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웨쉬

클리셰 SF 세계관의 크리쳐는 그어그어하고 울지 않는다 -TFR-

by 블데 2025. 3. 16.
 
세션카드 : 티라노 / 트레틀 :

클리셰 SF 세계관의 크리쳐는

그어그어하고 울지 않는다

 

- TFR -

 

청서 (@Team_Laputa)

 

Date. Play Time Ending Play Link
2024.11.16 9:00 END 트위터

 

KPC . 크로쉬 일럼

PC . 스웨인 휘슬러

 

 

이하 시나리오 플레이 본문

 

 

 

 
크리그어 3
 
 
“저기요, 괜찮으세요? 저기요?”
 
같은 사람의 목소리가 몇 번이나 되묻습니다.
 
이런, 너무 얼빠져 있었네요.
 
너무 터무니없는 상황이라 잠깐 넋을 놓고 있었더니….
 
눈앞의 사람은 진심으로 당신을 걱정하는 것 같습니다.
 
스웨인 휘슬러:...아. 아. 아니. 네 죄송합니다. 부르셨나요.
 
멍한 정신을 차리고 보면, 어딘지 평소보다 컨디션이 좋은 것 같습니다.
 
아니, 지금은 이게 중요한 게 아니죠.
 
말을 걸던 사람은 잡으라는 듯이 손을 내밀고 있습니다.
 
행인: 왜 이런 곳에 누워 계신지 모르겠지만 날씨가 추우니 일어나는 게 좋을 것 같아요.
 
스웨인 휘슬러:...네, 감사합니다. (생각해보면 길 한복판에서 이러고 있었구나. 눈 앞의 이해가 안되는 현실은 둘째치고 일단 일어나는게 맞겠구나 싶어 행인의 손을 잡는다.)
 
행인: 정신을 차린 것 같아 다행이네요. 아무리 죽은 사람이 돌아온다고 해도 아픈 건 똑같으니 몸이 안 좋으시다면 병원에 가보시는 게 좋겠어요.
 
스웨인 휘슬러:네?
 
스웨인 휘슬러:죽은 사람이라니요?
 
행인: 어… 네.
죽은 사람은 장례로부터 1년 후에 돌아오는 게 당연하잖아요?
 
스웨인 휘슬러:.................. (할 말을 잠시 잊고 멍하니 있는다. 죽은 사람이 돌아온다니 그게 뭔 소리야?)
 
This message has been hidden.
 
스웨인 휘슬러:(내가 죽은지 1년만에, 크로쉬가? 아니, 크로쉬가 맞나?)
 
……이 세계는 도대체 어떻게 돌아가는 건가요?
 
지금 당신이 죽은지 얼마나 지났죠?
 
모르겠습니다. 지금 당신의 수중에는 날짜를 확인할 물건이 없으니까요.
 
눈앞의 사람에게 물어보는 방법도 있을 것 같습니다.
(그래, 눈 앞의 사람에게 물어보자. 고개를 두어번 흔들곤 행인을 보며 입을 열었다.) 혹시 오늘 날짜가 어떻게 됩니까. 년, 월, 일 전부요.
 
행인: 네? 그거야….
 
행인은 휴대용 전자기기로 연도와 날짜를 확인하더니 당신에게 알려줍니다.
 
오늘은 당신이 죽은 날로부터 정확히 100년 후입니다.
 
스웨인 휘슬러:................................................허. (넋빠진 소리가 아주 자연스레 흘러나온다. 100년? 100년이라고? 이게 대체 무슨 소리야. 1년만에 돌아온다더니 100년은 뭐고, 그럼 그동안 크로쉬는 뭘......)
(설마.)
 
행인: 이만 가봐야겠어요. 오늘은 죽은 아내가 돌아오는 날이거든요.
 
행인은 고개를 숙여 인사를 건네고는 다시 걸음을 재촉합니다.
 
죽은 사람이 돌아오는 세계.
 
100년동안 늙지도 죽지도 않는 크로쉬에 관해선 어떠한 의문도 품지 않는 세계.
 
그야, 이 클리셰 SF 시나리오는 죽은 사람도 돌아오는 세계관이 되어버렸거든요.
 
::핸드아웃 〔100년 후의 세계〕공개
.................(멀리 떠나간 행인에게 감사인사도 하지 못할 만큼 넋을 빼놓고 서 있다. 눈이 흩날리고 화면에서는 네가 조금 달라진 모습으로 말한다. '이곳'은 내가 알던 곳이 아니다. 그럼, 화면 속의 '너'는 내가 알던 사람이 맞을까?
 
100년 후라면 크로쉬는 어떻게 그때와 똑같은 모습인 걸까요?
 
분명 그때, 마지막으로 본 크로쉬는 분명히…….
 
스웨인 휘슬러:
지능
기준치: 70/35/14
굴림: 39
판정결과: 보통 성공
 
인간이었습니다.
 
아직도 선명하게 기억합니다.
 
관자놀이를 타고 흐르던 피와 당신을 향해 간절하게 뻗었던 손을.
 
스웨인 휘슬러:
SAN Roll
기준치: 70/35/14
굴림: 34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낯선 도시에서 당신은 홀로 서있습니다.
 
마치 당신만 도려낸 것처럼 이질적인, 주변은 이게 마치 일상이라는 듯이 흘러갑니다.
 
어떻게 하는 게 좋을까요… 크로쉬를 찾아가는 방법도 있겠네요.
 
일단 그도 살아있으니.
 
스웨인 휘슬러:아냐, 이럴 때가 아냐. 크로쉬. 크로쉬를 찾으러 가야해. (멍하니 풀려 있던 얼굴은 금세 근육을 당겨 긴장하게 만든다. 이렇게 서 있을 때가 아니었다. 그를 찾아가 이 상황을 물어야한다. 그가 자신을 믿어주지 않을지도 모르지. 그러나 그건, 그의 거주지 앞까지 가서 생각해도 될 문제였다.
 
그렇다면 크로쉬는 어디에 있을까요?
 
스웨인 휘슬러:(그럼 가장 큰 문제. 크로쉬는 과연 어디에 있을까. 주변에 무작정 묻는다고 가르쳐줄 것 같지 않고 대부분은 모르겠지. 그나마 다행인건 죽었다가 살아돌아온다는 특수성 때문에 이 복장으로 돌아다닌들 눈초리를 받을 일은 없을 것 같으니, 도서관 같은 시설에 찾아가서 검색해도 될 것 같다.)
 
일단 전광판에 얼굴이 들어날 만큼 유명 인사라면 어느 정도 정보를 얻을 수 있을지도 모릅니다.
 
스웨인 휘슬러:
관찰력
기준치: 75/37/15
굴림: 42
판정결과: 보통 성공
 
아! 다행히 멀지 않은 곳에 지원센터가 보이네요.
 
시민들을 위한 공익적인 시설인 만큼 도움이 될 지도 모르겠습니다.
 
스웨인 휘슬러:(사안이 사안인만큼 발걸음을 빨리 옮겨 건물로 이동했다.)
 
지원 센터에 들어서면 넓고 쾌적한 시설이 눈에 들어옵니다.
 
로비 중앙 데스크에 응대 직원이 앉아 있습니다.
 
스웨인 휘슬러:(응대직원에게 다가가 입을 열었다.) 저, 실례하겠습니다. 여쭐 것이 있는데요.
 
당신의 물음에 직원은 상냥하게 웃습니다.
 
센터 직원: 안녕하세요! 안전지대 제3 지원센터입니다. 무엇을 도와드릴까요?
 
스웨인 휘슬러:(잠시 고민하더니 입을 열었다.) 자료 조사를 하고 싶은데, 여기 정보 열람실이나 검색실이 어디 있을까요.
 
센터 직원: 저런, 죄송하게도 정보 열람실은 개인 출입이 불가하십니다. 검색실 이용은 가능하십니다! 또한 별도로 필요한 자료를 말씀해 주신다면 빠르게 찾아 제공이 가능한데 어떻게 하시겠어요?
 
스웨인 휘슬러:...(한 번 더 고민. 그러다 입을 열었다.) 아까 들어오는 길에 전광판을 보니 까만 피부에 까만 머리, 그리고 안대를 쓴 남자분이 화면에 나오시더라구요. 그분이 혹시 누군지 아시나요.
 
직원의 눈에 순간 당신을 의심하는 빛이 스쳐 지나갑니다.
 
센터 직원: 네? 크로쉬 님을 모르신다고요? 혹시 기억 상실이라도 오셨나요? 이곳 안전지대의 관리자시잖아요.
 
스웨인 휘슬러:(역시, 크로쉬가 맞구나. 한숨을 작게 쉬곤 무해한 척, 머리를 살짝 헤집으며 말했다.) 아, 죄송합니다. 죽었다 살아났더니 기억에 약간 이상이 생겨 그렇습니다.
 
센터 직원: 저런, 그러셨군요? 정말 드문 일이라고 들었는데 눈앞에서 보니 신기해서 그만…. 크로쉬 님은 안전지대의 전반적인 관리를 맡고 계십니다. 정치를 비롯해 법 제정부터 재판까지 직접 하시죠.
 
기본적인 정치를 비롯해 법 제정부터 재판까지 직접?
 
그건 그냥 독재자 아닌가요?
 
스웨인 휘슬러:............(잠시 헛숨을 삼켰다가 애써 태연한 척 떨리는 손을 주먹쥐며 직원에게 말을 이어했다.) 중요한 분이신건 알겠는데 기억이 도통 나질 않아서요. 저분에 대한 정보 제공을 빠르게 받을 수 있을까요?
 
센터 직원: 음, 크로쉬 님에 대한 정보는 어느 정도 제한되어 있어서요. 좀 더 자세히 알고 싶으시다면 저 건물에 가보시는 건 어떨까요?
 
직원은 도시 중심부에 있는 가장 높은 건물을 가리킵니다.
 
아, 저곳은…….
 
AOC의 건물입니다.
 
센터 직원: 만날 수 있을 지는 모르겠지만 방문 절차를 밟으시고 운이 좋다면 직접 뵐 수도 있을 거예요.
이 정도 도움밖에 드리지 못해 죄송합니다.
 
스웨인 휘슬러:아뇨, 아닙니다. 덕분에 많은 도움이 됐습니다. 수고하세요. (본인이 AOC의 옷을 입고 있지만 이것에 관하여 직원이 신경 쓰지 않는 것을 보아, 크리쳐는 당연하고 AOC도 없는 세계구나 싶어진다. 친절히 응대해준 직원에게 고개 숙여 인사를 하고는 건물 밖을 나섰다. 가야해.)
 
AOC로 가는 길, 당신은 새로운 안전지대의 시민들을 봅니다.
 
안드로이드의 연인이 된 사람,
 
크로쉬를 신으로 모시는 사람,
 
발달된 기술의 힘으로 도움을 받는 사람
 
…….
 
여러 사람들이 있지만 크로쉬의 체제에 반대하는 사람은 없습니다.
 
마치 모두가 반드시 행복해지는 꿈을 꾸는 것 같아요.
 
한층 더 세련된 외관으로 단장한 AOC 건물의 입구로 진입하면, 당연하게도 그 앞을 지키고 선 사람들이 당신을 제지합니다.
 
크로쉬를 만나러 가기 위해서는 이 벽을 넘어야겠죠!
 
어떤 수단을 써도 좋습니다.
.............(잠시 고민. 이전이라면 난장판을 벌였을테지만 그래봤자 좋을건 없으니 앞을 막는 이들에게 물어본다.) 안녕하십니까. 크로쉬님을 뵈러 왔습니다. 방문 절차를 밟는다면 만나뵐 수 있다 안내 받았습니다만.
 
경호원: (약간 귀찮다는 표정) 이렇게 불쑥 찾아온다고 해서 모든 절차가 통과되는 건 아닙니다. 접수 이후 한참 기다리셔야 한다고요. 그래도 된다면 접수 안내를 도와드리겠습니다.
 
스웨인 휘슬러:(작게 웃으며 그의 말에 대꾸했다.) 네, 압니다.
 
경호원: 아시는 분이 이렇게 참…(혀를 끌끌 차며) 저쪽 데스크에서 접수하십쇼.
 
스웨인 휘슬러:아니까 온거죠. 수고 많으십니다. (그러고는 그를 지나쳐 데스크로 향했다.)
 
데스크에는 방문 절차 서류가 형식 상 놓여 있습니다.
 
이 서류가 과연 크로쉬에게 닿을 지 의문이지만... 일단 쓸 수 밖에 없겠죠.
 
스웨인 휘슬러:(형식 상 있어보이는게 뻔한 서류를 한 잡 집어들더니 펜으로 유려하게 글씨를 써나간다. 다행이다. 죽었다 살아온다온다면 크리쳐처럼 온 몸이 제대로 움직이지 않는걸까 걱정도 했지만 손은 이전의 감각이 그대로 느껴지니.)
(전부 적어놓고 이름란에 잠시 펜이 주춤였지만 이내 정갈하게 써내려갔다. 스웨인. 휘슬러라는 성씨는 그에게 나 스스로에 대해 밝히는 순간이 온다면 그때 내미는 카드가 될테니까.)
 
그렇게 서류를 작성하고 있자니, 어쩐지 아까 그 경호원 무리가 소란스럽습니다.
 
몇 차례 이야기를 주고 받는 듯하더니 그 중 젊어 보이는 한 사내가 당신이 있는 쪽으로 걸어옵니다.
 
신입 경호원: 저…
 
스웨인 휘슬러:무슨 일이시죠.
 
신입 경호원: 그게… (제 뒷머리만 긁적이다)
올라오라고 하시네요.
누가.
 
신입 경호원: (기세에 움찔, 몸을 떨다) 그… 크로쉬 님께서 올라오시라고…
 
스웨인 휘슬러:하, (한번 헛웃음을 뱉더니 앞머리를 쓸어올리며 뇌까렸다.) 그렇게 싫어하던 AOC 감시자의 눈과 똑같아졌어, 크로쉬. 어떻게 알았대?
(앞에 서 있는 경호원을 쳐다본다.) 안내하시죠.
 
당혹스러운 표정으로 그들이 당신을 들여보내면, 엘리베이터의 문이 열립니다.
 
당신을 태운 기기는 빠른 속도로 크로쉬가 있는 곳까지 올라갑니다.
 
엘리베이터는 유리로 되어있어 야경을 감상할 수 있습니다.
 
스웨인 휘슬러:
관찰력
기준치: 75/37/15
굴림: 91
판정결과: 실패
 
야경이 눈에 들어옵니다.
 
당연한 소리지만, 100년 후의 미래는 어마어마하게 발전했네요.
 
엘리베이터가 도착하면, 수행원이 당신을 안내합니다.
 
최고층의 가장 안쪽 방, 소장실이 있던 곳은 이제 크로쉬가 차지했습니다.
 
수행원이 문을 열면, 전면 유리창을 향해 돌아선 뒷모습이 낯익습니다.
 
스웨인 휘슬러:(이 곳. 소장실. 우리를 괴롭혔던 그 멍청이들이 살던 곳을 네가 차지했구나. 그렇게 싫어하더니. 그리 생각하며 올라온 층에서 보이는건 낯익은 뒷모습. 각오하고 온 곳이다만, 그 모습을 보자니 숨이 들이삼켜진다. 그 자리에 못 박힌듯 서서 바라만 보고 있었다.)
 
인기척을 느낀 듯 천천히 돌아보는 크로쉬의 얼굴에는 화면과 똑같이 안대가 자리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100년이라는 세월은 정말 실감 나지 않습니다.
 
그야, 당신과 크로쉬는 이렇게나 그때와 똑같은 모습으로 서로를 응시하고 있는걸요.
 
잠시간의 침묵, 크로쉬의 표정을 읽기 어렵습니다.
 
크로쉬 일럼:스웨인 휘슬러.
 
크로쉬는 낮게 당신의 이름을 읊조립니다.
 
자리에서 천천히 일어난 그는 당신에게 다가와
 
당신의 팔을 붙잡습니다.
 
여전히 그는 표정을 읽기 어렵습니다.
 
가느다란 머리카락 몇 가닥이 그의 이마를 타고 내려오나 싶더니, 안대 위에 안착합니다.
 
가려지지 않은 검은 눈망울이 부드럽게 호선을 그립니다.
 
크로쉬 일럼:정말 보고 싶었어.
 
스웨인 휘슬러:....................크로쉬 일럼. (사실 그리움보다는 당황스러움이 더 크다. 그도 그렇듯 나는 그에게 작별을 고했고 그대로 사라졌다. 그게 끝이었다. 그러고 다시 눈을 떴을 땐 여기였지. 그러니 나는 너를 봤다는 재회의 반가움보다, 네가 과연 내가 알고 있는 사람이 맞을까에 대한 의문이 더 먼저 들어버리는 것이다. 아주 배은망덕하게도.)
....네가 크로쉬라고?
 
크로쉬 일럼:(이어지는 말에 까딱, 고개가 천천히 기울어진다. 무슨 당연한 것을 물어보냐는 듯이.) 그럼, 내가 크로쉬 일럼이 아니라면 무엇이겠어? 보자마자 하는 말이 내 존재를 의심하는 말이라니 이거 참. 그러는 넌 네가 스웨인 휘슬러라고 증명할 수는 있어?
 
스웨인 휘슬러:글쎄. 다른건 몰라도 내가 어떻게 네 눈 앞에서 사라졌는지 정도는 말해줄 수 있지.
(마른 세수를 한 번. 얼굴을 덮은 손 아래서 힘없는 목소리가 흘러나온다.) 나는 그렇다쳐도 너는 이게 꼴이 뭔데.
 
크로쉬 일럼:그래? 나는 네가 사라질 때 나한테 남긴 마지막 말이 무엇인지 말해줄 수 있는데. 이러면 되나? (빙긋 웃는 얼굴이 속내를 알 수 없다. 팔을 붙잡고 있던 손을 움직여 슬며시 손을 그러잡는다.) 오느라 힘들었을 것 같은데. 우선 식사라도 할까? 자세한 이야기를 듣고 싶은 것 같은데. 무거운 이야기를 하기엔 여긴 너무 삭막하잖아.
 
스웨인 휘슬러:....................(속이 복잡했지만 그를 거부할 힘도 없었다. 단지 할 수 있는 말이라고는) 물 좀 줘. 배 안 고프니까. (밖에 없었다. 사실 술이라도 하고 싶었건만 자칭 오랜만에 만난 그의 앞에서 술에 취한 모습을 보여주고 싶지 않았으니까.)
 
크로쉬 일럼:그럼 식당으로 가자. (그대로 네 손을 잡아 끌어 소장실 밖으로 나선다. 네 의견은 상관 없다는 듯.) 있지. 네가 없던 사이에 여러 가지로 일이 있었어. 어떤 일이 있었을 것 같아?
 
스웨인 휘슬러:................글쎄. 하나도 모르겠네. 네 말대로, 나는 그 동안 없었으니까. (아, 뭘까 이 불쾌함. 왜 네가 네가 아닌 것 같을까.)
 
두 사람이 식당에 들어서면 새하얀 테이블보가 깔린 직사각형 식탁 위로 섬세하게 세공된 은색 식기들이 하나둘 올라갑니다.
 
따뜻한 수프와 바게트, 소스와 아스파라거스가 어우러진 폭립 스테이크와 풍미가 훌륭한 와인까지!
 
접시마다 담긴 음식은 전부 식욕을 돋우는 것들뿐입니다.
 
그러고 보니 식사를 꽤 굶은 것 같아요.
 
기억이 하나도 안 나는 탓인지도 모르겠지만, 마지막으로 무언가를 먹은 게 언제인지 모르겠습니다.
 
크로쉬는 포크와 나이프로 스테이크를 썰며 먼저 식사를 시작합니다.
 
접시가 가볍게 눌리며 테이블 시트가 약간 구겨집니다.
 
디너 테이블의 끝과 끝, 확실한 거리감 사이에서 입을 먼저 뗀 사람은 크로쉬입니다.
 
크로쉬 일럼:(손에 들고 있던 나이프를 가볍게 지휘하듯 흔들며) 어디서부터 말해야 할까─. 그래, 벌써 100년인가?
네가 목숨과 맞바꿔 지킨 안전지대는 내가 보호하고 있지. 네 유지를 이어받을 사람이 내가 아니면 또 누가 있겠어? 하하, 네게 영웅 심리라는 게 옮은 거려나?
이 세계에서는 아무도 굶지 않고, 아무도 외로워하지 않고, 아무도 죄를 범하지 않아. 오로지 내 통제와 계산으로만 굴러가고 있으니까. (끼기긱, 고기를 썰던 나이프가 길게 접시를 긁어내며 소음을 만든다.)
… 아, 물이 마시고 싶댔지?
 
크로쉬의 손짓에 따라 웨이터가 당신 앞에 놓인 잔에 물을 따릅니다.
 
크로쉬 일럼:그래서 지금까지의 이야기 중 궁금한 점은?
 
스웨인 휘슬러:(식사도, 마실 것도, 하물며 물조차도 입에 대지 않았기에 바짝 말라버린 입을 벌렸다. 아, 정말이지. 난 이러고 싶지 않은데.) 이계의 것이랑 계약이라도 했어? 100년이라고 말하는거 치곤 그대로인데.
 
크로쉬 일럼:아, 그쪽? 뭐, 나는 애시당초 능력이 뛰어났잖아? 과학의 발전이란 무궁무진하니까. 그렇다면 수명을 늘리거나 죽은 사람을 되돌아오게 하는 것 쯤은 어렵지 않지. (빙글, 포크를 돌리더니) 넌 아예 육체조차 남지 않아서 무리였지만?
 
스웨인 휘슬러:크리쳐의 재생 능력을 사람한테 쓰기라도 했나보네. 뭐, 어차피 실험체였고 변질됐으니까 차라리 그랬다면 덜 놀랬을텐데 말이지. (등받이에 기댄 몸의 무게를 의자가 견디지 못하고 작게 끼익 소리를 낸다.) 그런거치고는 안 놀라네.
 
크로쉬 일럼:글쎄, 어땠을까? 그닥 중요한 이야기는 아니니까. (어깨를 가볍게 으쓱인다. 정말 사소한 일이라는 것처럼) 그야 외관은 이렇지만 벌써 100살이 넘었는 걸. 놀라는 것도 웃기지 않아?
그날 네가 몸소 보여준 '숭고한' 희생을 보고 깨달았거든. 나는 이런 세상을 유지하는 것이야말로 내 정의라고 믿어. 네가 가르쳐줬잖아? 평화로운 세상을 위해선 다소의 희생이 필요하다고.
숭고해? 그딴게? 하, 너 정말 크로쉬 일럼이 맞아? 내가 아는 크로쉬였다면 내 멱살을 잡고 뺨부터 후려 갈겼겠지. 보고 싶었다고 속살거리고 테이블 다리가 휠만큼 음식을 내어주는게 아니라 장난하냐고 고함부터 질렀을거야. 나는, 그래. 그래 내 사랑의 정의. 그래. 그건 세상이 아니라 온전히 너를 위한거야. 그렇게 똑똑하다더니 내 행동에서 배운게 이런 독재자의 면모라고?
100넌이 지나면서 진보된게 아니라 퇴화됐네, 너. 네 입으로 희생을 논하고.
 
크로쉬 일럼:(제 앞에서 한껏 자신을 쏘아붙이는 이가 있음에도 여유롭게 와인을 한 모금 넘길 뿐이었다. 탁, 테이블 위로 반쯤 비워진 와인잔을 내려놓으며) 네가 알던 크로쉬 일럼은 그랬겠지. 하지만 널 떠나보낸 후 100년이라는 시간이 흘렀는데 여전히 그대로이길 바라는 건 오만이라고 생각하지 않아? 스웨인 휘슬러. 닿지 않는 이에게 향하는 원망 같은 게 얼마나 부질없는 짓인지 알고 있어? 온전히 나를 위했던 일이라고 속달거려도 네가 날 두고 죽어버렸다는 사실은 변하지 않아.
그런 네 의도를 기억하는 것도 나. 오로지 나뿐. 그렇다면 내 멋대로 변질시켜도 아는 이는 아무도 없다는 거야. 네가 이 안전지대의 영웅으로 불리고 지금도 그렇게 기록되어 있는 것처럼.
 
스웨인 휘슬러:그래, 그건 오만이지. 나는 네게 고정되라고 말한게 아니지만, 그래. 너답지 않다는 뻔하고 고지식한 말이라도 해야할 것 같거든. 그래, 너를 위한 사과를 해야할지 말지 고민이라도 했는데 아니었네. 그것도 오만이었어. 기억이라는건 아는 사람의 것이고 당사자하고는 상관도 없고 나의 행동은 너를 왜곡했으니 내 행동은 부질없어졌구나. 우리 둘 다 서로한테 할 말이라고는 비수를 꽂는 말 뿐이고. 헛짓거리 했어. 정말. 너라도 살라는 말 하나로 네가 AOC의 그 멍청한 늙은이들처럼 변할 줄 알았으면 하지 말걸.
그래. 내 생각보다 빨리 마음을 고쳐 먹은 것 같아 다행이야. 사과를 할 필요가 어디 있어? 너도 필요했으니까 한 일인데. 네 말대로 난 살아 있었고 앞으로도 살아갈 거야. 그게 어떤 형태로든. (다시 칼을 들어 천천히 고기를 썰어낸다. 나이프에 움직임에 따라 덜 익힌 고기에서 핏물이 새어 나온다.) 그럼 스웨인, 마지막으로 부탁 하나만 해도 돼?
 
스웨인 휘슬러:말해.
 
끼익, 접시를 가르는 소리가 한 차례.
 
눈꺼풀이 내려앉는 소리.
 
크로쉬 일럼:그만 좀 찾아와.
img
 
크로쉬 일럼:누누이 말했잖아, ‘소중한 너’를 죽이는 것도 힘들다고.
 
이 타이밍에 크로쉬는 품에서 총을 꺼내 쏩니다.
 
탕─!!!!!!!!!
 
당신이 완전히 의식을 잃기 전에 마지막으로 본 것은 냅킨으로 입가를 닦으며 어딘가에 통화를 거는 크로쉬의 모습입니다.
 
그는 당신에게 조금도 신경 쓰지 않습니다.
 
… …
 
 
 
당신은 거친 호흡과 함께 눈을 뜹니다.
 
깜빡, 깜빡.
 
이곳은 가정집입니다.
 
커튼 위에는 색색의 싸구려 전구가 당신의 눈꺼풀과 함께 깜빡이며 알록달록한 빛을 내고 있습니다.
 
TV에서는 크리스마스 특선 B급 클리셰 SF 영화가 방송되고 있습니다.
 
이런, 주인공은 악당의 계략에 당해 머리에 총을 맞고 죽어버렸네요.
 
“그새 잠들었어? 그거 엄청 재미없나 봐.”
 
머그잔에 담긴 커피를 홀짝이던 크로쉬가 문턱에 기댄 채 조금 웃습니다.
 
뺨에 남은 시트 자국이 선명합니다. 내내 누워있었나 봐요.
 
크로쉬 일럼:슬슬 일어나지? 모처럼 케이크도 사왔는데. 네가 그렇게 기대하던 크리스마스 파티잖아.
 
당신을 재촉하는 목소리가 잠결처럼 몽롱합니다.
 
꿈을 꿨나요, 무슨 일이 있었나요?
 
잘 기억나지 않습니다.
 
문득, 이대로도 있어도 괜찮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요.
 
고개를 돌려 창밖을 보면 눈보라가 휘몰아치고 있습니다.
관찰력
기준치: 75/37/15
굴림: 65
판정결과: 보통 성공
 
당신은 허공에 뜬 눈동자와 눈이 마주칩니다.
 
익숙한 검은색의 눈알은 청색으로 빛나고 있어요.
 
한참 바라보면 천천히 기억의 파편이 돌아옵니다.
 
잘 기억나지는 않지만, 당신에게는 할 일이 있습니다.
 
그때, 크로쉬가 당신의 어깨를 짚으며 머그잔을 내밉니다.
 
크로쉬 일럼:오늘 정도는 쉬어도 괜찮지 않아?
나가면 추워.
있지.
여기 내 옆에 있으면 안 돼?
선물이라거나, 그런 건 괜찮으니까. 그냥 이렇게 옆에 있는 것으로도 충분할 거 같은데.
조금 더 내 곁에 있어 주면 안 돼?
..........크로쉬. 크로쉬 일럼. (혀 끝에서 나오는 말은 달다. 무엇하나 먹은 것도 없는데 네 이름을 말하고 너를 바라보면 온 몸이 행복함으로 따스히 채워지는 느낌이 든다. 네가 내미는 머그잔처럼 온 몸을 데워줄 그 온기를 가진 너를 내가 거부할 수 있을리가 없었다. 단, 이게 정말로 내가 아는 현실이라면 그러했겠지. 저 밖에서 인형의 집 안을 바라보는 어린 아이의 눈동자와 같은 검은 눈을 발견하지 않았다면 나는 네 옆에 남았겠지.)
(나는 해야할 일이 있었다. 기억나지 않지만 그 해야할 일 역시 너를 위한, 내가 해야만 하는 일일 것이다. 그렇기에 나는 곁에 남아달라는 네게 말했다. 고하듯이, 아주 천천히. 미안함을 담아서.) 미안, 크로쉬. 할 일이 끝나면 그때 돌아올게. 여기 있을게.
너랑 크리스마스 파티도 하고 케이크도 먹고 시시한 영화를 보면서 웃을게. 그러니까.... 밖에 좀 다녀올게. 그래도 될까?
 
크로쉬는 약간 쓸쓸한 표정으로 소파 옆자리에 앉습니다.
 
푹신한 소파에 잠기 듯 기댄 그는 천천히 눈을 감으며 읊조립니다.
 
크로쉬 일럼:분명 후회할 텐데. 아주 많이 아플 거고, 아주 많이 괴로워질 거야. 너는 최선을 다했잖아. 이제 도망쳐도 될 거고, 쉬어도 괜찮을 거야.
너도 이제 알잖아. 모두 행복하게 살았다는 결말은 멀어진 지 오래라는 걸. (고개를 돌려 네 눈을 올곧게 마주한다. 네 기억 속 남아있는 그 모습 그대로, 정말 현실처럼.)
넌 뭘 위해서 싸우는 거야?
 
스웨인 휘슬러:나는, 널 위해 싸워. 너와 있을 이 세계를 위해서 싸워. 세계를 위해서가 아니라, 너와 있기 위해서. 그렇기에 싸웠고 지켜내왔어. 이제와서 도망치고 싶지 않아. 쉬고 싶어 나도. 어떻게 싸우기만 하곘어. 그렇지만... 이대로는 안돼. 그런 기분이 들어. <그리하여 모두 행복하게 살았습니다> 라는 말은 동화책에서나 쓸 법한 말이지 현실은 달라. 우리는 어제를 살아왔고 지금을 살아가며 내일을 살아갈거야.
너와 같이.
 
100년 후, 크리쳐는 사라졌지만, 세계는 이전보다도 기이해졌습니다.
 
크로쉬는 이상해졌고, 기억은 여전히 엉망진창입니다.
 
소중했던 건 하나도 남지 않았어요.
 
그런데도 싸운다면, 무엇을 위한 싸움인가요.
 
이제껏 잘 싸워주었어요.
 
이곳에서 포기해도 괜찮습니다.
 
… …
 
하지만 당신은 포기하지 않습니다.
 
당신은, 그런 사람이니까요.
 
실내의 모든 조명이 일제히 꺼집니다.
 
문 앞의 조명을 제외하고요.
 
소파에 앉은 크로쉬는 당신을 돌아보지 않습니다.
 
지금부터는 오롯이 당신 혼자만의 싸움입니다.
(실내의 조명이 꺼진다. 문 앞의 조명은 이 문을 열고 나가 싸우라고 말하는 것 같았다. 그 문을 잠시간 바라보다 자신을 보고 있지 않은 크로쉬를 본다. 미안, 그리 말하고는 크로쉬의 머리 위로 살풋 입을 맞추고는 자리에서 일어나 문으로 향했다. 싸우는 이유? 당연하잖아. 나는 언제나 그럤어. 너를 위해서라면, 네가 나로 인해 이상해졌다면. 나는 기꺼이 몸을 내던지겠어.)
(성큼 다가간 문의 문고리를 잡고 연다.)
 
현관문은 오늘따라 단단하고 굳게 잠겨 있지만, 당신이 손잡이에 손을 대는 것만으로도 쉽게 열립니다.
 
스웨인 휘슬러:
듣기
기준치: 50/25/10
굴림: 87
판정결과: 실패
 
문고리를 돌릴 때 작은 목소리를 듣습니다.
 
img
 
“잘 다녀와.”
 
… …
 
 
이번에야말로 거센 기침과 함께 눈을 뜹니다.
 
시야가 어둡고, 여긴 정말…….
 
엄청나게 춥네요!
 
누워있는 바닥은 이상하게 불편하며, 퀴퀴한 냄새까지 납니다.
 
어둠에 양 눈이 익숙해지기까지 약간 시간이 걸립니다.
 
익숙해진다고 해도 여전히 팔다리가 무거워 마음껏 움직여지지 않습니다.
 
스웨인 휘슬러:
건강
기준치: 65/32/13
굴림: 68
판정결과: 실패
 
어떻게 해도 안 움직입니다!
 
잠깐, 이거 팔 아닌가요?
 
설마 지금 시체 더미 위에 올라가 있는 건가요?
 
스웨인 휘슬러:
SAN Roll
기준치: 70/35/14
굴림: 57
판정결과: 보통 성공
 
이상하게도 시체는 전혀 부패하지 않았습니다.
 
한참을 몸을 움직이려고 씨름하던 그때,
 
팟! 하는 소리와 함께 손전등 같은 조명이 켜집니다.
 
작은 조명을 든 사람은 무언가를 찾는 듯 시체 더미를 뒤적거리고 있습니다.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당신 앞으로 불빛이 비춰집니다.
 
낯익은 이목구비는 분명히…
 
에보니 그린입니다.
 
에보니 그린: 여기에 있었군요. 상태는 뭐… 안 좋아 보이긴 하네요.
 
작은 중얼거림과 함께 그는 다급하게 당신이 입은 군복의 소매를 걷고 주사 바늘을 쑤셔 넣습니다.
 
저항할 힘도 없는데 말이죠!
 
스웨인 휘슬러:윽, (익숙한 얼굴에 말을 하려해도 혀가 빳빳히 굳어 바라만 보고 있었지만 다급히 들어오는 주삿바늘에 저도 모르게 신음소리를 흘렸다.)
 
에보니 그린: (주사 액이 다 들어가자 악의가 없다는 듯 손을 들어 보인다.) 전 당신 편이에요. 당신을 도우러 왔어요, 휘슬러.
 
그 말을 증명하듯, 뻣뻣하던 당신의 몸에 금세 힘이 돌아옵니다.
 
스웨인 휘슬러:(거샌 바람에 작게 기침을 하며 몸을 일으켰다. 딱히 의심한 적은 없었어도 도움이 되는건 맞아 다행이네.) 윽, 좀 살살 놔주지 그랬습니까 그린. 아무튼, 도와줘서 감사합니다.
 
에보니 그린: 엄살이 심하네요. 아니면 여유가 있는 건지. (피식, 짧게 웃으며 자리에서 일어나 잡으라는 듯 손을 내민다.) 일단 설명은 이곳에서 나간 후 해드릴게요.
둘 다라고 해주시죠. (그의 손을 잡고 몸에 힘을 주어 일어난다.)
 
자리에서 일어나 주위를 보면, 이곳은 산더미 같은 시체의 산입니다.
 
아니, 정말 시체가 맞나요?
 
부패한 흔적은 어디에도 보이지 않습니다.
 
에보니 그린: 길게 설명할 시간은 없지만 일단 상황 파악을 위한 질의응답은 가면서 해드릴게요. 뭐라 설명하기 어려운… 이상한 현상 뿐이죠?
 
스웨인 휘슬러:처음부터 끝까지 뭐하나 제대로 된게 하나도 없긴하내네요. (그를 따라 가며 어깨를 돌리고 팔목을 툭툭 치며 몸을 푼다.)
 
에보니 그린: 아무래도 그렇죠. … 크로쉬는 만났나요? 난데없이 그가 제게 독을 준비하라고 했었거든요.
 
스웨인 휘슬러:만났지. 만났다가 그만 좀 찾아오라면서 총에 맞고 여기 버려졌지만.
 
에보니 그린: 음… 그랬군요. (골치가 아프다는 듯 이마를 짚다) 크로쉬가 원래부터 그런 건 아니었어요. 옹호하듯이 말하는 것 같아 그렇지만 진실은 전해야 겠죠.
휘슬러, 당신이 죽은 이후 크로쉬는 안전지대에서 열심히 살아가려 노력했어요. 도시를 복구하려고 잠도 제대로 못 자고, 그가 가지고 있던 모든 능력을 아낌없이 사용했죠. 하지만… 잘 되지 않았어요.
그 직후 크리쳐도 아닌 인간들에 의한 끔찍한 테러가 일어났거든요.
 
에보니 그린: 그때부터였어요, 크로쉬가 이상해진 게요. 어쩌면 그 전부터 망가져 있었을지도 모르죠. 아무튼, 그는 스스로 안전지대의 관리자를 자처하더니 반대하는 사람들을 하나씩 숙청해버렸어요.
지금의 크로쉬는… 꼭 그가 아닌 것 같죠?
 
스웨인 휘슬러:아닌 것 같은게 아니라 아니야. 내가
내가 그를 망친거지.
 
에보니 그린: … 그건 아니에요. 그가 쉽게 꺾이지 않는 사람이라는 건 저보다 당신이 잘 알잖아요.
크로쉬는 그날 이후로 이상한 힘을 얻었어요. 완전히 폐허가 되었던 안전지대도 하루 만에 수복되더니, 기이할 정도로 빠르게 발전했어요. 죽은 사람을 안드로이드로 만드는 기술 따위 들어보지도 못했고….
그래요. 눈치채셨을지도 모르지만 저는 당신이 아는 에보니 그린이 아니에요. 저도 100년 전 그 싸움에서 당신과 같이 죽었거든요. (빙긋이 웃으며)
 
에보니 그린: 휘슬러. 지금은 마음이 어렵겠지만 이거 하나만 기억해 주세요. 이곳을 구할 수 있는 것도, 크로쉬를 구할 수 있는 것도 당신 뿐이라는 것을.
 
스웨인 휘슬러:그런건 당신이 말해주지 않아도 그럴 생각이었어, 그린.
(마른 세수를 한 번. 다시 또 한번. 손이 내려왔을 때는 어딘가 죽어있던 눈 대신에 또렷히 살아난 눈동자가 앞을 보고 있었다. 그래, 꼭 미개한 인간 하나가 눈 앞의 신에게 대적하던 순간의 눈처럼.)
 
에보니 그린: 당신이 그리 말해줘서 다행이에요. 휘슬러, 한 가지 부탁을 드려도 될까요?
 
스웨인 휘슬러:당신도? 그래, 뭔데.
 
에보니 그린: … 아까 말했던 것처럼 저는 인간이 아니에요. 지금 이렇게 존재하는 건 제 파트너, 나타샤의 소망이었어요. 그는 그때 당시 당신과 같은 크리쳐였기에 죽지 않았거든요.
하지만 나타샤는 제가 살아났기 때문에 더 불행해졌어요. 그래서, 제가 부탁드리고 싶은 건…… 아시겠죠? 저는 제가 에보니 그린이 아니라는 걸 알고 있어요. 하지만 나타샤를 소중히 여기게 되어있기 때문에, 나타샤가 더 고통받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그리고 이건 저만의 의견이 아니에요.
 
에보니가 문 쪽으로 턱짓합니다.
 
에보니 외에도 세상을 떠나지 못한 망자들이 당신의 대답을 기다리며 서성이고 있습니다.
 
에보니 그린: 단순히 지금의 저를 죽이는 것만으로는 안 돼요. 새로운 몸으로 다시 만들어질 테니까요. 중앙 관리 체제를 부수는 것만으로도 과거에 사는 우리는 죽을 수 있어요. 산 자들에겐 미래가 생기는 거죠.
하늘에 뜬 박스를 보셨나요? 그 안에 모든 전력을 공급하는 ‘중앙 관리 체제’가 있어요. 그걸 부숴주세요. 이곳에 맞서 싸울 사람은 남아 있지 않아요.
부탁해요.
 
스웨인 휘슬러:
SAN Roll
기준치: 70/35/14
굴림: 75
판정결과: 실패
 
스웨인 휘슬러:
rolling 1d4
 
(
2
 
)
 
 
=
2
 
SAN -2
 
스웨인 휘슬러:
지능
기준치: 70/35/14
굴림: 2
판정결과: 극단적 성공
 
이 이야기의 내막에 제삼자가 관여되어 있음을 깨닫습니다.
 
당신과 크로쉬를 알고 있고, 말도 안 되는 힘을 부여할 수 있는 자.
 
미고입니다.
 
알아낸다고 해도 당장 거처를 알지 못하니 별수 없습니다.
 
자, 어떻게 할 건가요?
 
이후로 아주 길고, 고통스러운 싸움이 될 수 있습니다.
 
그럼에도 나아가겠습니까?
 
스웨인 휘슬러:(눈을 깜빡인다. 자신부터 에보니 그린, 그리고 죽지 못한 다른 이들까지. 모두가 이 자리에 묶여있다. 뒤로 물러서지도, 나아가지도 못한채, 고장난 시계처럼 영원히 멈춰버린 시간 속에 있었다. 그리고 그런 삶을 만든건 다름 아닌 자신이다. 자신이 이 모든 일의 원흉이었다. 내가 그날 널 그렇게 구하지 않았다면 어쩌면 너는 이렇게 되지 않았을지도 모른다. 그러니 이번에도 응당 내가 가서야 했다. 널 구하기 위해. 이 모든걸 끝내기 위해.)
(나아가야한다. 늘 그리해왔듯. 뭐, 어차피 늘 그랬지 않은가.)
 
스웨인 휘슬러:저는 늘 무언가와 싸우며 살았으니 이제 와 새삼스레 어렵지도 않습니다. 저는, (긴 숨을 뱉고 허리를 피며 모두에게 고하듯 말한다.) 인류의 최전방을 지키는 사람이니까요.
 
당신이 부탁에 응하자, 에보니는 차근차근 설명합니다.
 
에보니 그린: 정말, 변하지 않았군요. (작게 웃으며)
중앙 관리 체제에는 반경 1km의 강력한 쉴드가 펼쳐져 있어요. 그걸 부수기 위해선 안전지대의 남쪽과 북쪽, 총 두 곳에서 쉴드의 약점을 파괴해야 해요.
민간인에게 방해받거나 목격되지 않는 곳, 그리고 탄환의 사정거리 내에 있는 곳은…… 여기예요.
 
각각 (구) AOC와 X제약 회사의 옥상입니다.
 
에보니 그린: 지금 위치는 AOC 건물의 지하거든요. 이쪽부터 시작하는 편이 좋겠어요. 죄송합니다, 휘슬러. 안타깝게도 제약 때문에 제가 할 수 있는 일은 여기까지네요.
……도와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건물의 층수는 100년 전 그대로 36층입니다.
 
당신은 지하 1층의 안드로이드 폐기 창고에서 옥상까지 올라가야 합니다.
 
::핸드아웃, 〔상승 판정〕공개
 
스웨인 휘슬러:
rolling 1d8
 
(
7
 
)
 
 
=
7
 
스웨인 휘슬러:
기준치: 60/30/12
굴림: 92
판정결과: 실패
크기
기준치: 70/35/14
굴림: 81
판정결과: 실패
 
당신은 AOC 건물 위로 향합니다.
 
얼마 지나지 않아 당신의 앞을 가로막는 누군가가 나타납니다.
 
AOC 군복을 입고 나타난 사람은 당신을 향해 총을 겨눕니다.
 
스웨인 휘슬러:
관찰력
기준치: 75/37/15
굴림: 63
판정결과: 보통 성공
 
… 아니, 잘못된 표현이었군요.
 
당신의 앞에 나타난 이는 사람이 아닌 안드로이드입니다.
 
::핸드아웃, 〔약식 대항 전투〕공개
 
대항할 수 있는 수단이 있던가요?
 
하지만 이곳은 SF세계관!
 
그런 당신을 위한 선물입니다.
 
::핸드아웃, 〔특수 스킬〕공개
 
자, 이제 수단도 생겼으니 고를 차례입니다.
 
싸우겠습니까, 싸우지 않겠습니까?
 
스웨인 휘슬러:(말해 뭐해, 막으면 치워버려야지. 뛰어든다.)
눈의 검
 
당신은 기꺼이 이 싸움에 뛰어들기로 했습니다.
 
싸워야 할 안드로이드 수 20
 
스웨인 휘슬러:
비무장
기준치: 55/27/11
굴림: 26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피해: 4
 
스웨인 휘슬러:
rolling 4d6+1d5
 
(
4
 
+
6
 
+
3
 
+
3
 
)
+
(
3
 
)
 
 
=
19
 
당신은 명실상부한 최강의 인류이자 이 세계를 구한 영웅입니다.
 
그런 당신을 가로 막을 수 있는 자가 얼마나 될까요?
 
순식간에 19명의 안드로이드를 해치웁니다.
 
당신의 공격을 가까스로 피한 안드로이드 하나가 당신을 공격합니다.
 
안드로이드:2
 
스웨인 휘슬러:(한마리가 공격을 피한 것도 모자라 공격까지 했으나 당연한 것을 마주한 듯 바로 방어한다.)
얼음의 방패
 
스웨인 휘슬러:
rolling 1d5
 
(
1
 
)
 
 
=
1
 
당신은 재빨리 몸을 방어했으나 안타깝게도 안드로이드의 공격이 더 빨랐던 모양입니다.
 
스웨인 HP -1
 
스웨인 휘슬러:비켜, 너 상대할 시간 없어. (맞느라 둥글게 말린 몸을 반동삼아 공격한다.)
눈의 검
 
스웨인 휘슬러:
비무장
기준치: 55/27/11
굴림: 86
판정결과: 실패
피해: 4
 
홀로 살아 남은 안드로이드는 제법 강한 모양이에요.
 
재빠른 공격을 피한 후 반격까지 시도합니다.
 
안드로이드:4
 
스웨인 휘슬러:(빠르게 방어한다.)얼음의 방패
 
스웨인 휘슬러:
rolling 1d5
 
(
4
 
)
 
 
=
4
 
두 번째 사용해 보니 벌써 익숙해진 걸까요?
 
당신은 안드로이드의 공격을 가볍게 막아냅니다.
 
스웨인 휘슬러:(좀 쓰러져, 쓰러지라고!)(다시 공격한다.)
눈의 검
 
스웨인 휘슬러:
비무장
기준치: 55/27/11
굴림: 5
판정결과: 극단적 성공
피해: 2
 
스웨인 휘슬러:
rolling 4d6+1d5
 
(
4
 
+
3
 
+
2
 
+
2
 
)
+
(
4
 
)
 
 
=
15
 
마지막 하나 남아 있던 안드로이드의 머리를 붙잡아 그대로 벽에 처박습니다.
 
지직거리는 고장음이 들리며 안드로이드는 움직이지 않습니다.
 
스웨인 휘슬러:
rolling 1d8
 
(
4
 
)
 
 
=
4
 
스웨인 휘슬러:
기준치: 70/35/14
굴림: 48
판정결과: 보통 성공
건강
기준치: 65/32/13
굴림: 34
판정결과: 보통 성공
 
다행히 이번에는 누구도 마주치지 않았습니다.
 
몸을 숨기며 건물 위로 향하던 당신은 우연히 회의실에 들어섭니다.
 
회의가 한 차례 끝난 건지, 자료 하나가 눈에 들어옵니다.
(회의실인건가? 회복약 같은건 없겠지만 뭐라도 좀 남아있을까 싶어 이것저것 뒤져보던 중 자료가 눈에 띄어 집어든다.) [자료 조사]
 
자료의 내용은 이렇습니다.
 
현재의 안전지대를 관리하고 안드로이드를 운영하는 것은 중앙 관리 체제라는 기계입니다.
 
내부 구조는 당신이 가진 지식으로 알아보기 힘드나, 막대한 마력이 소모된다는 사실을 알게 됩니다.
 
그래요, 최소한 작은 나라의 국민이 가진 마력의 총량만큼은 있어야…….
 
중앙 관리 체제가 얼마나 많은 일을 처리하는지 가늠하기 어렵지만, 그게 안전지대 시민들의 마력을 원동력으로 삼아 돌아가고 있던 건가요?
 
문득, 올라가며 마주친 안드로이드를 떠올립니다.
 
생명을 운용하기 위해 생명을 소모한다, 크로쉬답지 않은 기이한 발상입니다.
SAN Roll
기준치: 70/35/14
굴림: 69
판정결과: 보통 성공
 
이 이상 회의실에서 알아볼 수 있는 정보는 없을 것 같습니다.
 
스웨인 휘슬러:
rolling 1d8
 
(
7
 
)
 
 
=
7
 
스웨인 휘슬러:
기준치: 70/35/14
굴림: 95
판정결과: 실패
크기
기준치: 70/35/14
굴림: 22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다시 한번 당신의 앞을 가로막는 안드로이드의 수는22
 
이런 곳에 시간 낭비할 시간은 없는데 말이죠.
 
스웨인 휘슬러:제발, 제발 좀 비켜. 시간이 없다고! (생각할 것도 없이 그대로 공격한다.)
눈의 검
 
스웨인 휘슬러:
비무장
기준치: 55/27/11
굴림: 96
판정결과: 실패
피해: 4
 
마음이 급했던 탓일까요, 공격이 모두 빗나갑니다.
 
당신의 주변을 둘러싼 안드로이드가 공격을 시도합니다.
 
안드로이드:1
(사람 놀리는 것도 아니고. 방어한다.)
 
스웨인 휘슬러:얼음의 방패
rolling 1d5
 
(
3
 
)
 
 
=
3
 
당신은 가뿐하게 공격을 튕겨냅니다.
 
오히려 간지러움도 느끼지 못할 정도군요.
 
스웨인 휘슬러:(그대로 안드로이드를 향해 공격한다.)
눈의 검
 
스웨인 휘슬러:
비무장
기준치: 55/27/11
굴림: 54
판정결과: 보통 성공
피해: 6
 
스웨인 휘슬러:
rolling 4d6+1d5
 
(
6
 
+
5
 
+
1
 
+
1
 
)
+
(
1
 
)
 
 
=
14
 
14명의 안드로이드가 사라집니다.
 
남은 수는 총 8.
 
다시 안드로이드가 당신을 향해 공격을 시도합니다.
 
안드로이드:5
(다시 방어한다.)
얼음의 방패
 
스웨인 휘슬러:
rolling 1d5
 
(
1
 
)
 
 
=
1
 
당신의 방어를 뚫고 어깨 위 총알이 스쳐지나갑니다.
 
이번에는 제법 아팠네요.
 
스웨인 HP -4
 
스웨인 휘슬러:욱, (저도 모르게 비명이 나올 뻔했으나 마저 공격한다.)
눈의 검
 
스웨인 휘슬러:
비무장
기준치: 55/27/11
굴림: 717755
+2: 보통 성공
+1: 실패
  0: 실패
-1: 실패
-2: 실패
피해: 6
rolling 4d6+1d5
 
(
4
 
+
2
 
+
2
 
+
2
 
)
+
(
4
 
)
 
 
=
14
 
당신의 공격에 남아 있던 안드로이드가 전부 스러집니다.
 
어깨의 상처가 욱씬거리지만, 그럼에도 나아가야겠죠.
 
스웨인 휘슬러:
rolling 1d8
 
(
5
 
)
 
 
=
5
 
스웨인 휘슬러:
기준치: 80/40/16
굴림: 5
판정결과: 극단적 성공
외모
기준치: 75/37/15
굴림: 993430
+2: 어려운 성공
+1: 어려운 성공
  0: 실패
-1: 실패
-2: 실패
 
당신은 옥상으로 향하던 도중, 자료실 문이 열린 것을 발견합니다.
 
공개할 수 있는 정보는 이곳에서 획득이 가능하지 않을까요.
 
들어가겠습니까?
 
스웨인 휘슬러:(조용히 들어간다.)
 
스웨인 휘슬러:
자료조사
기준치: 20/10/4
굴림: 53
판정결과: 실패
 
스웨인 휘슬러:
자료조사
기준치: 20/10/4
굴림: 752569
+2: 실패
+1: 실패
  0: 실패
-1: 실패
-2: 실패
 
스웨인 행운 -5
 
약 100년 전에 있었던 일이 적힌 자료를 획득합니다.
 
100년 전, 크리쳐를 신으로 모시던 사이비 종교의 테러로 인해 신정부와 안전지대는 한 번 더 괴멸되었습니다.
 
절망에 빠진 인류를 구원한 것은 크로쉬라고 하네요.
 
그는 직접 무너진 도시를 수복하고, 죽은 사람을 안드로이드로 되살려냈습니다.
 
하지만 한 가지, 이상한 사실을 알게 됩니다.
 
안전지대가 파괴된 날짜와 정상적으로 동작하기 시작한 날짜가 너무나도 가깝습니다.
 
적어도 평범한 수단이 아니라는 건 알겠어요.
 
이런 건 이상해요.
 
크로쉬가 꼭, 옛 정부나 AOC의 상관들처럼 멀게만 느껴집니다.
 
스웨인 휘슬러:
SAN Roll
기준치: 70/35/14
굴림: 76
판정결과: 실패
 
SAN -1
 
스웨인 휘슬러:(자료를 든 몸이 휘청인다. 가까스로 뒤로 넘어가지는 않았으나 얼굴을 짚은 손 아래로 흘러나오는건 깊은 분노, 슬픔, 원망이다. 누구를 향해? 당연히 저 스스로를 향해. 그를 구한다는 핑계로 희생한 것도 자신, 그를 망가뜨린 것도 자신. 아, 너 정말 이계의 것과 무언가를 했구나. 그래서 돌리려한거야. 전부 다.) 하하, 나 진짜 어떡해야해... (어떻게 해야 널 되돌릴 수 있을까. 그런 고민은 한가지 결론 밖에 내놓지 않았다. 옥상으로 향하라고.)
 
스웨인 휘슬러:
rolling 1d8
 
(
7
 
)
 
 
=
7
 
스웨인 휘슬러:
기준치: 75/37/15
굴림: 72
판정결과: 보통 성공
크기
기준치: 70/35/14
굴림: 288751
+2: 어려운 성공
+1: 어려운 성공
  0: 어려운 성공
-1: 실패
-2: 실패
 
당신은 다시 옥상으로 향합니다.
 
모퉁이를 돌면… 어?
 
AOC의 군복을 입은 사람과 조우합니다.
 
그는 당신을 보고 크게 놀란 나머지 뒤로 넘어집니다.
 
거의 유령이라도 본 듯한 반응입니다.
 
AOC 대원: 또, 또 살아나 버린 건가요.
 
당신과 마주한 사람은 패닉에 빠진 듯 머리를 감싸 쥐고 주저앉습니다.
 
AOC 대원: 이상해요, 이건 이상하다고요. 당신의 시체를 처리한 건 저였는데요. 분명히 죽은 걸 확인했는데, 그 시체에 불을 지른 것도 저인데.
바람에 날려버린 재가 아직도 손에 만져지는 것 같은데, 어떻게 살아난 거죠? 당신, 사람 맞아요? 도대체 정체가 뭡니까?
 
재로 만들어버린 사람이 살아났다고요? 믿을 수 없습니다.
 
그게 사실이라면, 더는 회복력이라고 부르기 힘들 정도인걸요!
 
스웨인 휘슬러:
SAN Roll
기준치: 67/33/13
굴림: 27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스웨인 휘슬러:
rolling 1d3
 
(
3
 
)
 
 
=
3
 
SAN -3
 
그 대원은 당신이 뭐라 말을 붙이기도 전에 그 자리에서 도망쳐 버립니다.
ㅁ, 뭐? (뭐라고 말을 붙이려했으나 그 자리에서 도망친 사람을 보고 입술을 짓씹었다. 솔직히 말해, 놀라긴 했지만 패닉이 올 정도는 아니었다. 나는 사람이었으나 사람이 아니게 되었고, 사람이 아니었으나 사람이 되었다. 그리고 그 옆에는 나와 반대로 걸어가게된 그가 있었다. 그럼 이제는, 불에 태워도 살아나게된 나와 100년을 살아가는 그는 이제 사람이라 불려도 되는걸까.)
 
스웨인 휘슬러:(한숨을 깊게 내 쉬고는 다시 가던 길을 향한다.)
rolling 1d8
 
(
5
 
)
 
 
=
5
 
스웨인 휘슬러:
기준치: 75/37/15
굴림: 50
판정결과: 보통 성공
외모
기준치: 75/37/15
굴림: 613070
+2: 어려운 성공
+1: 어려운 성공
  0: 보통 성공
-1: 보통 성공
-2: 보통 성공
 
죽어도 다시 태어나는 나
 
100년을 죽지 않은 너
 
이런 우리를 인간이라고 부를 수 있을까?
 
하지만 그 물음에 답하는 이는 아무도 없습니다.
 
그저 앞으로 나아갈 뿐.
 
당신은 AOC의 마지막 크리쳐, 나타샤와 조우합니다.
 
당신에게 총구를 겨누던 나타샤는 경계하듯 묻습니다.
 
나타샤: 방금 당신을 보면 제거하라는 명령이 떨어져서요. 무슨 짓을 저지르신 겁니까?
솔직히 말해 당신과 싸우고 싶지는 않아요. 그럴 이유도 없고요….
 
스웨인 휘슬러:제가 한 일이라곤... 그래요. 죽어도 살아돌아온다는 것 뿐이군요. 크로쉬가 절 쐈는데도 계속 돌아온거. 그게 제 죄라면 죄겠죠. 뭐,보내주지 않을거면 말 길게 하지 마세요. 저는 당신을 도와줄겁니까, 아닙니까. 예와 아니오 둘 중 하나로 답하세요.
 
나타샤: … ….
 
잠시 고민하던 나타샤는 한숨과 함께 총을 내립니다.
 
나타샤: 그렇다면 그냥 보내드릴게요. 당신과 나는 지구상에 남은 마지막 크리쳐 동지기도 하고. 아, 지금은 인간이신가요?
어쩌면 이런 것들이 더는 중요하지 않을지도 모르죠. 이젠 다 됐어요. 소중한 사람만 있으면, 그 외의 것들은 아무래도 좋으니까요.
 
상대가 비록 죽은 사람이라고 하더라도. 라고 나타샤는 말하지 않았지만, 당신은 이해합니다.
 
에보니의 이야기입니다.
 
에보니를 떠올린 듯 그의 표정이 조금 심란해집니다.
 
진짜와 흡사하지만, 진짜가 될 수 없었던 소중한 사람의 안드로이드.
 
나타샤: … 기왕 가기로 했다면 끝까지 가도록 해요. 나처럼, 후회하지 않게.
 
나타샤는 등을 돌려 떠납니다.
 
스웨인 휘슬러:그러려고 온거야. 나의 정체성과 존엄성보다 그가 더 소중하니까. (멀어지는 그의 등에 작게 중얼거리고는 다시 옥상을 향하여 뜀박질한다. 가야해.)
 
인간임을 정의하는 것은 무엇일까요.
 
아니, 그런 것들은 더는 중요하지 않을지도 몰라요.
 
그것보다 더 중요하고 소중한 것이 아직 남아있다면
 
그렇게 당신은 다시 달려갑니다.
 
여러 사건을 겪은 뒤에야 당신은 간신히 옥상에 도달합니다.
 
이 세계는 무언가 잘못되어 있다고, 그렇게 단언할지도 모르겠네요.
 
육중한 철문에는 엄중한 보안장치가 설정되어 있습니다.
 
하지만, 고작 이런 장치로 당신의 침입을 막을 수는 없겠죠.
(엄중히 잠긴 옥상문 앞에서 긴 한숨을 내쉰다. 이번에도 옥상이다. 그때도 그랬다. 서로 뒤바뀐 너와 나. 서로 각자의 이유를 가지고 옥상으로 달렸었지. 달라진게 하나도 없다. 그떄도, 그 이후로도, 지금도. 그러나 결과는 하나 뿐이다. 도망치지 않고, 맞설 뿐. 한 번의 짧은 심호흡 후 그대로 보안장치를 가격해 부순다.)
 
보안 장치를 가격하면 너무나도 손쉽게 망가집니다.
 
가볍게 열리는 문.
 
회청색 세계 위, 눈이 휘날리는 허공에는 정육면체의 기계가 제자리에서 빙글빙글 돌아가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 모습을 하염없이 바라보는 사람이 하나 있습니다.
 
아주 익숙한 뒷모습입니다.
 
그는 천천히 고개를 돌립니다.
 
이곳은 클리셰 SF 세계관.
 
죽은 사람은 필요에 의해 안드로이드로 되살아나는 세계입니다.
 
그런 세계에, 최강의 군인이었던 당신만이 없을 리가 없잖아요?
 
지금의 안전지대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중앙 관리 체제라면, 그걸 수호하는 자가 누구인지는 자명합니다.
 
img
 
스웨인:꼭 한 번쯤 만나보고 싶었어, 스웨인 휘슬러.
 
스웨인:아니, 붙어보고 싶었다는 쪽에 가까우려나.
 
당신과 똑같이 생긴 사람이 가볍게 웃습니다.
 
허름한 AOC 군복을 입은 당신과 대조적으로, 깨끗한 군복을 입은 그는 조금도 놀라지 않은 듯 오른쪽으로 길게 스트레칭합니다.
 
스웨인, 안드로이드화된 자신과의 전투를 시작합니다.
 
스웨인 휘슬러:나보고 그만 좀 살아돌아오라고 해놓고 안드로이드는 나를 만들어서 여기다 둔거야? 크로쉬 일럼, 성격이 나빠진거야 내가 그만큼 싫은거야. 어이가 없어서. (그런 것 치고는 어쩐지 묘하게 기쁜 얼굴로 웃는다. 아, 너 날 최강의 인류라는 이름 아래 계속 기억했구나. 그 사실이 못내 기뻐서.)
안녕, 안드로이드 스웨인. 그 장치, 부숴야겠으니 잡설은 여기까지하고 싸우자고.
눈의 검
비무장
기준치: 55/27/11
굴림: 45
판정결과: 보통 성공
피해: 4
 
스웨인 휘슬러:
rolling 1d5
 
(
3
 
)
 
 
=
3
 
스웨인:흠, 내게 입력된 데이터보다도 성격이 급하네. 내 기록이 온전하지 못하거나 네가 망가졌거나, 둘 중 하나이려나? (가볍게 웃으며 공격을 피하려 시도한다.)
회피
기준치: 45/22/9
굴림: 42
판정결과: 보통 성공
 
안드로이드는 아슬하게 당신의 공격을 회피합니다.
 
이 안드로이드… 어딘지 움직임이 이상합니다.
 
인간의 수준을 뛰어 넘은 아득한 범주.
 
눈치채셨나요? 그야 당연하겠죠.
 
그는 인류 최강이라 불렸던 당신의 과거를 본따 만들어졌으니까요.
이제 첫 인사는 끝났지? 나도 이곳을 지키라는 그 사람의 명령을 지켜야 하니까. 비킬 수는 없어. (허벅지에 꽂혀 있던 나이프를 꺼내 빠르게 휘두른다.)
단도
기준치: 55/27/11
굴림: 80
판정결과: 실패
피해: 7
 
안드로이드가 휘두른 나이프가 매서운 소리를 내며 다가옵니다.
 
하지만 그는 결국 만들어진 가짜. 진짜를 이길 수 있을리 없죠.
 
당신은 빠르게 몸을 비틀어 공격을 피합니다.
무슨 소리야, 난 원래 이랬어. 크로쉬가 그 정도도 안 가르쳐줬나? 난 상당히 제멋대로라고. (빠르게 날아온 칼을 회피하고는 공격한다.)
눈의 검
 
스웨인 휘슬러:
비무장
기준치: 55/27/11
굴림: 3
판정결과: 극단적 성공
피해: 6
 
스웨인:아니, 가르쳐주긴 했지. 그 때문에 얼마나 질색을 했을지는 너도 잘 알 텐데? 아, 모르려나? (다시 한번 회피를 시도한다.)
회피
기준치: 45/22/9
굴림: 17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안드로이드는 공격을 피하려 재빠르게 몸을 비틉니다.
 
하지만 이어 빠르게 휘둘러지는 2타를 보지 못한 듯 정확히 가격 당합니다.
 
반동에 밀려 바닥이 끌리는 소리.
 
몇 차례 기침을 토해내던 안드로이드는 쓰러지지 않고 당신을 바라봅니다.
 
안드로이드 스웨인 HP -12
 
스웨인:쿨럭…! (맞은 명치 부위를 손으로 누른 채 몇 번 기침을 한다. 사람이었다면 진작 기절했을 위력이나 그는 다시 한번 나이프를 고쳐 잡을 뿐이었다.) 확실히 강하긴하군. 내 근본이 된 인물이 약했다면 오히려 실망했을 거야.
단도
기준치: 55/27/11
굴림: 83
판정결과: 실패
피해: 6
 
안드로이드가 빠르게 땅을 박차 순식간에 거리를 좁힙니다.
 
바람과 날카로운 면이 만나 찢어지는 소음을 내지만, 당신의 시선은 이를 피하지 않습니다.
 
안드로이드가 휘두른 나이프에 갈라진 것은 바람 뿐이었으니까요.
 
스웨인 휘슬러:어차피 날고 기어봐야 안드로이드. 날 모방해서 만든거잖아. 그리고 너, 실망했다고 말하는거 치고는 날 공격하지 못하는데? 크로쉬, 나야말로 네게 실망이야. 날 얼마나 물로 봤길래 이 정도가 끝인거야. (그러고는 씩 웃는다. 아, 다행이다. 싸우는게 크로쉬였다면 이 정도로 진심으로 싸우지 못했을텐데. 싸우는게 내 얼굴을 닮은 가짜라서 정말 다행이다. 이번에도 망설임 없이 그를 향해 눈의 검을 휘둘렀다.)
눈의 검
비무장
기준치: 55/27/11
굴림: 31
판정결과: 보통 성공
피해: 5
 
스웨인 휘슬러:
rolling 1d5
 
(
3
 
)
 
 
=
3
 
스웨인:(아무 말 없이 올 곧은 눈이 제게 휘둘러지는 검을 바라본다. 아까와는 반대의 상황, 그리고 그가 하려는 일은…)
 
피하지도, 반격하지도 않습니다.
 
당신이 휘두른 차가운 칼날이 그를 그대로 베어냅니다.
 
안드로이드는 차가운 옥상 바닥에 무릎 꿇은 채로 무너져갑니다.
 
그것은 가동을 멈춰가며 계속해서 질문합니다.
 
스웨인:정말 중앙 관리 체제를 부술 건가?
안드로이드에 의지해서 살아가는 불쌍한 사람들이 있는데도?
 
스웨인:저 사람들이 결정한 거잖아. 네게 남의 선택을 번복할 권리가 있어?
꿈을 꾸는 세계가 뭐가 나쁘지? 비참한 현실보단 꿈이 낫단 생각을 해본 적 없나?
 
당신과 같은 신념은 아니지만, 안드로이드 스웨인 역시 그가 생각한 정의를 위해 이곳을 지켜왔습니다.
 
당신은… 쉴드를 부술 수 있습니다.
 
스웨인 휘슬러:...부숴야지. 부숴야만해. 남아있는 사람들에게는 미안하지만, 산 사람을 살아가야지. 죽은 사람들에게 매달리는게 아니라. 이별과 상실은 힘들겠지. 나 역시도 반대의 상황이었다면 무슨 선택을 했을지 몰라. 기만일 수 있어. 하지만 내가 하고 싶은 말은 그게 아니야. 그래, 전부 다 잊고 없던대로 살아가라는게 아니야.
너는 너의 선택으로 크로쉬와 이곳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의 선택을 지킨 것 뿐. 나는 나의 선택으로 과거에 묶인 크로쉬와 되살아난 사람들, 안드로이드들의 손길에 그 자리에서 일어나 살아돌아왔어. 내 바보같은 말 한마디가 이 모든 사단을 낸 거겠지. 용서해달라고 하지 않겠어. 그 말만큼 각자의 선택을 무시하는 말도 없을테니까. 단지, 그럼에도, 그럼에도. 나는 지키고 싶어.
소중한 사람이 죽은 사람을 붙잡고 계속 상처입고, 멈춘채로 살아가지 않기를 바랄 뿐이야.
img
 
스웨인:… 그렇군. 결국 내가 그 사람, 크로쉬에게 스웨인 휘슬러로 인정받지 못한 건 이런 이유인가. (하, 새어 나온 웃음이 공기 중으로 흩어진다.)
 
스웨인은 품속에서 무언가를 꺼내 당신에게 내밉니다.
 
스웨인:미고의 전언이다. 나를 부수는 사람에게 전하라고 하더군. … 만나봐서 알겠지만, 크로쉬는 너를 너라고 생각하지 않아. 나와 마찬가지로.
 
스웨인 휘슬러:(전언이라. 그가 내민 것을 말없이 받아든다.)
 
스웨인:내가 가동을 완전히 중지하고, 쉴드를 깬 이후 확인하도록 해. (지직, 자잘한 스파크가 몸에서 튀어나간다.)
한 가지 묻지, 스웨인 휘슬러. 100년 전에 갑자기 사라진 크리쳐들. 그리고 아무리 죽여도, 심지어 불태워버려도 끊임없이 살아나는 너.
이정도 말한다면 너도 알아들었겠지.
넌, 네가 진짜 스웨인 휘슬러라고 생각하나?
...딱히 그런 생각은 안 해봤어. 오히려... 크리쳐들이 사라진 대신 그 자리를 메꿔 태어난 '무언가'라고 생각했지. 나는 그 때 없어졌어야해. 살고 싶다 말한들 그것이 제대로 된 것이었을리가. ...그래서 멈춰야해. 너와 안드로이드들을 멈추고 나까지. 전부. 죽은 사람은, 죽은 사람일 뿐이야.
 
당신의 말을 들은 안드로이드는, 결국 두 눈을 감습니다.
 
과거에 얽매여 머물러있던 죽은 이 중 하나였던 그는 먼저 길을 떠납니다.
 
당신의 안드로이드가 내민 것은 손바닥만 한 크기의 빔프로젝터입니다.
 
간단하게 버튼을 누르는 것만으로 사용이 가능합니다.
 
스웨인 휘슬러:(자신과 같은 얼굴로 눈을 감은 안드로이드를 조용히 내려다보다 버튼을 눌러 화면을 켜본다.)
 
허공에 홀로그램 영상이 재생됩니다.
 
그 영상 속에서 입을 떼는 자는, 네, 뻔하지 않나요?
 
미고입니다.
 
미고:스웨인 님께. 마침내 여기까지 도달하셨군요.
저는 지구에 남았습니다만, 크로쉬 씨에게 끊임없이 목숨의 위협을 받고 있습니다. 제 존재 자체가 크로쉬 씨에겐 위협이겠지요. 자신의 자리를 위협하는 또 다른 강자를 만들어낼 수 있으니까요.
제가 의문의 죽음을 맞이한다면, 이 기기는 마지막 안드로이드가 회수해 당신에게 전달할 예정입니다.
이걸 보고 있다면 저는 이미 죽었다는 뜻이겠죠. 그리고, 당신은 여전히 스스로의 신념을 지키고 있고요. 그런 당신에게 몇 가지 이야기를 들려드리겠습니다.
이미 과거가 된 이야기입니다.
 
등 뒤에서 잠긴 문을 조금씩 비틀어 여는 소리가 들립니다.
 
생명의 위협을 받고 있음에도 영상 속 미고는 후회 없이 편안한 표정입니다.
 
한 점 불안이 있다면, 그건 당신에게 전할 말을 전하지 못할까 봐 서두를 뿐, 지금의 그에게 목숨이 아깝다는 감정은 보이지 않습니다.
 
미고:당시의 저는 두 분의 소원을 하나씩 들어드리고자 했습니다.
기억하지 못하겠지만, 당신은 분명히 소원을 빌었습니다. 살고 싶다고, 죽고 싶지 않다고 외쳤어요. 안타깝게도 당신에겐 육체가 남지 않았지만요. 그런고로, 그건 이룰 수 없는 소원이었습니다.
하지만, 당신이 부순 악신은 사라져가며 당신의 소원을 들어주었습니다. 가장 끔찍한 형태로요.
지구상에 존재하는 모든 크리쳐는 아자토스에 의해 한순간에 기화했습니다. 그리고 대기로 흩어져 당신의 영혼체와 결합했죠. 그러니까, 당신의 육체는 크리쳐입니다. 크리쳐가 된 인간이 아니라, 인간이 된 크리쳐요.
 
홀로그램 영상 속 미고는 덤덤하게 당신을 응시합니다.
 
지금 당신의 몸은 당신의 것이 아니라는 건가요?
 
자, 여기서 한 가지 묻겠습니다.
 
한 사람을 사람으로 만드는 것은 육체일까요, 영혼일까요?
 
가장 중요한 건 무엇이죠?
 
당신은 누구인가요?
 
::핸드아웃, 〔스웨인 휘슬러〕공개
 
이야기는 거기서 끝나지 않고 계속됩니다.
 
미고:이미 아실지 모르겠지만, 안전지대는 아자토스의 찌꺼기가 소멸한 이후에도 인간들끼리의 분쟁으로 인해 괴멸되었습니다. 그때, 크로쉬 님은 힘을 원한다고 하셨습니다. 그 소원은 들어드릴 수 있었지만…
저는 치명적인 실수를 저질렀습니다.
중앙 관리 체제, 그건 제가 직접 만든 시스템입니다. 재료는 방주와 아자토스의 찌꺼기였죠. 거기에 크로쉬 님의 눈을 사용해 크로쉬 님께서 힘을 쓸 수 있도록 했습니다.
그때는 몰랐습니다. 크로쉬 님의 상태가 그렇게 피폐해져 있었을 줄은, 파훼된 아자토스의 찌꺼기가 크로쉬 님을 집어삼킬 줄은….
그 이후로 크로쉬 님은 변했습니다. 제가 살해당한다면, 그 원인 역시 크로쉬 님이겠죠.
 
::핸드아웃, 〔크로쉬 일럼〕공개
 
원숭이 발.
 
소원을 끔찍한 형태로 이루어준다는 동화 속 이야기처럼, 이것은 가장 절망적인 형태로 완성된 두 사람의 꿈입니다.
 
언젠가의 대화가 꿈결처럼 스쳐 지나갑니다.
 
미래를 기약하고, 소소한 일상을 즐기며 웃고 떠들던 시절이 아득하게 멀어져갑니다.
 
당신이 알던 크로쉬는 이제 없습니다.
 
100년 전, 당신과 함께 사라져버렸습니다.
 
그의 그림자만이 이곳에 홀로 남아 자신을 없애 달라고 부르짖고 있습니다.
 
미고:전 아직 당신의 소원을 들어주어야 할 의무가 있습니다. 그리고 당신이 무슨 소원을 빌지는 대략 예상이 가기 때문에, 미리 준비해두었습니다.
 
빔프로젝터가 분해되며 하나의 탄환을 내밉니다.
 
끝부분이 열쇠처럼 생긴 그것은 겉보기에는 평범한 탄환과 다를 바가 없습니다.
 
미고:쉴드를 부순다고 해도 중앙 관리 체제는 당신의 힘으로는 멈추지 않아요. 이 장치는 하나의 열쇠입니다.
그리고, 짐작 가능한 범위 내인 것은
그 장치가 가동을 멈추면 연결된 크로쉬님 역시 죽어버립니다. 100년이나 흐른 지금, 체제와 크로쉬 님은 완전히 융합되었거든요.
 
그제야 당신은 생각해냅니다.
 
불쌍한 당신은 크리쳐의 몸을 빌려 크로쉬를 막으려 했고, 크로쉬는 당신을 죽여버렸죠.
 
그건 몇 번이고 몇 번이고 반복되었습니다.
 
그리고 당신은 흩어진 재에서 지금의 몸으로 재생되었습니다.
 
그저 소중한 것을 지키고 싶었을 뿐인데, 우리는 어째서 이렇게 되어버린 걸까요.
 
마침내 쿵, 소리와 함께 문이 열립니다.
 
뒤에서부터 느긋한 발소리가 들리자, 미고는 온화하게 웃으며 녹화 종료 버튼에 손을 올립니다.
 
이것이 그가 마지막으로 남기는 유언입니다.
 
미고:저희의 시간은 인간과 다릅니다. 생명이나 목숨에 관한 견해 역시 그렇죠. 무엇을 위해 살아가야 할까요, 미고는 넘치는 지식욕을 채울 수 있다면 그것으로 그만입니다.
저 역시 미고답게 제 욕심을 채웠을 뿐이죠.
그래서, 저는 인간에게 죽임을 당하는 것도, 나쁘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그건 제가 종족의 수치라거나 모자란 자이기 때문이 아니라, 자처해서 이 거대한 흐름의 끝을 보고자 몸을 던졌기 때문입니다. 뒤집힌 먹이사슬도 재미있는 이야기예요.
덕분에 원하는 만큼 지켜보았습니다. 당신이 어떻게 생각할지는 모르겠지만, 저는 영웅의 일대기에 한 획을 그은 자가 될 수 있어서 기뻤습니다.
당신들을, 당신들이 그려내는 이야기를 정말로 좋아했어요.
 
미고:안녕히.
 
끔찍한 파열음과 함께, 일그러진 노이즈가 발생합니다.
 
홀로그램 영상은 그것으로 끝납니다.
 
안드로이드 당신 역시 가동하지 않으니, 당신은 빈 옥상에 홀로 남습니다.
 
깡통이 된 안드로이드와 빔프로젝터를 응시하고 있으면, 말로 형용할 수 없는 허무와 깊은 고독이 찾아옵니다.
 
스웨인 휘슬러:
SAN Roll
기준치: 64/32/12
굴림: 30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당신은 쉴드를 파괴하고 탄환을 챙길 수 있습니다.
 
스웨인 휘슬러:인간이 된 크리쳐에 외계의 것이 집어삼켜 인간인척을 하는 무언가라.... 참, 웃기지. 내가 바란건 네가 살아가길 바란 것 하나 뿐이었는데. 아이러니하게도 그 소원 하나로 내가 널 이렇게까지 망쳤구나. (하하, 빈 웃음이 흘러나온다. 프로젝터가 분해되며 나온 탄환 하나가 거센 눈발에도 흔들림 없이 손 위에 굳건히 그 모습을 유지한다. 우리는 100년 전에 멈췄어야하는 사람들이었다. 그 모든게 거기서 끝났어야했건만, 내 소원 하나로 이 지경까지 만들었으니 끝내는 것 역시 내가 해야만한다.)
크로쉬, 소중한 나를 몇번이고 죽이는게 힘들다고 했지. 그 말 정말인지 이제는 모르겠네. 너는 내가 살아있길 바란건 맞을까. 그렇지 않고서야 너를 막으려는 나를, ...나를. (아니, 이건 원망이고 투정이다. 나는 뻔뻔스레 내 손으로 망친 그를 살해해야만하는 결과값을 마주본다. 아, 괴롭다. 울고 소리지르고 싶다. 어디서부터, 대체 어디서부터 잘못된걸까.)
...가야겠지. 여기까지 와서 멈추는건 그렇잖아. 그러니까... 가자. 너를 끝내고, 나를 끝내고. 그러면...그 때가 되면 너한테 맞고 혼나려나. (텅 비어버린 웃음을 흘리며 옥상을 벗어난다. 가야한다. 남은 쉴드를 부수러.)
 
당신이 발을 옮기기 전, 분해된 빔프로젝터에 불이 들어옵니다.
 
영상은 제대로 보이지 않고 일그러졌지만, 목소리만은 선명하게 들립니다.
 
어떻게 못 알아듣겠어요.
 
이건 크로쉬의 목소리인데.
 
크로쉬 일럼:여전히 포기하지 않고 잘 싸우는구나. 다음은 X제약 회사지?
슬슬 지루하지 않도록 최종 보스가 등장할 시기인 것 같아서.
우리의 운명이 결정된 곳에서, 기다리고 있을게.
 
그 목소리는 지루한 기색을 숨기지 않습니다.
 
끝이 다가옵니다.
 
당시의 우리에게는 그곳에서의 결투가 마지막 같았지만, 이제 와 돌이켜보면 그때야말로 시작이었습니다.
 
당신은 X제약 회사로 향할 수 있습니다.
 
스웨인 휘슬러:말 안 해도 갈거야. (망설임 없이 제약회사로 달렸다.)
 
X제약 회사에 도착하면, 당신을 반기듯 모든 문은 열려 있습니다.
 
이곳으로 오는 동안 당신은 수 차례 안드로이드들과의 마찰이 있었습니다.
 
이곳 역시 테러 이후 체제의 힘으로 복구되어서 깨끗합니다.
 
관리실, 지하 4층의 제약 연구실, 옥상으로 갈 수 있습니다.
 
스웨인 휘슬러:(뛰어오느라, 그리고 안드로이드들과 대치하느라 온몸은 만신창이에 얼굴에는 생채기가 여럿 있다. 헐떡이는 숨이 정말인지 아닌지는 모르겠으나 애써 침착히 입가를 닦고는 문을 들어선다. 어디로 갈까. 잠시 고민하다가 순차적으로 [관리실]부터 들어선다.
 
마치 당신을 놀리는 것처럼, 재생되는 CCTV 영상이 전부 ‘그 영상’으로 교체되어 있습니다.
 
영상 속 당신은 이성을 잃고 미친 듯이 날뛰고, 크로쉬는 필사적으로 당신의 폭주를 막습니다.
 
그 모습이 지금과는 정반대인걸요.
 
그 외에도 저장된 다른 파일을 볼 수 있습니다.
 
스웨인 휘슬러:와, 악취미. (짧게 중얼거리고는 다른 파일들을 살핀다.)
 
건성으로 수천 개의 파일을 넘기던 당신은 익숙한 얼굴들을 발견합니다.
 
아주 옛날, 에보니와 나타샤의 영상입니다.
 
크리쳐와의 전투가 끝난 뒤 다친 나타샤를 업은 에보니가 황급히 제약 회사 내부에 들어옵니다.
 
그는 미친 듯이 나타샤에게 쓸 약을 찾다가, 나타샤가 결국 죽어버리자 괴로운 듯 옆에 주저앉습니다.
 
바보 같아요. 어차피 나타샤는 살아날 텐데.
 
분명 어쩔 수 없었던 거겠죠. 그만큼 소중했으니까.
 
에보니와 나타샤, 두 사람은 100년간 정말 행복했을까요.
 
당신은 결코 알지 못할 이야기입니다.
 
관리실 내부에서 더이상 볼 수 있는 건 없어 보입니다.
(화면 속 두 사람을, 특히 에보니를 쓸어본다. 자신에게 도와달라 말하던 그 얼굴이 생각나서. 그러나 이내 주먹을 꾹 쥐고 관리실을 나선다. 이 다음으로 갈 곳은...)
([지하 4층: 제약 연구실]로 향한다.)
 
남자가 엎드린 채 죽어있던 테이블, 편지를 발견했던 서랍, 전투를 펼쳤던 바닥, 무엇 하나 흔적도 남지 않은 장소입니다.
 
상처를 치료할 약품들이 보이네요.
 
혹시 모를 상황을 위해 치료하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스웨인 휘슬러:(이질감이 들만큼 깨끗한 장소를 둘러보다 약품을 집어들어 상처를 치료한다.)
 
당신은 상처를 치료합니다.
 
스웨인, 지금까지 차감되었던 체력이 원상태로 돌아옵니다.
 
치료가 끝나고, 이제 갈 곳은 단 하나입니다.
 
스웨인 휘슬러:후, (짧지만 무거운 숨을 길게 내쉰 후 오늘 길에 주운 라이플을 장전하고 매만진다. 이제 남은 곳은 하나. 널 만나러 가야한다. 무거운 걸음을 옥상으로 옮긴다.)
 
당신은 무거운 발걸음을 옮겨 옥상으로 향합니다.
 
활짝 열린 문, 옥상 난간에 기댄 크로쉬가 차가운 눈보라 속에서 당신을 응시하고 있습니다.
 
오늘이 아니라, 훨씬 오래전부터 당신을 기다렸던 것만 같아요.
 
그의 등 뒤로 불길한 빛을 뽐내는 박스가 보입니다.
 
인사합시다.
 
당신이 모르는, 당신만 알지 못하는 악의에게.
 
크로쉬 일럼:왔네. 이번에야말로 무언가 다르길 기대해도 되는 거지?
나야말로, 이번에는 다짜고짜 사람한테 총을 쏘지 않길 바라도 되는거겠자?
 
크로쉬 일럼:그래도 나는 아프지 않게 죽여주려고 했어. 그런데 네가 음식을 안 먹었잖아? 넌 매번 날 볼 때마다 그러더라. 먹지 않을 걸 알면서도 준비하는 내 고초도 좀 생각해 줄래? (여전히 옥상 난간에 기댄 채 이제는 지루함을 숨기지 않겠다는 듯 감흥이 없는 반응을 보인다.)
 
스웨인 휘슬러:음식? 아~ 독을 준비해오라고한게 그 이유였어? 먹을거에 장난을 치다니, 언제부터 이렇게 치졸해진건지 모르겠다 크로쉬. (그런 그의 태도에 어깨를 으쓱일 뿐이다.) 네가 준비한거야? 어차피 다른 사람들이 준비해서 가져온거지. 네 스스로한건 아무것도 없으면서 말이 웃기네.
뭐, 아무래도 상관없으려나. (빙긋 웃는다.) 어차피 너는 날 진짜라고 생각하지도 않으니까 날 계속 죽인거잖아.
 
크로쉬 일럼:그럼, 내가 이 자리에 앉아서 직접 손을 쓸 필요가 있나. 내가 치졸한 인간이란 걸 이제야 알았다니 너도 참 아둔하구나. (이어지는 말에 보이는 한쪽 눈이 가늘어진다.) 그새 친해졌나 보네. 쓸데없는 이야기나 들은 걸 보면. 하긴, 그것도 네 데이터로 만들어진 거였으니 해도 되는 말 안 되는 말 구분을 못하는 모양이지.
 
스웨인 휘슬러:응? 내가 걔한테 들은 말이라고는 한 마디도 안 했는데. 설마, 지레짐작했어? 내가 말을 들은건 다른 쪽인데. 예상이 빗나가서 아쉽겠어? 내가 그 안드로이드랑 한거라고는 칼부림 뿐이라고.
아참, 걔 너무 약하던데. 날 모방해서 만든 것치고는 너무 성의없던데. 날 얼마나 얕잡아본거야. '내 전력'은 고작 그 정도가 아니었는데. ...뭐, 100년이나 지났으니 옛날 일을 기억 못하는 할아버지들처럼 그렇게 됐을지도 모르겠네. 너도 그렇고 나도 그렇고. 뭐 하나 멀쩡한게 있어야지, 둘 다.
 
크로쉬 일럼:하. (어이없다는 듯 터져 나온 웃음이 공기 중으로 흩어진다. 긴 앞머리를 손으로 넘기다 기대고 있던 몸을 일으켜 세운다.) 맞아, 그 녀석은 실패작이니까. 애당초 널 모방한 것부터 잘못이었지. 그래도 나름 쓸 만은 했어. 보통의 안드로이드보다는 강했거든. (걸음을 옮긴다. 옥상 중앙, 멈춰 서서 제 눈앞에 있는 이를 바라본다.)
목적이 있는 건 내 뒤에 있는 저거지? 그럼 입은 그만 놀리고 덤벼 봐.
 
::핸드아웃, 〔최후의 전투〕공개
 
전투 순서 스웨인 > 크로쉬
 
스웨인 휘슬러:하하, 그러게. 우리가 언제부터 이렇게 한가롭게 이야기를 나눌 사이였어. (그의 말에 길게 숨을 내쉬었다 눈을 뜨면 곧게 뜨인 독수리를 닮은 눈이 목적지를 바로 쳐다본다. 곧장 라이플을 들어 쉴드를 향해 공격한다.)
 
스웨인 휘슬러:
라이플
기준치: 75/37/15
굴림: 48
판정결과: 보통 성공
피해: 7
 
목표는 단 하나.
 
금빛으로 빛나는 눈동자가 올곧게 목표를 바라봅니다.
 
크로쉬 일럼:어딜.
 
어느새 거리를 좁힌 크로쉬가 그대로 탄창을 걷어차 궤도를 바꿉니다.
 
그렇습니다. 그도 당신과 똑같이 최강의 인류라고 불렸던 자.
 
크로쉬의 손에서 빛무리가 일렁이더니 허공에 나이프 한 자루가 생겨납니다.
 
크로쉬 일럼:내가 눈 앞에 있는데 쉽게 성공할 거라고 생각한 건 아니지? (그대로 나이프를 휘두른다.)
나이프
기준치: 75/37/15
굴림: 83
판정결과: 실패
피해: 8
 
당신은 이를 대비한 것처럼 나이프의 궤도에서 벗어납니다.
 
스웨인 휘슬러:했겠어? 누구 애인이었는데. (다시 고쳐 잡은 라이플을 쏜다.)
 
스웨인 휘슬러:
라이플
기준치: 75/37/15
굴림: 79
판정결과: 실패
피해: 4
 
크로쉬의 방해 탓인지 정확한 조준이 어렵습니다.
 
다시 한번 크로쉬가 당신을 향해 나이프를 휘두릅니다.
 
크로쉬 일럼:그럼 이번에는 실망시키지 않겠지?
나이프
기준치: 75/37/15
굴림: 36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피해: 6
 
스웨인 휘슬러:(날카롭게 파고드는 공격에 곧장 방어자세를 취한다.)
 
스웨인 휘슬러:
rolling 1d5
 
(
1
 
)
 
 
=
1
 
신체 일부를 단단하게 변화시킨 당신의 피부를 나이프가 날카롭게 파고듭니다.
 
스웨인 HP -5
 
스웨인 휘슬러:(쿨럭, 입에서 거친 숨이 나왔지만 곧장 라이플을 들어 쉴드를 쏜다.)
 
스웨인 휘슬러:
라이플
기준치: 75/37/15
굴림: 91
판정결과: 실패
피해: 8
 
상처를 입은 탓에 조준이 어렵습니다.
 
그럼에도 포기할 수 없습니다.
 
이것은 고여버린 과거를 끝맺기 위한 싸움.
 
크로쉬 일럼:제대로 좀 해봐. 여기까지 오기 위해 했던 각오가 있던 거 아니었어?
 
크로쉬가 쥐고 있던 나이프가 빛나더니 이번에는 당신과 똑같이 라이플의 모습으로 바뀝니다.
 
크로쉬 일럼:빵.
라이플
기준치: 85/42/17
굴림: 7
판정결과: 극단적 성공
피해: 9
(놀란 마음에 급히 방어해본다.)
 
스웨인 휘슬러:
rolling 1d5
 
(
1
 
)
 
 
=
1
 
눈앞에 있는 크로쉬의 힘은 압도적입니다.
 
아무리 몸을 단단하게 하더라도 당신의 피부를 뚫고 탄환이 지나갑니다.
 
보통의 사람이었다면 벌써 정신을 잃었을지 모를 중상이나, 당신은 여전히 두 발로 서있습니다.
 
스웨인 휘슬러:아, 더럽게 아프네. (유효타는 두번. 이쪽의 유효타는 한번도 없다. 고민이 되네, 정말이지. 포기하지 않겠다고 한건 난데 여기까지 오면 내 머리에 총을 박고 싶어진다고. 그래봤자 너는 눈 하나 깜짝 안 하겠지만. 이런 몸이 되어서 쓰러지는 것조차 마음대로 안되니 일단 라이플을 들고 쉴드를 향해 쏜다.)
 
스웨인 휘슬러:
라이플
기준치: 75/37/15
굴림: 14
판정결과: 극단적 성공
피해: 3
 
라이플의 총구가 빛을 내뿜습니다.
 
마치 지금 이 순간, 모든 것이 천천히 움직입니다.
 
당신을 향해 달려드는 크로쉬도, 방아쇠를 당긴 당신도
 
그리고, 쉴드를 뚫고 지나가는 탄환 마저도.
 
강렬한 파음이 들리며 관리 체제를 보호하던 쉴드가 산산히 흩어집니다.
 
자, 당신은 이제 끝낼 수 있습니다.
 
이제 당신을 가로 막는 것은 그 어느 것도 없으니까요.
 
미래를 향해 나아갑시다.
 
스웨인 휘슬러:(쿨럭, 총을 쏘면서 생긴 반동에 몸이 맥없이 흔들린다. 제대로 들어온 총알이 몸에 박혀 살을 찢어발기는 느낌이 선명하다. 피가 붉은 색인지, 검은색인지도 모르겠다. 지금 알겠는건 깨어진 쉴드, 내가 해야할 일. 그래, 쏴야한다. 저 망할 것을 쏴서 우리 둘 다 끝내야해. 크로쉬의 방해에도 기어코 열쇠 탄환을 라이플에 박아넣고, 그대로 쏜다. 한번 더, 탕. 하고.
 
미고에게서 받은 탄환을 라이플에 박아 넣고 다시 한번 방아쇠를 당깁니다.
 
마치 열쇠와 같은 탄환은 직선의 궤도를 그리며 그대로 관리 체제에 박힙니다.
 
쩌적, 작은 금이 가던 관리 체제의 몸체에 긴 선이 생겨납니다.
 
위태롭게 흔들리던 크로쉬의 정신이 붕괴합니다.
 
그는 한쪽 무릎을 꿇은 채로 주저앉습니다.
 
낮게 읊조리는 목소리가 들립니다.
 
그 목소리는 지금까지 상대하던 그와 다른…
 
그래요. 이전의 당신이 알던 크로쉬의 목소리 같았습니다.
 
크로쉬 일럼:… 어째서 그날 죽은 게, 내가 아닌 너였을까.
 
하늘 높이 걸려있던 체제가 멈추며 땅으로 떨어집니다.
 
하나의 별이 수명을 다해 아래로 추락하듯, 긴 조명이 꼬리처럼 달라붙습니다.
 
마치 운석이 떨어지는 것 같습니다.
 
굉음과 함께, 주변으로 둥글게 바람이 퍼져나갑니다.
 
당신과 크로쉬의 옷자락과 머리카락 역시 크게 휘날렸다가 제자리로 돌아옵니다.
 
겨울에 어울리지 않는 따스한 바람입니다.
 
그와 동시에 안전지대를 이루고 있던 하나의 가짜 세계가 부서집니다.
 
화려한 조명이 흩어지며 검게 그을린 회색 벽이 드러나고, 관리 체제로 이루어진 것들이 붕괴합니다.
 
새하얀 빛이 번지며, 당신은 모든 것의 끝을 예감합니다.
(몸이 휘청이며 자리에 주저앉는다. 겨우 움직일 힘을 가지고 있던 몸을 이끌고 바닥을 기듯 다가가 그를 끌어안는다. 100년만의 진정한 재회일까. 글쎄, 잘 모르겠다. 그저 나는... 나는... ) 너를 보고 싶었어. 미안하다고 사과하고 싶었어. 두고 가서 미안하다고... 사과하고 싶었는데. 너무 오래 걸렸네.
 
크로쉬 일럼:(자신을 품 안으로 끌어안는 온기가 있었다. 광기에 집어삼켜진 정신이 온전히 돌아온 걸까, 아니면 이 또한 거짓일까. 그건 이제 스스로도 알 수 없는 것이었다. 그렇기에 하고 싶었던 말을 했다. 움직일 수 있는 지금 이 순간에.) … 처음에는 원망했었는데, 그 이후에는 나도 네 말처럼 열심히 살아 보려고 했어. 그게 내가 할 수 있는 유일한 것인 거 같아서. 근데 역시 무리였나 봐. 나는 너랑 다르게 정의롭지 못했거든. (힘이 잘 들어가지 않는 손으로 네 옷자락을 붙잡았다.) 너랑 어울린다고 어느새 나도 영웅이 되었다고 생각했나 봐.
 
스웨인 휘슬러:하하, (울음이 나올 것 같은 얼굴을 그의 어깨에 기대어 숨긴다. 그와 살던 시절 그가 제게 화를 낼 때마다 자신은 곧장 그를 끌어안아 장난을 치고는 했었다. 그 때마다 그는 빈번히 이런 식으로 회피하지 말라 화를 냈었다. 아, 불현듯 잠시 크리스마스의 순간을 꿈꿨을 때 보았던 그가 떠오른다. 다녀오라고 했지. 잘 다녀왔다고 해야하는데..그러기엔 너무 피곤하다. 너무 졸려.) 크로쉬. 미안해. 해 줄 말이 미안하다는 말 뿐이라... 나 완전히 바보가 됐나봐. 나 네가 영웅이라고 부를만큼 대단한 사람도 아닌데. 난 그냥..바보야. 이도 저도 해내지 못하고 죽은 바보. ..그런데 너는 왜 나를 영웅이라고 불러. 차라리 화라도 내지.
너도 나도 왜이렇게 바보가 된걸까.
 
크로쉬 일럼:그걸 이제 알았어? 너는 원래 바보였어. (장난스레 건네는 말이 익숙하다. 일순 불어오는 바람이 따스하게만 느껴져서, 꼭 너와 함께 나란히 앉아 있던 자신들의 집을 떠올리게 한다. 하늘에서 떨어지는 눈송이가 피부에 닿아 녹는 순간까지.) 나밖에 모르던 바보. 하지만 고집 센 바보. 결국은 착했던 바보. 나를 만나겠다고 무모하게 뛰어드는 바보…. (손을 뻗어 네 머리카락을 귀 뒤로 조심스레 넘겨준다. 이쪽을 봐달라는 듯이.) 나는 아니었는데, 사랑하면 닮는다더니… 너랑 똑같은 바보가 되어버렸네. 누구 하나는 제정신이었어야 했는데 말이야. 그래도 이런 것도 나쁘지 않지? 그러니까 이쪽 좀 봐줘, 이 바보야. 마지막인데, 얼굴도 안 보여줄 거야?
...나도 나 바보인거 알아... (어깨에 파묻혀 있던 얼굴이 그의 말에 천천히 떨어져 울듯하지만..억지로 웃는 얼굴을 한 얼굴이 모습을 드러낸다. 이제서야 마주보게 된 그의 얼굴은 안대 하나를 제외하고는 전혀 달라지지 않았다. 아, 그래 안대. 손을 뻗어 안대가 채워진 뺨을 쓸어본다.) 속상해. 눈이라니, 네 눈이 얼마나 예쁜지 알아? 밤하늘보다 더 깊고 보석보다 더 반짝인 네 눈이었는데... (그러고는 잠시 침묵. 아, 하고 싶은 말이 너무 많은데..말이 잘 나오지를 않는다.)
크로쉬, 이런 말 하면 화낼거 알지만... 그래도 말해주고 싶어. ...나, 이번에는 너보다 늦게 죽을게. 어감이 이상한거 알아. 그렇지만.. 너는 날 100년 동안 기다리고 기다렸잖아. 늘 내가 눈 감는 것만 봤고. 그러니까.. 이번에는 내가 널 품에 안고 끝맺음을 바라볼게.
 
크로쉬 일럼:알고 있다니 다행이야. (드러난 얼굴은 참 못난 얼굴이라서, 결국 웃음이 터지고 말았다. 못나고 사랑스러운 얼굴, 그 얼굴을 새겨 넣겠다는 듯이 끼고 있던 장갑을 벗어 천천히 더듬어 간다.) 지금은 흉측해서 못 보여줘. 그래도 하나는 남아 있잖아. 이렇게 널 볼 수 있도록. (눈가에서부터 코, 입술까지 조심스레 쓸어내리던 손이 네 뺨을 감싼다. 이어 고개를 약히 저으며)
아니, 화 안 내. 사실 부탁하려고 했거든. 있지, 스웨인. 내가 죽은 뒤에도 이곳을 살펴줄래? 나처럼 이곳을 통제하는 게 아니라, 그저 지켜봐 주면 좋겠어. 내가 망쳐버린 이곳을 너한테 떠넘기는 것과 다름이 없겠지만, 남은 이들이 무사히 일어서서 미래를 볼 수 있도록. 그렇게 모두 괜찮아지고, 내가 보고 싶을 때 그때 오는 거야. 할 수 있지?
 
스웨인 휘슬러:......하하, 죽는게 아니라 살펴봐달라고 하는거야? .....하긴, 그렇지. 내가 이대로 죽으면..그건 그것대로 너무 쉽겠지. 널 이곳에 혼자 둔 바보멍청이인데 이대로 죽으면 너무...너무.......... 하하, 아.... (불현듯 울음이 터져나올 것 같다. 끝을 또다시 이야기하고 있는 우리의 관계.) 어쩌다 이렇게 된걸까. 후회하고 소리치고 싶지만.. 그러면 안되는거겠지? 너는 꿋꿋하게 견뎠으니까.. 응, 그래. 이번에는 내가 노력할게. 너는 이 세계를 망친게 아냐. 너 나름대로 노력한 것 뿐이야. 수많은 안드로이드들과 사람들의 생각이 달랐을 뿐이지 우리 모두는 사랑하는 사람을 보고 싶었을 뿐이잖아? 그러니까 넌, 잘못한게 아냐. 노력한 것 뿐이지. 나 많이 노력할게. 노력하고 노력해서... 정말로 끝나면 너한테 갈게.
나 잘 할 수 있어. 네 파트너니까, 네 연인이니까. ...잘 해낼게.
 
크로쉬 일럼:이건 벌이 아니야. 너 혼자 짊어질 죄도 아니고. 그저, 그저 내 욕심이지. 내가 아니라 네가 살아있었다면… 네가 미래를 그려 갔었더라면, 하고. 그리고 그 옆에… (뒷 말은 더 이상 이을 수 없었다. 그게 미련이 될까 봐, 후회가 될까 봐. 이 세계를 구한 영웅과 그곳을 망친 악당임이 분명한데도, 너는 그런 나를 위해 노력해 주겠다고 말했다. 그래서 웃을 수밖에 없었다.)
… 넌, 분명 잘할 수 있을 거야. 내 파트너이자 연인이고, 또… 내 영웅이니까. (점점 흐릿해져 가는 시야, 언제나 총명하게 빛나던 검은 보석이 빛을 잃어간다. 이제는 네게밖에 들리지 않을 정도로 작아진 목소리가 속삭인다.) … 스웨인, 마지막으로 입 맞춰줄래?
하하, 그거 알아? 나.. 그 말만을 기다렸어. (점점 흐릿해지는 시야. 눈발에 휘날려 이제는 거의 들리지 않는 목소리. 아, 네가 사라져간다. 날 두고서 간다. 아프지만 이것이 내가 받아야하는 벌. 사랑하는 널 두고 간 나의 죄. 눈물이 고여 떨어진다. 그것이 그의 뺨에 떨어져 녹은 눈과 함께 뺨을 타고 흐른다. 고개를 숙여 차가워진 그의 입술 위에 입술을 맞댄다. 그리고 작게 속살거린다.) 사랑해, 크로쉬 일럼. 네가 어디있든, 너를 사랑해.
 
수명을 다한 크로쉬는 빛에 휩싸여 사라지고 있습니다.
 
안대가 끊어지고, 그 밑으로 흉하게 일그러진 눈가가 보입니다.
 
웃는 것도, 우는 것도 아닌 표정 아래에서 재회의 기쁨이 드러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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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와 만나서 좋았어.
 
너와 다시 만날 수 있어서 정말 좋았어.
 
사랑해.
 
사랑해.
 
이어지는 말은 전해지지 않습니다.
 
그저 조용한, 아주 조용한 멸망만이 찾아옵니다.
 
크로쉬는 사라집니다.
 
침식당해 괴로워하던 꼭두각시의 끈은 당신이 끊어주었어요.
 
그는 이제 편안할 거예요.
 
… …
 
 
빛이 완전히 사라진 뒤 드러난 것은 100년 전 테러 때문에 황폐해진 안전지대입니다.
 
한참을 멍하니 보고 있으면, 검게 그을리고 여기저기 무너진 건물 위로 새파란 것들이 하나둘 돋아납니다.
 
응축된 마력이 제자리로 돌아가고, 안전지대에는 100년분의 생명력이 넘쳐흐릅니다
 
곳곳에 꽃과 나무와 풀이 피어납니다.
 
당신의 발치에 핀 민들레가 따뜻한 바람을 타고 흔들거립니다.
 
엉망이 된 거리에는 가동을 멈춘 안드로이드가 나뒹굴고 있습니다.
 
어리둥절한 표정의 사람들도 보입니다.
 
갑자기 멈춘 안드로이드를 끌어안은 채 패닉에 빠진 사람도 있습니다.
 
많은 사람이 또다시 소중한 사람을 잃었습니다.
 
정말 이 방법이 옳은 것인지는 알 수 없습니다.
 
절대적인 잣대란 쓸모를 잃은 지 오래인걸요.
 
부모의 손을 잡고 길을 걷던 아이 하나가 떨어지는 분홍색 꽃잎을 주워듭니다.
 
꽃잎은 당신의 이마 위에도 한 장 내려앉습니다.
 
자연스럽게 꽃의 출처를 찾던 당신의 시선이 한 폐허 앞에서 머무릅니다.
 
만개한 벚나무 아래의 시멘트 바닥에는 낯익은 얼굴의 사람들이 앉아있습니다.
 
나타샤는 자신의 어깨에 기댄 채 영원히 깨어나지 않을 잠에 빠진 에보니의 머리카락을 손으로 쓸어내립니다.
 
살랑이는 바람에 연분홍색 꽃잎들이 휘날립니다.
 
당신을 알아본 그는 조금 웃습니다.
 
나타샤: 100년간, 깨어나지 못할 긴 꿈을 꾸는 것만 같았어요.
휘슬러, 후회 없는 선택을 하셨나요? 저 역시 마찬가지예요. 그렇기 때문에, 에보니의 선택도 후회 없었으리라 믿어요. 그렇게 생각하면 홀가분해요.
……어쩐지 굉장히 졸리네요. 지금 잠들면 좋은 꿈을 꿀 것 같단 생각이 들어요.
 
나타샤는 당신에게 작별 인사를 합니다.
 
당신은 이것이 잠시간의 단잠이 아님을 직감합니다.
 
끝은 모두에게 공평하게 찾아옵니다.
 
인간이든 아니든 말이에요.
 
파트너의 손을 잡고, 눈을 감은 나타샤는 다시 없을 만큼 안락하게 끝을 맞이합니다.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수명을 다한 크리쳐의 편안한 죽음입니다.
 
또 하나의 꽃잎이 살랑거리며 잠든 이의 콧잔등에 내려앉습니다.
 
이상한 일입니다.
 
죽지 않기 위해 싸워온 이들이 지금 이 순간, 누구보다 편안한 죽음을 맞이하고 있지 않나요.
 
삶이라는 긴 이야기의 끝을 맺는다는 것은 곧, 더는 바라지 않을 만큼 행복하다는 것, 혹은 이것으로 충분하다고 생각하게 된다는 것.
 
다음이 궁금하지 않게 되는 것이 아니라, 다음에도 분명 행복할 것을 확신하고 눈을 감는 것.
 
많이 힘들었나요, 지금까지의 모험담을 돌아볼까요.
 
돌아보면 거칠고 고된 싸움이었지만, 당신의 발자취는 한평생이라는 기나긴 시간의 극히 일부일 뿐입니다.
 
당신의 이야기는 끝나지 않았습니다.
 
전부 다 읽어냈다고 책을 덮기에는 가장 중요한 ‘결말’이 남아있잖아요?
 
언젠가는 당신에게도 그런 날이 올 거예요.
 
굳이 100년의 세월이 흐르지 않아도, 모든 것을 홀가분하게 내려두고 죽음에 몸을 맡기는 날이.
 
가장 아름다운 결말과 오래오래 행복하게 살았다는 미사여구가.
 
험한 길이라 해도 조금 더 걸어갑시다.
 
해야 할 일이 잔뜩 남았습니다.
 
아직 이 세상에는 당신의 도움이 필요한 사람들이 너무나 많은걸요.
 
그러니 조금 더 살아볼까요.
 
분명히 그럴만한 가치가 있을 거예요.
 
이 세계가 더는 클리셰 SF 세계관이 아니게 된다고 하더라도, 잊지 마세요.
 
이 진부한 이야기를 빛낸 것은 당신임을.
 
… …
 
 
당신은 추락한 중앙 관리 체제를 회수하기 위해 안전지대 중심부로 발걸음을 옮깁니다.
 
하지만, 운석이 떨어진 것처럼 움푹 팬 자리에 있어야 할 물건은 보이지 않습니다.
 
스웨인 휘슬러:
관찰력
기준치: 75/37/15
굴림: 45
판정결과: 보통 성공
 
이후, 당신은 새파랗게 돋아난 잔디 위로 무언가가 질질 끌린 자국을 발견합니다.
 
따라가 볼까요?
 
스웨인 휘슬러:(조용히 자국을 따라가본다.)
 
그 자국을 따라 걷는다면, 둔탁한 끌린 흔적에 불과하던 것은 50m쯤 지나자 어느덧 사람의 발자국처럼 모양이 변합니다.
 
그 발자국의 끝에는, 등을 돌린 사람 하나가 땅을 짚은 채 주저앉아 있습니다.
 
크로쉬와 똑같은 색의 머리카락을 지닌 이는 천천히 당신을 향해 고개를 돌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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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로쉬. (목이 졸리는 것 같은 목소리가 힘없이 흘러나온다. 정신없이 흔들리던 눈동자는 그의 가슴팍에 꽂힌다. 열쇠 탄환으로 보이는, 그 모양새를.)
 
지나치게 긴 머리카락은 왼쪽 눈만을 드러내고 있으며, 드러난 심장부에는 열쇠 모양 탄환이 꽂혀있습니다.
 
신체 일부에서는 고압의 전류가 흘러 곳곳에 청색 스파크가 일어납니다.
 
단언할 수 있습니다.
 
이것은 인간이 아닙니다.
 
하지만, 당신의 귓가에 소원을 들어주겠다고 말하던 미고의 목소리가 들립니다.
 
그것은 무미건조한 표정으로 크로쉬와 같은 색의 눈에 당신을 담은 채로 하염없이 눈물을 흘리고 있습니다.
 
하나뿐인 파트너와 똑같이 생긴 그가 천천히 입을 엽니다.
 
그 순간, 당신은 진부하게도 세상이 멈춘 듯한 감각을 느낍니다.
 
그는 교과서를 읽듯 또렷하고 기계적인 어조로 말합니다.
 
크로쉬 일럼:인사할게.
 
괴물이라기엔 지나치게 인간적이며,
 
크로쉬 일럼:나는 구 방주이며
 
기계라기엔 지나치게 감정적이고,
 
크로쉬 일럼:구 중앙 관리 체제야.
 
인간이라기엔 지나치게 끔찍한 존재.
 
크로쉬 일럼:크로쉬 일럼, 이라고도 부를 수 있겠지.
 
사람이 아니게 된,
 
사람이었던 것들.
 
우리는 그것을 크리쳐라고 부릅니다.
 
오염되고 일그러진 우리는 지금 이 자리에 서서 살아 숨 쉬고 있어.
 
끝까지 맞서 싸운 누군가의 영웅,
 
지구상에 존재하는 최후의 크리쳐들에게 이 시나리오를 바치며.
 
클리셰 SF 세계관의 크리쳐는 그어그어하고 울지 않는다
 
스웨인 휘슬러? 생환?
 
크로쉬 일럼? 생환?