |
판정결과: | 어려운 성공 |

(우선 카드를 내려놓고 낡은 책을 살핀다.)

기준치: | 66/33/13 |
굴림: | 91 |
판정결과: | 실패 |

rolling 1d2
(
)
2
2


기준치: | 65/32/13 |
굴림: | 87 |
판정결과: | 실패 |
(제가 본 길이 맞나 싶어 지도를 들고 다시 살펴본다.)
기준치: | 65/32/13 |
굴림: | 62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이 지도는 탐사자가 탐사를 마친 곳에 한하여 선언만으로 이동할 수 있습니다.

(남은 향로로 다가가 살핀다. 대체 이건 뭐하러 둔거지.)
종말을 막기 위해서는 살아있는 몸과 더불어 이 숲의 주인이자 진실의 눈께서 주신 힘으로 되살아난 영혼을 제물로 바쳐야 한다.
다른 우주에서 온 자여. 이 검을 그대에게 주겠소. 이 검은 위대한 힘을 칼날에 감춘 우리들의 보물.
단검으로 마녀의 영혼을 찌르고 우리에게 바친다면 당신을 원래 살던 곳으로 되돌려 보내주겠다고 약속하리다.


하하. (제 앞에서 걱정하는 그에겐 미안하지만 웃음이 나왔다. 어쩌겠는가. 개소리도 정도껏 해줘야 들어주는 법이다.) 미안, 크로쉬. 향로에서 나오는 향을 너무 가까이서 맡아서 그런가 잠시 정신을 잃었지 뭐야. 이젠 괜찮아.
(그리고 눈동자를 슥 굴려 꿈 속에서 보았던 검이란 것이 있는지 살핀다.)







기준치: | 70/35/14 |
굴림: | 37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기준치: | 70/35/14 |
굴림: | 84 |
판정결과: | 실패 |


(머리를 쿡쿡 찌르는 형태에 어처구니가 없어져 멍하니 보다 두어번 더 찔리고 나서야 책을 텁 잡는다.)






크로쉬, 우리 마녀의 집에 잠시 다녀오자.









... 단검, 가지고 있었지.









(그를 한번, 늑대를 한번 봤다 다시 늑대에게로 시선을 돌렸다 가가간다. 그리고 시선을 내려 마주본다. 그가 알아들을지, 아닌지는 굳이 판단하고 싶지 않았다.) 반드시, 그를 돌려놓겠다. 내 모든 것을 걸어서라도. 그러니, 그 가죽을 내게 빌려줘.



그러니 가자. 네 몸을 찾으러.


갈까?

기준치: | 65/32/13 |
굴림: | 18 |
판정결과: | 어려운 성공 |


기준치: | 64/32/12 |
굴림: | 23 |
판정결과: | 어려운 성공 |


크로쉬, 제발. 안돼. 내가 있어. 그러니까 진정해. 날 봐. 어? (아주 조용히, 눈에 묻힐만큼 작은 소리로 속삭인다. 그를 달래주고 싶다. 제발, 이 불안감을 씻어내고 싶다.)


(생각이 떨어짐과 동시에 제단으로 뛰쳐나가 그의 몸을 품에 안는다. 차갑게 식은 몸은 축 늘어진채 품에 안기는 것을 거부했지만 그 모든걸 무시한채 그대로 들고 밖으로 뛰었다.)



(말없이 그 광경을 보다 조심히 다가온다. 사박사박, 산자가 빈 몸을 들고 와 시신과 영혼의 곁에 다가온다. 눈과 함께 밟힌 라벤더의 향기가 코 끝에 맴돈다. 그 차가운 적막함을 한참이나 바라보다 소복하게 쌓인 눈 옆에 그를 내려놓는다. 그리고 옆에 주저앉은 그를 봤다, 소복하게 쌓인 눈을 천천히 치워준다. 그가, 자신을 볼 수 있도록.)

... 우린, 아주 어렸을 때부터 알고 지냈거든. 이 숲에는 아주 옛날부터 마녀가 산다는 소문이 돌아서 아무도 오지 않았어. 난 항상, 나를 괴롭히는 어른들을 피해서 여기에 숨었지.
(고개를 돌려 이번엔, 너를 바라본다.) 너는 모르겠지만, 나와 스웨인은 여기서 처음 만났어. 여기서, 우리는 어른이 되어도 항상 함께 하자고 약속했지. 그런데, 전쟁이 일어난 거야.
... 스웨인은, 어쩔 수 없이 전쟁 때문에 마을을, 그리고 나를 떠나야만 했어. 떠나기 전에 스웨인은 나와 한 가지 약속을 했어. 그게 바로 그 로켓 목걸이에 대한 거야. 절대 벗거나 몸에서 떼어놓지 않겠다고.
그리고, 다시 돌아오겠다고. ...살아서, 반드시 내가 있는 곳으로.

그리고... 되살아났어. 섭리를 벗어나고 용서받지 못할 일이라는 걸 알았지만 그때는 그럴 수밖에 없었어. (제 주먹을 세게 그러쥐며) 너무 미웠으니까, 나를 제물로 바친 사람들, 나를 버리고 돌아오지 않는 스웨인, 스웨인이...
... 그래, 이제는 확실히 기억 나. 내가 마녀였어. 내가 몇백 년 동안 천 명이 넘는 사람을 죽인.


............하하....... (기억이 난다. 마녀의 비명소리. 죽은 자의 비통함. 그 모든게...기억이 나자 귓가에 목소리가 스친다. 단검으로 마녀의 영혼을 찔러라. 그리하여 바친다면 살던 곳으로 되돌려주겠다. 그리 말했다. ....하하. 어떡해. 나 어떡해, 크로쉬. 나는....) 이토록 나약해서, 둘 다 구할 수 없어. ...어떡해. 정말, 어떡해....너도, '너'도 다 구하고 싶은데...나는, 내가...할 수 있는게 하나 뿐이야. (그리고 결과도 하나 뿐이다. 당연하지 않은가. 다른 세계라한들 눈 앞에 있는 그도 크로쉬다. 제가 사랑하는 크로쉬 일럼.)
...네가, 날 너무 미워하지 않았으면 좋겠어. (이 모든게 꿈이었으면 좋겠다. 제 눈 앞의 연인들도 살아있고, 저도 이 설원이 아닌 제 가게에서 눈을 뜨는 그런 세계를 바랬다. 이루어질 수 없는걸 알면서도.)
...크로쉬. 크로쉬 일럼, 나 봐봐.








내가 여기서 꿈 통로를 닫으면 너와 네 우주는 안전할 거야.

(잠시 망설이더니 그의 손에서 제 손을 뺀다. 의아해하는 그에게로 손을 뻗어 그를 품에 안는다. 아, 제발. 그가 행복하길. 바보같은 저를 대신해 빌었다. 빌고, 또 빌며 몸을 떼어내고 그의 입술에 입을 맞췄다.) 나는, '네' 스웨인이 아니야. 하지만, 허락한다면. 이렇게라도 네게 내 사랑을 대신해서라도 전하고 싶었어. 사랑해 크로쉬. 정말, 내 마음 깊이 사랑하고 있어 크로쉬 일럼. 그걸 잊지마. 알았지?

자, 이제는 정말 돌아갈 시간이야. 저 너머 또다른 우주에서 나를 만나러 온 스웨인 휘슬러. 부디, 그 우주에서는 너와 내가 행복하기를 진심으로 바랄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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